FA가 된 3할 타자 A가 있습니다. 자유계약 선수 신분이 되자 B구단에서 A 선수를 영입하려고 접촉합니다.
A는 연봉 50억원을 요구하면서 가족들과 떨어져 살 수 없으니 B구단의 연고지에 집을 마련해 달라고 요구합니다.
이 때 B구단의 선택은?
1. A의 실력이나 장례성 등을 볼 때 연봉 50억에 아파트 제공할 가치가 있다고 판단되면 ‘콜!’
2. 그만큼 투자할 가치가 없다고 보면 ‘노!’
3. ‘그건 좀 과한 것 같으니 조금만 깎자‘고 협상
셋 중 하나겠죠. 만약 1을 선택했는데 자신들이 기대했던 만큼 성과가 안 나오면 누가 책임 져야 하는 건가요? 정말 성과가 형편 없었다면 '먹튀'라는 비판을 받을 순 있어도, A에게 법적인 책임을 물을 순 없습니다.
이게 안철수-김미경 부부 채용 얘기입니다.
이렇게 얘기하면 일각에선 ‘그럼 문재인 후보 아들도 같은 논리를 적용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반문합니다.
그럼 다시 프로야구 FA로 돌아 가보죠.
만약 A가 KBO 사무총장이나 구단주의 아들이라면 어떻게 될까요? (일단 당시 상황을 볼 때 안철수는 정치인도 아니고 따라서 영향력을 행사할 만한 위치가 아니었습니다.)
만약 B가 A의 아버지가 누군지 전혀 모른 상태에서 실력만 보고 영입했다면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그런데 A의 아버지가 KBO 사무총장이란 걸 알고 있었다면 어떻게 판단해야 할까요?
물론 단순히 알았다는 것만으로 문제를 삼을 순 없습니다. 만약 이걸로 문제를 삼는다면 권력자를 둔 자식은 어디에도 취업할 수 없게 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이 경우 체크해야 할 요소는 2가지가 있게 됩니다.
첫째는 누가 봐도 합격할 만큼 실력이 출중했느냐고,
둘째는 아버지가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했느냐 여부입니다.
만약 아버지가 우회적으로라도 아들이 그 회사에 입사원서를 냈다는 언급을 했다면 문제가 됩니다.
하지만 아무런 영향력을 행사하지 않았는데 담당자가 알아서 긴 것이라면 아버지에게 책임을 물을 수 없습니다.
따라서 문재인 후보가 아들의 입사와 관련해 그 어떤 행동도 하지 않았다면 아들 채용건도 문제 삼을 수 없습니다. 핵심은 문 후보가 주변에 아들 채용과 관련해 전화라도 한 통 했느냐 여부인데, 이와 관련해 새로운 증거가 나오기 전까지는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따라서 문 지지자나 안 지지자 모두 이 두 문제 가지고 더 이상 왈가왈부 하지 맙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