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단일팀은 이번 평창올림픽 포함하여 지금까지 총 4번 있었어요.
# 1. (1991년 : 노태우/김일성) 일본 세계 탁구 선수권대회
- 여자팀(현정화, 리분희) 단체전 우승
- 남자팀 단체전 4강 진출
# 2. (1991년 : 노태우/김일성) 포르투갈 FIFA 세계 청소년 축구 선수권대회
- 8강 진출
# 3. (2011년 : 이명박/김정일) 카타르 피스앤드스포츠컵 탁구 초청경기대회
- 남자팀(유승민, 김혁봉) 남자복식 우승
- 여자팀(김경아, 김혜성) 여자복식 준우승
# 4. (2018년 : 문재인/김정은) 평창 동계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
- 올림픽에서는 첫 단일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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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4번의 남북단일팀이 이루어진 시기는... 노태우/이명박/문재인 정부 (김일성/김정일/김정은)
남한의 집권당이 보수든지, 진보든지 상관없이... 남북단일팀이 이루어졌습니다.
단일팀이 이루어진 근본적인 이유는,
남북의 긴장분위기 완화와 평화 정착을 위한 노력의 일환인 것이죠.
저 개인적으로는,
이러한 이유로 이번 평창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의 남북 단일팀을 지지하고 응원했어요.
승패나 순위는 그렇게까지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해요.
물론, 좋은 결과가 있으면 더 좋겠다고 생각하면서 응원했지만요.
그리고, 이번 단일팀 최종 결과는... 5전 전패로 8위로 순위 마감.
세계랭킹 22위 한국, 25위 북한의 단일팀으로
세계랭킹 5위(스웨덴), 6위(스위스), 9위(일본)의 벽을 넘기가 어렵다는 것을 미리 예상하기도 했었죠.
근데, 한가지 놀라운 건...
스위스와의 1차전에서는 0-8로 대패했으나, 2차전(순위결정전 1라운드)에서는 0-2로 분패했죠~
이번 여자 아이스하키팀 관련해서 아쉬웠던 점은,
단일팀이 사전에 충분한 기간과 여유를 두고 구성된 것이 아닌... 급조된 점이라는 것이죠.
한 달도 안되는 짧은 기간에 단일팀 인원과 구성이 결정되었죠.
이로 인해 많은 논란이 되기도 했고,
문재인 대통령이
"여자 아이스하키팀 구성이 남북관계를 개선하고 평화 올림픽을 위해 좋다고 생각했는데,
선수들의 입장은 미처 사전에 제대로 헤아리지 못했다" 고 인정하셨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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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단일팀이 급조된 것은 이번만은 아니었죠.
이전의 단일팀에서도 갑작스러운 단일팀 구성으로 논란이 있기도 했습니다.
앞으로도 국제 스포츠행사에서 남북 단일팀은 또 이루어질 수도 있다 생각합니다.
그 때에는 지금보다 더 나은, 더 준비된, 더 멋진 단일팀이 되기를 기대해보면서,
이번에 논란이 된 여자 아이스하키팀에 대한 현정화 선수의 인터뷰를 실어봅니다.
"이번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처럼, 당시 남북 탁구 단일팀이 결성됐을 때도 지금과 상황이 비슷한 면이 있었다. 나를 비롯해 당시 탁구대표팀 선수들은 언론 보도로 '세계선수권에 남북 단일팀이 참가한다'는 말을 처음 접했다. 그리고 코칭스태프가 '단일팀으로 대회에 나가니까 공항으로 나오라'고 우리에게 내용을 전달하고, 안기부 소양 교육을 받은 뒤에 그냥 무작정 나갔다.
갑작스러웠던 단일팀에 처음에는 '이걸 왜 할까'라는 생각이었다. 한 달 만에 호흡을 맞춰서 잘 되냐는 걱정도 들었다.
그런데 다르게 생각해보려고 했다. 당시 스물두살이었던 나는 많은 관심을 받고 지낼 때였다. 서울올림픽 금메달을 따고, 어릴 때부터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던 입장에서 '단일팀원이 돼서 어떻게 하면 많은 국민들이 주신 사랑과 관심을 돌려드려야 할까'라는 생각이었다. 그래서 단일팀원으로서 잘해야겠단 생각부터 들었다.
당시 나의 복식 파트너였던 분희 언니와의 인연은 널리 알려져 있다. 분희 언니가 몇 년 전에 인터뷰를 통해서 "현정화는 내가 가장 사랑하는 사람 중 한 명"이라고 말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내게도 분희 언니는 친언니 같은 분이다. 이번 평창 겨울패럴림픽 때 분희 언니가 조선장애인올림픽위원회 서기장 자격으로 올 수 있다는 말도 들었다. 온다고 한다면 난 무조건 만나러 갈 거다. 그리고 27년 만에 만나면 먼저 언니를 따뜻하게 안아주고 싶다. 우리는 마지막에 헤어질 때 서로 끌어안았다. 만나면 "정말 보고 싶었다"고 말해주고 싶다. 그리고 어느 누구도 없는 둘만 있는 장소에서 다시 한번 진솔한 얘기를 나눌까 한다. 그런 감동이 남북 탁구 단일팀엔 있었다.
추진 과정에 논란이 있었지만, 현재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에 대한 관심은 매우 뜨겁다. 피와 땀을 흘려 4년을 준비한 선수들의 고생한 사연들을 들어서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이제 단일팀이 된 상황에서 올림픽에 더 집중하고, 한마음으로 힘을 모아 준비할 때다.
1분을 뛰든, 10초를 뛰든, 이제는 선수들이 한마음으로 '얼마나 잘해야 할까'라는 마음을 갖고, 그 시간을 소중하게 생각했으면 좋겠다. 짧은 시간을 뛰어도 그 선수가 두 배로 뛰는 시간만큼 귀중하게 생각하고 뛴다면 나는 그 선수가 더 예뻐 보일 것 같다.
--------- [참고] 남북 공동 입장 (한반도기) : 10회 ----------
1) 2000년 호주 시드니 올림픽
2)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
3) 2003년 일본 동계 아시안게임
4) 2003년 대구 하계 유니버시아드
5) 2004년 그리스 아테네 올림픽
6) 2005년 중국 동아시아 경기대회
7) 2006년 이탈리아 토리노 동계올림픽
8) 2006년 카타르 도하 아시안게임
9) 2007년 중국 동계 아시안게임
10)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