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적 고맙습니다” 심의위 불려나온 TV조선이 달라졌다
“깊이 새기겠습니다” “유념하겠습니다.” “지적 고맙습니다.” TV조선 간부가 22일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출석해 한 말이다.
TV조선이 달라졌다. 4기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들어서면서 생존이 걸린 심의가 시작되다보니 조심스러운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해 종편은 1년에 오보·막말·편파방송 관련 법정제재를 4건 이상 받으면 시정명령을 받고, 반복되면 재승인이 취소되는 재승인 조건이 붙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지난해 방통심의위 설립이 해를 넘기면서 안건 1년치가 쌓인 상태다.
지난해 3월6일 방영된 ‘전원책의 이것이 정치다’에서 패널이 “문재인 대표 추미애 대표까지 총동원령을 내리고 촛불집회를 선동한다” “촛불정국을 통해서 정권을 탈취하겠다고 하는 기획”이라고 한 발언이 심의에 올랐다. 이날 토론은 사실상 3:1 구도로 민주당에 불리한 내용이 이어졌지만 진행자인 전원책 변호사는 문제적 발언을 제지하지 않았다.
2016년 3월 TV조선 뉴스에서 앵커가 심상정 의원에게 “김정은에 애정이 있냐”고 물은 대목이 심의를 받았다. 손형기 전문위원은 “심상정 대표에 대한 국민의 오해를 불식시킬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습니다”라며 오히려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2013년 의견진술 때는 TV조선 뉴스에 출연한 정미홍씨가 박원순 서울시장, 이재명 성남시장, 김성환 노원구청장이 종북이라고 발언한 점이 문제가 됐다. 손형기 전문위원은 당시 위원들의 지적에 물러서지 않고 “종북 발언에는 큰 문제가 없습니다”라며 “논란이 된 3명의 지자체장들은 ‘종북성향’으로 다소 오해의 소지가 있는 분들로 판단됩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랬던 그가 180도 달라졌다. 누가 민원을 넣었는지 따지지 않았고, 편향성이 문제 되지 않는다는 태도도 사라졌다. 그는 “과거 심의에 여러번 지적받은 이후 제작진과 출연자에게 일일이 발언을 조심하라고 이야기 합니다”라며 위원들의 지적이 나올 때마다 미소를 짓고 수긍했다.
함께 출석한 강훈 부장은 “프로그램 책임자로서 깊이 자성하고 있습니다. 너그러이 이해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라며 “일부 시청자에게 위화감을 줬다는 점에서 인정하고 자숙하고 있습니다”라고 사과했다.
김홍진 보도국 부본부장은 “선정적 영상을 절대 사용하지 말라는 금지조치 내렸습니다”라며 “전사적인 노력으로 방송심의규정을 준수하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라고 강조했다.
이날 방통심의위 방송소위는 한 건에 의결보류, 한 건에 경징계인 권고 제재를 내려 법정제재는 나오지 않았다. 방청객에 있던 타 매체 관계자는 “오늘 TV조선 선방했다”고 평가했다. 27일 열리는 다음 방통심의위 방송소위에도 TV조선 안건 3건이 상정돼 있다.
[출처] http://www.mediatoday.co.kr/?mod=news&act=articleView&idxno=141432#csidx68929f00dd11ea28ae44c3bab51679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