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근무를 마치고 집에 갔습니다.
산달이 가까워져서 그런지 아내가 종종 깨서는 화장실도 다녀오고,
산모용 분유도 타 마시고,
의자에 앉아서 숨을 고르기도 하더군요.
그때마다 깨서 뭐하냐고 물어보고 잠들고 깨고를 반복했죠.
그러다 아내가 깨워서 하는 말이,
" 바퀴 벌레 :
잠결에 뭐?하고 눈을 뜨는데 제 눈 앞 약 30센티미터 전방에
몸체 길이가 10센티미터가 넘는 대형 바퀴 벌레가 딱 있는 겁니다.
순간 화들짝 놀래서 누워서 눈만 뜬 상태에서 공중부양해서 바로 무릎꿇고 앉았네요.
한국에서 보던 바퀴벌레와는 차원이 다른 크기에 현기증이 날 정도 더군요.
아내가 창문을 열었는데 그 곳을 통해서 방안으로 들어 왔나 봅니다.
저 보고 잡으라는데...바퀴벌레는 나도 무섭다고 ㅠ.ㅠ
일단 비닐봉투를 찾아서 손에 끼고 침대를 봤는데 사라진 겁니다.
으아...
베개 이불 할 것 없이 하나씩 들어서 털었는데도 안나오는 겁니다.
으아니.....멘붕온다.
핸드폰 플래쉬를 켜서 침대 바닥을 봤더니 엄청난 크기의 그 놈이 더듬이를 흔드는데...크허....
비닐봉투로 탁 잡았는데 갑자기 이놈이 날개를 푸드덕거리는데...
아프다...
딱 놓쳤더니 방안을 후다닥 여기저기 뛰다 날다...
아...현기증난다.
아내는 그것도 못 잡냐고 하더니 자기는 손님방 가서 잔다고 하더군요.
일단 아내를 보내고 세탁실로 갔습니다.
거기 보니 아주 긴 빗자루가 있더군요.
저거다 하고 들고 방안으로 들어갔더니 이 놈이 사라진 겁니다.
도대체 어디 숨은 거야.
한참을 여기저기 찾다 보니 옷장 밑에 바닥에 있는 겁니다.
바닥에 배를 깔고 누워서 빗자루로 끌고 나왔더니 이 놈이 후다닥 도망을...
빗자루로 톡톡 쳤더니 이 놈이 좀 얌전해 지더군요.
다시 비닐봉투로 잡았는데 손안에서 파다닥 거리는데 비닐봉투 소리가 왜 그리도 크던지...
그 봉투 채로 들고 손님방으로 가서 자고 있는 아내에게 잡았다고 하고는
봉투 묶어서 창밖으로 버리고 손 씻고 저도 손님방에서 잤네요 ㅠ.ㅠ
와...진짜 자다가 심장마비 올뻔 했네요.
자려고 누웠는데 입벌리고 자다가 그 놈이 입안으로 들어갔으면 어땠을까 등등
온갖 잡생각이 나더군요.
진짜...바퀴벌레는 무서워...
바퀴벌레, 뱀, 무당거미는 진짜 무서워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