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친구 중에 아내와 여동생의 갈등 때문에 고통받는 친구가 있는데요.
핵심만 짚으면 가족의 범위에 대한 인식이 문제였습니다.
친구의 여동생과 어머니는 새언니를 가족으로 받아들이려고 하고 하는데, 친구 와이프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더군요. 명절 때마다 '당신네 집안일을 왜 내가 해야 하냐'며 제 친구에게 따진답니다.
시댁에서는 가족의 일원으로 생각하고 같이 일하고, 같이 나눠먹고 하는데, 친구 와이프는 받아먹는 건 당연하게 생각하면서도, 일하는 건 남의 집안일이라며 안하려고 하는 거죠.
약간은 이해가 되는 게, 여동생은 명절 당일에는 자기 시댁에 가기 때문에, 명절 준비는 친구 어머니와 아내가 둘이서 했다고 합니다. 그 아내 입장에서는 시어머니가 자기 딸은 일 시키지 않고 며느리인 자기만 부려먹는다고 생각한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최근 2~3년 간은 제사 준비 안하려고 제사 시간에 맞춰서 시댁에 가려고 한다고...
그러면서 시댁에서 주는 음식들은 또 바리바리 싸들고 오고...
새언니는 일도 안하고, 자기 엄마만 일하는 걸 본 여동생은 새언니인 친구 와이프에게 따지고, 그러면서 둘 사이는 더 악화되었다네요. 이제는 서로 얼굴 보는 것도 꺼린다고...
전형적인 며느리와 시누이의 갈등...
제3자가 봤을 때에는 친구 와이프가 잘못이라고 느껴지는데, 이걸 또 말을 꺼내면 '왜 자기 가족편만 드냐?'며 부부싸움으로 발전한대요.
이 이야기를 듣고 느낀 점이, 시월드 갈등은 시집식구들을 남이라고 생각하는 인식의 문제라는 겁니다. 시댁에서 가족으로 받아들이려고 해도, 본인이 스스로 거부하니까 명절증후군이니 뭐니 말이 나오는 겁니다.
물론 서구적인 가치관에 물들었다면 이해는 합니다.
그런데 그러려면, 시댁에서 주는 음식이나 도움도 받지 말고, 결혼할 때에도 시댁의 도움은 받지 말고 자기들끼리 알아서 했었어야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