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 관계가 낳은 '외모품평'의 민낯
"예쁘다"는 말도 성폭력일 수 있어요
폭력을 폭력으로 여기지 않는 세상…성평등 제자리걸음
'무고' '명예훼손' 고소·고발 난무…"'미투'로만 끝나선 안 돼"
일상에서 인사처럼 써온 "예쁘다"는 말이 상대에게 성적 수치심을 안겨 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본적 있는가.
한국 성폭력 상담소 이미경 소장은 이른바 외모품평을 즐기는 사람들은 이를 친근감의
표현이라고 하지만 "여기서 생각해봐야 할 것은 신입사원은 상사에게 오늘 예쁘다라는
말을 못하잖나"라고 꼬집었다.
젠더문제를 깊이 연구한 한림대 사회학과 신경아 교수에게 보다 자세한 설명을 들을수
있었다.
"성폭력이란 신체 접촉뿐 아니라 예쁘다, 옷이 어떻다 식의 언어적 성폭력을 포함한다.
외모품평은 권력을 지닌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에게 하는 신체적, 언어적 표현이다.
예를 들어 남성이 여성의 신체 조건을 언급하는 것은 상대를 성적 대상화하는 코드로
작용한다"
한국 사회는 이른바 '성폭력 불감증'을 겪고 있다. 우리 사회는 폭력에 대한 감수성이
낮다.
한국 성폭력상담소 이미경 소장은 활동가 입장에서 지금의 '미투'운동에 대해 말했다.
"미투 캠페인이 분열을 조장한다는 일각의 목소리가 있는데 늘 들어왔던 말이라 충격
적이지도 않다. 그들 스스로가 자기자신이 얼마나 부끄러운지를 알아야 한다. 그러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미투'운동에 동참한 이들은 용감하고 의미있는 일을 하는 것이다"
문화예술계 성폭력 문제에 힘써온 민변 이선경 변호사는 다음과 같이 우려를 표했다.
"우려되는 것은 '미투'캠페인이 얼마나 이어질지다. 2016년말 문단내 성폭력 문제가
크게 불거졌다가 사회적 관심이 잦아들자, 당시 가해자로 지목돼 사과했던 문인들이
피해자를 무고와 명예훼손으로 고소하고 있다. 대한민국은 사실을 말해도 명예훼손
으로 처벌할 수 있는 나라여서 고소,고발이 난무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