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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6-06-27 18:35
인터넷 하면서 가장 드라마틱했던 경험.
 글쓴이 : 해충감별신
조회 : 469  

지금까지 거의 20년을 인터넷을 경험하면서 가장 드라마틱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온 나라가 월드컵과 대선 그리고 효순이 미순이 사건으로 떠들썩 했던 2002년 초 였습니다.

당시에 가장 잘 나가는 사이트였던 프리챌의 토크박스라는 가장 대중적인 게시판에 

스티브 유에 대한 글을 썼었습니다.

미국 국적 취득 문제로 막 시끄럽던 때 였었죠.

개인적인 생각과 군생활의 경험을 곁들여서 편지 형식의 글을 썼었습니다.


그리고 나서 프리챌이 서버 점검으로 인해서 몇 일 간 접속이 안되었었죠.

제 기억이 맞다면 2월말에서 3월초 였습니다.

어느 날 이메일 확인을 위해서 접속을 했는데 이메일이 난리가 난 겁니다.

용량이 다 차서 메일을 더 이상 받을 수 없는 상황.

메일이 수천통이 와 있더군요.

이게 뭐지? 하고 메일함을 여는 순간 수많은 협박 메일과 욕설 메일이 가득하더군요.

처음에 이게 뭔 난리인가 싶었습니다.

내용을 읽어 보니 대부분은 당시 스티브 유의 팬클럽이었던 웨스트사이드(일명 웨싸) 소속 팬들이

보낸 메일 이더군요.

욕설은 얌전한 거고,

염산을 사다 뿌린다던지 찾아 온다던지 블라블라.

곰곰히 생각해 보니 제가 프리챌 게시판에 썼던 글이 떠오르더군요.

그래서 프리챌에 들어가 봤더니 제 글이 베스트 글에 올라가 있더군요.

당시 보통 베스트글은 조회수가 몇천에서 정말 많으면 몇만 수준이었는데,

그들은 이미 그때에 20만회가 넘었고 댓글은 수천개가 달려 있는 상황.

너무 많은 댓글이 달려서 더 이상 댓글이 달리지도 않는 상황이더라구요.

미니홈피에는 이미 방명록이 수천개가 넘게 달려 있는 상황...

거기는 자신의 존재가 드러나는 곳이니 스티브 유 팬들의 공격은 거의 없더군요.

몇 명 있었는데 다들 다구리 당하는 분위기여서...

이게 뭔 난리인가 싶더군요.




그리고 하루인가 이틀인가 지나서는 대학 선배에게 전화가 온 겁니다.

그러더니 저 보고 그 글을 제가 쓴 거 아니냐고 바로 묻더군요.

맞다고 하니까 그럴 줄 알았다면서 저에게 한가지 제안을 하더군요.

" 너 국회의원 보좌관해 볼 생각 없냐? "

당시에 제가 프리챌의 자유게시판에 대선과 관련해서 여러 정치전망글들을 쓴 적이 있었습니다.

이회창 대세론과 이인제 대세론이 대다수 생각이고 노무현은 아직 수면에 떠오르지도 않을 때 였죠.

그 때, 전 노무현이 결국 경선 이기고 대선후보가 된 후 대통령이 될 것 이라는 내용의 글들을 썼었습니다.

(전 당시 지지하던 사람이 따로 있었음...권영길...쿨럭...)

그리고 노회한 김대중 대통령이 일부러 결격사유 있는 사람들을 장관으로 지명하면서,

돌려서 이회창의 아킬레스건(아들 병역 문제)에 대해 유권자에게 환기를 시키고 있다라는 류의 

주장을 했었죠.

그 선배가 제가 그 글을 쓰기 이전 부터 그런 류의 글들을 썼던 것도 봤나 보더라구요.

자기도 저와 생각이 비슷한데 혹시 혹시 하다가 논란의 편지글을 보고는 

저라는 것을 확신했다고 하더라구요.

마침 절친한 국회의원이 보좌관을 찾고 있길래 절 추천하려고 한다고 의중을 묻더군요.

당시에는 아직 학교를 다니고 있던 처지고 제가 그럴 만한 능력이 안된다고 생각해서 거절을 했었습니다.

그 이후에도 노무현이 대선 후보가 되고 난 후에 한번 더 연락이 왔었는데 그 때도 거절을 했었죠.


암튼...당시에 인터넷을 열면 여기저기서 그 글을 볼 수 있을 정도로 꽤 퍼졌었습니다.

가는 게시판마다 올라오고,

아는 지인들도 좋은 글 있다고 추천하거나 보내 주는 거 보면 바로 그 글인 경우도 많았고..

당시 솔로문이라고 유명한 플래시게시판이 있었는데 거기서도 플래시로 만들어서 퍼트리고,

결정적으로 조갑제가 갑제닷컴에 떡 하니 퍼다가 놓았더라구요.

성질 같아서는 저작권 침해하지 말고 내리라고 하고 싶었지만 뭐....


암튼...거의 보름 넘게 이메일이고 미니홈피고 어디고 하루에도 이메일과 방명록이 몇백개 이상씩

달릴 정도로 정신이 없더군요.

그래도 안좋은 메일만 있는 것이 아니라 나름 기억에 남는 응원의 메일들도 많았습니다.

주로 고무신들이 응원의 메일을 많이 보내고,

예비역이나 현역들도 꽤 보냈더군요.

가장 기억에 남는 메일이 독일 국적을 가지고 있는 고3이었는데,

군대를 가야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을 많이 했었는데 그 글을 보고 군대 가기로 결정했다고 하면서,

저에게 고맙다는 메일을 썼더라구요.

물론....전 그 학생에게 매우 미안한 마음을 아직까지 가지고 있었습니다.

저로 인해....ㅠ.ㅠ

암튼...그 때 마지막으로 거의 100만회 가까이 조회수가 올라갔던 것으로 기억이 납니다.

그 후로 한동안은 내가 어떤 글을 쓰던지 죄다 베스트로 올라가는 일이 벌어지더라구요.

그 때, 처음인터넷이 무섭다는 것을 느꼈었죠. ㅋ
출처 : 해외 네티즌 반응 - 가생이닷컴https://www.gasengi.com
해충은 박멸이 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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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망베르 16-06-27 18:41
   
놀랍고 재밌네요 ㅋ
LikeThis 16-06-27 18:44
   
저는 mb가 당선되었을때 느꼈던 자괴감을 여러가지 욕설을 사용하여 표현했던 글이 몇일간 베스트가 되었던적이 있었음...
아마도 그때부터였음...
공뭔이나 공기업 면접이 줄줄이 탈락하기 시작하던게....
키노 16-06-27 18:45
   
무슨 글인지 보고싶네요
요새는 군대는 왠만하면 빠질수 있으면 빠져야된다는게 사회 통념이라 그렇지
탐탐빈 16-06-27 19:09
   
그때 한번 보좌관 해보시지.. 인생 알 수 없는건데 ㅎ
     
해충감별신 16-06-27 19:13
   
요즘은 가끔 미친 짓 했다고 생각합니다 ㅎㅎㅎ.

그때 저에게 이야기했던 것이 일단, 기본 7급 비서관인데

자기가 이야기 잘해 놓은 것이 있어서 그 국회의원이랑 면접보면

연설이나 코멘트 담당하는 것으로 해서 5급 보좌관까지는 가능할 거라 했었죠.
coooolgu 16-06-27 19:20
   
20년전부터 인터넷을 하셧다니ㄷㄷ...20년전 pc는 386pc에 도스운영체제와 5600kbp 모뎀으로 가가가각가가가각가가가각 모뎀작동하는소리로 쉽지않았을텐데..

 지금 생각하면 아주 못해먹을 짓이었죠 모뎀으로 통신하는거...

솔직히 전 믿을 수 없네요

우리나라에서 댓글로 전설이 된건

지금도 전설로 남은 "서울대학생 과외비 동결론"이었는데 그때 DC를 비롯 딴지일보와 나우누리에서 화력집중해서 수천개의 댓글로 지금도 회자가 될정도의 댓글이었는데 인터넷에서는 이 사건을 병욱대첩 이라고해서 현재 위키까지 만들어졌습니다( https://namu.wiki/w/%EB%B3%91%EC%9A%B1%EB%8C%80%EC%B2%A9 ) 님이 그 댓글을 초월하고 아무런 회자가 되지 않았다니. 납득할 수 없네요
     
해충감별신 16-06-27 19:46
   
20년 전에는 당시 유니텔 통해서 했었죠. 학교에서 공짜로 아이디 나눠줘서 무료로 1년인가 쓸 수 있는 사용권 받았었죠. 그 이후 군대 갔다가 2000년에 제대하니 본격적인 인터넷 시대가 도래.


당시에 많은 사람들이 봤다고 했지 제가 댓글로 전설이 되었다고 했던가요?
아직도 조갑제 닷컴이나 솔로문 같은 곳 그리고 여러 곳에 흔적은 남아 있지만,
대부분 제 실명이 들어나서 퍼오지는 않겠습니다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