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간스포츠 조연경]
전 세계 영화팬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는 '수어사이드 스쿼드'가 드디어 베일을 벗었다. 역시 기승전 '예쁜 또라이' 할리퀸이다.

'수어사이드 스쿼드'는 슈퍼 히어로들이 할 수 없는 특수 미션을 수행하기 위해 슈퍼 악당들로 조직된 특공대의 활약을 그린 액션 블록버스터다. 정보국 요원 아만다 월러에 의해 결성되는 수어사이드 스쿼드 팀은 'xx 특공대'라는 독특한 설정 아래 조커, 할리퀸, 데드샷, 캡틴 부메랑 등 DC코믹스의 대표 빌런(villain) 캐릭터가 총출동한다.

공개된 포스터를 영상화 시킨 오프닝은 기존 DC 히어로물들과 달리 휘황찬란한 색감을 자랑한다. '수어사이드 스쿼드'의 마스코트이자 히든카드가 할리퀸이라는 것을 오프닝에서부터 느낄 수 있는 것. 결과적으로 오프닝도 엔딩도 할리퀸이 시작하고 끝낸다. 다른 악당들이 열일을 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존재감부터 매력적인 캐릭터 성격까지 가히 할리퀸에 의한, 할리퀸을 위한 '수어사이드 스쿼드'다.

벨리브 교도소를 배경으로 등장하는 악당들은 저마다 누구도 감당하지 못할 정도의 능력을 뽐낸다. 총잡이, 칼잡이, 지하 세계를 점령한 괴물에 불을 만들어내는 갱단, 그리고 정신이 반 바퀴는 돈 광녀까지 '수어사이드 스쿼드'는 DC의 '자랑거리'(?) 악당들을 한 명 한 명 소개하며 그들이 왜 감옥에 갇히게 됐는지 친절한 설명도 덧붙인다.

이 과정에서 등장하는 인물이 바로 고담시의 수호자 배트맨. 슈퍼맨의 죽음을 다룬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에서 배트맨으로 등장한 벤 애플렉이 익히 알려진대로 '수어사이드 스쿼드'에 그대로 모습을 드러내 눈길을 끈다.

악당들이 뭉쳐 발산하는 시너지는 상상 그 이상이다. 하지만 '어둡고 무겁다'는 이미지가 각인된 DC 히어로물의 편견을 깰 것이라는 포부와 달리 영화는 시종일관 어둡고 칙칙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때문에 할리퀸의 존재는 더욱 빛난다. 화려한 의상에 빨간색과 파란색으로 물들인 헤어스타일, 얼굴 전체에 번진 화장까지 청순함과 섹시함, 귀여움까지 발산하는 할리퀸에 남녀노소 반하지 않을 관객이 있을까.

특히 '수어사이드 스쿼드'는 표면적으로는 세상을 구하는 악당들의 이야기를 담는다고 밝혔지만 조커와 할리퀸의 로맨스에 초점을 맞춰 관객들의 시선을 살짝 분산하기도 한다. 조커와 할리퀸이 어떻게 만나 어떻게 사랑에 빠졌는지, 두 악당은 서로를 얼마만큼 사랑하는지 '수어사이드 스쿼드'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또 자레드 레토가 새롭게 선보이는 조커는 '수어사이드 스쿼드' 내에서 주변 인물로만 비춰지기 때문에 분량 면에서 아쉬움을 자아내기도 한다. 하지만 비중과 상관없이 고담 킹 조커와 퀸 할리퀸은 단 1초만 등장해도 분위기를 상쇄시키는 역할을 톡톡히 해 개봉 후 큰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인다.

마블의 '어벤져스'에 비견될 만한 악당 히어로들의 활약상을 기대했다면 이 역시 어느 정도는 호불호가 갈릴 터. 하지만 지금껏 익히 봐 왔던 DC의 히어로물과는 확실히 다른 지점이 눈에 띈다. 엔딩 크레딧 절반이 지나간 후 공개되는 쿠키 영상은 짧지만 '저스티스 리스'의 시작을 알리기 충분한 스토리를 담고 있다.

과연 DC가 '수어사이드 스쿼드'를 통해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의 저조한 성적과 혹평으로 구겨진 자존심을 회복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