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발한다면서 죽인 거 맞습니다. 고향이 서울이고 대학도 종로 근처에서 나와서 종로 지역은 20년 넘게 다녔는데 2000년대 초반 재개발 바람 불면서 르메이에르 재개발하고 그 주변 재개발한다고 하면서 주변이 서서히 황폐화되기 시작하고 그러다 보니 사람들의 발길도 뚝 떨어지고 그러면서 피맛골쪽 유동인구가 피아노거리쪽으로 옮겨 갔는데 거기는 또 임차료가 치솟으면서 하나둘 공실 생기고 그러다 보니 상권이 서서히 죽어 나간거죠.
서울쪽 잘 모르는 분들이 광장시장이나 북촌이 흥하면서 글로 다 옮겨 갔다고 착각하시는데 그 당시에도 그 동네들은 잘 나갔습니다. 다만 북촌이 흥한 것은 조금 늦고 광장시장은 이미 알만한 사람들은 아는 그런 명소였습니다.
이것과 유사한 사례들이 많이 있습니다.
신촌에서 홍대로 압구정에서 신사동 가로수길로
기존에 있던 거리들이 새로운 트랜드에 맞게 변하지 못하는 한 새로운 것을 찾고자 하는 사람들은 그 지역의 새로 부상하는 상권으로 이동합니다.
피맛골은 재개발 하지 않았어도 도태됐을겁니다.
즉, 뭔가 즐기기 위해 굳이 그 곳을 찾는 게 아니라 원래 주변 근무자들이 주로 점심시간에 혹은 퇴근 이후에 한잔 하기 위해서 찾는 곳 이었습니다. 님이 예로 드신 곳들은 주로 외지인들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곳 이지 그 지역에 근거지가 있는 사람들이 대부분 찾는 곳이 아니지요.
그리고 홍대는 최근에야 뜬 곳이 아닙니다.
여기는 30년 전에도 핫한 곳 이었습니다.
물론 지금처럼 완전히 우주로 날아갈 정도는 아니었지만,
30년 전에도 신촌에 버금갈 정도로 번화한 곳 이었습니다.
그 지역이 제 고향이고 쭉 봐 왔기 때문에 잘 알죠 ㅋ
최근에 확 뜬 곳은 신사동 가로수길 밖에 없어요.
홍대는 원래 부터 핫한 동네였습니다.
홍대의 클럽문화나 인디문화가 불과 10여년 전 부터 홍대에 자리 잡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20여년 전에도 서울에서 가장 유명한 락바 중에 한 곳이 홍대와 신촌 중간지역인 산울림소극장 근처에 있던 '드럭'이라고는 곳 이었죠. 80년대 초중반 부터 하나둘씩 소극장들이나 입시미술학원들이 몰려 들기 시작하면서 기존 근처의 학생인구들과 맞물려서 중심 상업지역 역할을 하고 있었습니다. 물론 크기나 집적도가 이대와 신촌의 거대한 블록으로 인해 작기는 했지만 나름의 위치를 점유하고 있었죠. 즉, 신촌이나 이대에는 부족한 문화라는 측면이 홍대앞에는 이미 존재하고 있었거든요. 지금은 가로공원과 주차장이 된 홍대 먹자골목이 과거에는 긴 임시건물로 이어진 분식골목과 주점골목이었습니다. 유서깊은 '마깊(마당깊은집)' 같은 곳도 나름 서울에서 유명한 주점 중에 하나였죠. 그러다 가로공원으로 재개발되면서 잠시 침체를 겪다가 락카페나 락바 문화가 클럽문화와 인디문화로 전이되면서 좀 더 폭발력을 갖게 되었고 그러다 신촌이 죽으면서 그 반대급부로 더욱 급부상하게 된 거죠.
아니에요. 광장시장은 원래 부터 명소였습니다. 청계천복원 하기 이전에도 인산인해였습니다. 다만, 주 고객이 주변 직장인들과 일부 매니아들 이긴 했지만요. 옛날 부터 종로지역 직장인들에게 원남동쪽 백제정육점에서 시작해서 광장시장으로 이어지는 먹자골목 벨트는 유명했습니다. 지금은 과거 처럼 가성비가 좋은 곳은 아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