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신 얘기 끝나는 분위긴데 뒷북쳐서 일단 죄송..
요즘 취미가 주말에 시간 나면 모르는 동네 산책하기 입니다.
한 1-2년 전부터 한두달에 한번 정도 주말에 약속 없으면 운동 겸 산책삼아 걷는데
작년 2월말에서 3월초 정도로 겨울-> 봄 넘어오는 즈음에
남산 좀 걷다가 버스타고 집으로 가던 중에
삼각지역이라는 곳에서 버스가 신호에 걸려서는 바람에 충동적으로 버스에서 내려서
삼각지역 사거리에서 보이는 파출소 뒤쪽 동네 골목으로 걸어갔습니다.
그쪽이 재개발 때문인지 몰라도 낡고 관리가 잘 안된 집들이 제법 보이고,
골목마다 고양이도 많아서 우쭈쭈 하면서 길에서 어슬렁 거렸는데
시간은 오후 4시가 좀 안되고, 하늘이 우중충한 날씨였어요..
일제 시대에 지은듯한 목재건물, 대략 2층정도 인듯하고, 나무가 오래되서 시커멓게 변한 집이 있었고
그 옆 골목으로 들어가니
조그만 마당이 있는 집이 나왔는데,
빈집이고, 경찰관들이 순찰하는 곳이니 들어가지 마라.. 뭐 그런 딱지가 붙어있는 집이 있더군요..
얼마전까지 사람이 살았는지 두고간 장독 안에는 뭔가 장같은 것도 남아 있었고,
집안 빈방에는 유리가 붙은 미닫이 문으로 안쪽이 보이는데
못쓰는 가재도구들이 잔뜩 몰아넣은 것처럼 쌓여있어서 들어갈 공간이 없는 상태이고
천장이 뚫렸는지 뒷창에서 들어오는 빛인지 몰라도 제법 환하게 안이 보이는 상태였어요..
저는 그 방앞에 시멘트 발라놓은 복도에서 별 생각없이 두리번 거리고 있는데
갑자기 제 시야의 왼쪽 끄트머리에 걸쳐진 그 방안에서
누군가가 고개를 들고 시선을 제쪽으로 스윽~ 돌리는게 느껴지더군요.
(지금 글쓰는데도 소름이 올라옴 ㅠㅠ)
물론 먼저 봤을때 방안에 아무도 없었고, 사람 서있을 공간도 없는 방이지만
그 느낌과 시선이 너무나 강하게 느껴졌어요.
순간 저 존재와 눈마주치면 ㅈ되는거다 하는 깨달음이 느껴지면서
바로 고개 돌리고 "죄송합니다 당장 나가겠습니다" 큰소리 외치면서 튀어나왔어요..
당시에 무서운 감정도 아니었고고, 빈집을 둘러보는 기대와 호기심으로 신나 있었는데
이런 감각을 체험을 하게되니 정말 귀신이 있구나 싶은 생각이 들더군요..
귀신인지 착각인지는 결국 아무도 모르는거죠 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