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들의 결사와 집회의 자유에서 발로한 노동운동은 기본적으로 노동자 개개인의 자유의지가 노동운동의 핵심 아니었나요?
부당한 기업이나 고용주에 대해 노동자는 협상과 타협이 되지 않을 시 파업으로 응대할 수 있고, 파업에 대한 기업이나 고용주는 영업장 폐쇄의 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것이 노동쟁의에 대한 노동자와 사측의 권리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모든 노동 운동에서 모든 노동자가 나서야 하는 것은 아니죠.
뜻을 같이 하는 사람들끼리의 집합이 노동결사인데 참여하지 않은 자들을 이른바 '배신자'로 비판하고 추궁하는 것은 결국 노동자 결사의 본질을 왜곡하는 행위가 아닌가요?
현재 우리나라의 주요 노동자 집단에서 노동자 결집을 너무 정치화하여 문제가 되고 있는 부분도 있다고 압니다.
이른바 '귀족 노조'로 대표되는, 노동자의 적이 노동자가 되고 있는 현실이죠. 어떤 의미에서 모든 노동자를 위하지 않고 특정 회사나 집단의 노동자만을 위해 이 사회 전반의 노동자들의 권익을 저해하는 노동자 집단이 있다면 오히려 그 집단이 '배신자'겠죠.
언론 노동자들이 본인을 노동자로 인식하고 부당한 방송사에 대한 개혁 의지로 파업을 단행한 것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파업을 통해서도 변화를 추구하지 못 했다면, 그리고 그들이 진정으로 변화를 위해 나섰더라면 파업에 나서지 않았던 자들을 비판할 것이 아니라 '불매 운동'을 실시하여 지속적으로 장외 투쟁을 실시하고 개선을 촉구해야 하는 것 아닌가요?
더불어 그들이 장외 투쟁을 하였으나 부당한 권력으로 그 운동이 탄압되었거나 국민들에게 알려지지 않았다면 정권이 교체됐으니 또다른 탄원을 통해 본질에 맞서야 하는 것이 아닌가요?
일제 시대 때 한 번이나 두 번 정도 일제에 저항했거나 독립 운동했던 분들은 많습니다. 그러나 일제의 탄압과 회유로 일신의 안락을 위해 변절한 사람들도 많습니다.
그런 사람들은 애초에 독립운동을 하지 않았던 사람들보다 더 욕합니다.
한 번의 파업과 장외 투쟁으로 본인들이 무슨 열사 반열에 오른 사람들로 착각하는지 모르겠으나 진정한 의기는 한 번의 발호가 아님을 알았으면 합니다.
그리고 저는 김 모씨를 옹호하는 입장도 아닙니다.
본질은 파업에 나섰던 사람들이 '옳음'으로 나섰다면 그 행동을 책임지는 것도 '옳음'이라는 것입니다.
단순히 과거 파업에 동참하지 않은 사람을 비난하며 마치 그들의 운동이 '밥그릇' 때문이었다는 인식을 갖도록 한다면 그들의 본질은 왜곡되거나 사라지고 말테니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