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자보려 했지만, 한번 깬 잠이 다시 오지 않아 멍하니 어둠속에서 꿈척거리다 책이라도 읽어 볼까 서재로 가다가 문득 가생이 병역 특례 이슈가 떠오르더군요
병역 특례에 대해서 기초부터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1. 국방의 의무란 무엇인가 ?
국방의 의무는 군인의 신분으로 육체적인 의무를 제공하는 것 뿐만 아니라, 국방비를 부담하는 경제적인 의무도 포함하고 있습니다
2. 국방의 의무에는 반드시 남자만의 희생이 필요한가 ?
국방의 의무를 다함에 있어, 남자들은 육체적 의무를 제공하고 있는데, 그에 비해 여자들은 경제적 의무를 제대로 부담하고 있지 않습니다
의무란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동일하게 져야만 합니다
육체적 의무를 부담하지 않는 여성들에게 추가적 경제부담을 지운다고 해서 헌법에 저촉되지 않습니다
남자들이 지는 육체적 부담에 따른 국방 비용을 모두 여성들이 부담한다고 해도 헌법에 저촉되지 않습니다
부당하다고 생각하는 여성들에게는 육체적 의무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면 됩니다
3. 징병제는 반드시 저임금이어야만 하는가 ?
대한민국 헌법 그 어디에도, 반드시 저임금이어야 한다는 규정은 단 한 단어도 없습니다
오히려, 평등권 행복추구권 등의 기본권과 노동법에서는 최저임금 이상을 보장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징병제의 저임금은 헌법에 보장된 기본권인 행복추구권을 정면으로 위배하고 있어 위헌의 소지가 있습니다
4. 양심적 병역 거부조차도 대체 복무가 인정 되는데, 대중문화 예술가는 대체 복무가 안되는가 ?
양심적 병역 거부자에 대한 대체 복무 불인정은 헌법재판소에서 위헌이라고 결론이 났습니다
양심적 병역 거부자에게도 마땅히 대체 복무를 제공해 줘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렇다면, 대중문화 예술가는 왜 대체 복무가 안되는 건가요 ?
양심적 병역 거부자보다 사회에 더 큰 기여를 하고 있는데, 왜 사회에 제대로 기여 할 기회를 주지 않나요 ?
5. 군면제인가 ? 병역 특례인가 ?
스포츠 선수나, 고전 예술의 병역 특례를 자꾸 군면제라고 호도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군면제가 아니며 엄연히 병역 특례입니다
군면제는 국가 유공자나 가족의 생계, 신체적 제한 등 정말 특수한 경우에만 제공되는 최소한의 조치에만 해당하는 용어이며, 나머지는 전부 병역 특례입니다
특별한 자격을 갖추었을 때만 제공되며, 특별한 자격이 해제되는 즉시 원래대로 병역의 의무를 이행해야만 합니다
6. 병역을 돈으로 사는 건 안되는 건가 ?
마지막으로 논란거리를 하나 던집니다
저 이런 거 좋아하죠
마이클 샌델 - 하버드 강의 [정의] 정의란 무엇인가 ? (한국 출판 저서 제목)
모두 12강좌로 돼 있는데, 보시면 절대로 후회 안한다고 장담합니다
강의당 대충 1시간 조금 안되는데, 12시간 투자 할 가치가 충분 할 거에요
물론, 모두가 맞다는 건 아니에요
아무리 하버드생들과 토론식으로 이루어지는 강의라도 어설프거나 부족하다고 느끼는 부분이 분명 있을 겁니다
그래서, 이런 강의는 또 들어보는 재미가 있는 거죠
VIDEO
이 강의 내용 중에 미국의 모병제에 대한 얘기가 나옵니다
저는 오래전에 책과 강의를 듣고 읽었던지라 정확히 이 내용이 몇강좌에 나오는지는 기억하지 못해요
어쨌든 우리나라도 모병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으니까, 징병제와 모병제는 어느 관점에서 다른지 철학적으로 생각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죠 ?
아무튼, 샌델은 모병제에 관한 정의를 이야기 하기 위해, 무려 150년 전의 미국 남북전쟁사를 끌어 들입니다
여러분도 잘 아시지만, 링컨은 노예해방이 목적이 아니었고, 전쟁에서 밀리자 흑인 병력이라도 끌어 들일 수 밖에 없었기 때문에 흑인의 군인 징병을 위해 노예 해방을 주장했다는 건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여기서 비하인드 스토리가 나옵니다
링컨이 우두머리로 있던 북군은 부자들이 병역의 의무를 다하지 않았습니다
부자들은 돈을 내고, 자신을 대신해서 병역의 의무를 치를 군인들을 살 수 있었어요
모두 자기가 잘 할 수 있는 부분을 책임지는 것이 최선이라는 논리였고 당연히 합법이었습니다
이러니 전쟁에서 지고 있었을까요 ? 도덕적으로 용납이 안되나요 ?
북부는 상업이 발전해서 돈이 많았고, 남부는 농업이 발전해서 인력이 많았습니다
붙어 보니 북부가 압도적으로 밀렸어요
현대의 시각에서는 북부의 대리복무제는 당연히 비난의 대상이 되죠
하지만, 현대 미국의 모병제를 살펴보며 150년이 지난 지금 현실도 150년전과 다를 바 없다는 걸 역설합니다
모병제
군대에 가고 싶은 사람만 가라
자유롭게 선택 할 수 있는 자유가 주어지는 너무나 완벽한 병역의 의무같죠
하지만, 실제로는 부자 동네, 사립학교 주변에는 모병 사무소 조차 존재하지 않습니다
누구도 지원하지 않기 때문이죠
할렘가, 저소득층 주거지역, 공립학교 근처에 모병 사무소가 밀집해 있습니다
150년 전처럼 제도적으로 가난한 자들에게만 병역을 강제하면 비난을 받으니까, 구조적으로 경제적인 차별로 가난한 자들에게만 병역을 부담시키고 있었던 겁니다
프랑스의 용병제도 돈으로 병역을 사는 훌륭한 사례죠
모병제가 무조건 좋은 것일까요 ?
우리나라의 애국심이 누구보다 투철해서, 아니면 도덕관념이 철두철미해서 모병제를 하면 부자들도 군대에 지원할까요 ?
아쉽게도 저는 그렇지 않아서 제 자식은 무조건 안보냅니다
대한민국 정부를 믿을 수 없어서가 첫번째고, 모병제라면 돈으로 해결 할 수 있어서가 두번째입니다
우리나라의 경제수준이라면 북괴를 상대하기 위해 필요한 병력과 장비를 모병제로도 충분히 충당할 수 있다고 봅니다
징병제의 불합리와 모병제의 함정까지 정말 병역의 의무에 대해서 기본부터 다시 하나씩 우리의 사고를 재정립 할 필요가 있습니다
북괴가 처들어 오니 무조건 막아야 한다는 70년전 사고방식으로 계속 병역의 의무를 재단 할 수는 없어요
'나도 희생했으니, 너도 희생해라,
'네 부담이 곧 나의 자유다'
이런 가치관으로 정의를 얘기 해선 안되겠죠
작성일 : 18-09-05 0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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