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과 노무현을 대통령으로 뽑은 손.
96세 어머니가,
어쩌면 당신 생애의 '마지막'일 수도 있는 대통령선거 투표를 연습합니다.
저 투표 연습지는
손이 떨리는 어머니가 실전에서 당황하시지 않도록
동생이 모든 후보자 이름까지 한 획도 틀리지 않도록 만든 것입니다.
"금 안에다 꼭 찍어야 제,
한가운데다 딱 찍어야 제,
가상(은 밖)으로 나가 문 안되지"
혼자 다짐의 말을 하시고...
"요새 날마다 (마당) 석류나무에
물 줌서(주면서) 빌고 있구먼,
xxx 씨 대통령 되게 해달라고,
나는 xxx이라고도 안 해,
꼬옥 xxx 씨라고 하제,
모다(모두) x 번만 찍게 해달라고,
석류님네 ^^ 꼬옥 xxx 씨 되게 해주라고,
오늘도 두 번 세 번 빌었구먼"
4년 후 백 세가 되시는 어머니
자식들한테 정치 교육받은 어머니 아닙니다.
자식들이 올바른 지도자를 알아보도록 교육한 어머니입니다.
어렸을 때 날이 갑작스레 추워진 아침,
"엄마 추워 추워." >
그렇게 엄살을 부리다가
"죄 없이 감옥 가서 차디찬 쎄멘트바닥에 갇혀 있는 사람들은 지금 얼마나 춥겠냐..."
평생 잊을 수 없는 그런 말씀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박정희 독재정권 아래 무고하게 옥고를 치러야 했던 정치범 사상범 양심범들을
일상 속에서 애통해하며 살았던 어머니입니다.
요새는 다 돌아가시고 몇 안 남은 친구분들한테 전화해서
"자네 누구 찍을런가?
뭐? 투표를 안 해?
시상(세상)에 자네가 국민인가!
국민이면 그럴 수가 없제!
투표를 안 하다니."
영업(^^) 하는 어머니.
어머니는 지난 5월 5일 사전투표를 하시고 인증숏도 찍었습니다.
오늘은 다른 날보다 일찍 일어나
평소 입던 몸뻬 바지 대신 어머니날이라고 새로 사드린 새 바지를 입고
석류님 내(마당 석류나무)한테 빌었다고 하십니다.
선거일이라고 정성으로 의관정제하신 거죠.^
어머니의 소원대로
내일 보름달은
xxx 대통령의 나라에서 맞이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