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현실과 한국의 정책에 대한 종합적인 판단을 하면 아주 간단히 답이 나오는 문제죠.
전문가들은 이미 다 알고 있는 문제이니, 걱정할 필요도 없고, 그거 걱정하는 사람들에게 뭐라 말할 필요도 없는 문제라서 그런가 의외로 홍보가 안 되고 있는 셈이죠.
현재 탈북자들은 일단 한국에 오면 몇 달에 걸친 상세한 조사와 교육 기간을 거치고 난 다음에는 한국 국적 부여가 되고 기초생활수급자로 등록이 됩니다. 물론 일정 기간만 돈 벌지 못 하는 경우에 한해 기초생활수급 자격을 주고요.
한 가지 특혜라 할 수 있는 것은 임대주택 배정 우선권입니다. 이것도 살고 싶은 지역을 마음대로 할 수 있는게 아니라 (그랬다면 모조리 서울로 오겠죠) 어느 지역을 갈지 추첨해서 배정되죠.
( 탈북자들 대부분은 돈 벌어서 집을 산다든가 서울로 온다든가 하는데 이 때는 당연히 임대주택 우선권 혜택 없음. )
참고로 탈북자에게 우선 배정하는 임대주택은 9 ~ 17 평 수준임. 가족이 있는 사람은 작은 방 2 개짜리 아니면 원룸 수준인거죠.
이거 북한에도 이미 소문 다 퍼져있죠. 한국 가면 집을 주고 먹고 살 돈 준다고요.
시리아 난민들이 유럽으로 몰려가는 것과 마찬가지인 셈입니다. 당연히 복지 혜택이 좋은 나라 또는 먹고 살기 좋은 독일 같은 곳을 선호하기 마련.
그런데 통일 후에도 이런 정책 유지할 수 있을까요 ? 이건 뭐 더 볼 것도 없이 불가능입니다.
통일 즉시 위에 말한 북한이탈주민(탈북자)에 대한 혜택 (임대주택 우선권, 기초생활수급자) 는 당연히 중단됩니다. 할래야 할 수가 없죠. 대체 그만한 임대주택이 있기라도 한가요 ?
설령 그런 혜택 유지하려는 정치세력이 있다 할지라도 임대주택을 한국 땅에 지을 수가 없습니다. 그 정도 예산을 북한 땅에 투입하면 적어도 3 배 이상 지을 수 있으니까요. ( 땅값 안 드는 것만으로도 대폭 절감 )
지도를 보세요. 황해남도 지역에 임대 주택 건설할 수밖에 없습니다.
통일되고 난 다음에 공단을 조성한다면 황해남북도 지역이고, 이 지역에 근로자 기숙사도 필요하죠.
초기에 북한 인민 주거용으로 임대 주택을 만들어둔 것을 차후 공단 근로자 기숙사로 활용하면 됨.
( 개성 공단은 황해남도 최남단 동쪽임 )
북한에서 난민이 우루루 몰려온다 해도 한국 땅에 몰려올 일 없습니다. 개성공단과 휴전선 북쪽 지역에 난민촌이 우선 만들어지고 그 다음은 황해남도 지역에 임대 주택이 건설되고 그리고 공단이 건설되는 식으로 나가죠. 여기까진 뭐 너무나 뻔해서 더 볼 필요도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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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북한의 주택 보급률은 처참합니다. 50 % 수준이라 보면 되죠. 평양에서조차 1 가구가 주택 (아파트든 뭐든) 온건히 차지하지 못 합니다. 평양에서도 가난한 사람들은 방 하나에 한 가구씩 이런 수준이랄까요.
통일되는 즉시 탈북자에게 집 주던 제도 없어진다고 홍보하고, 앞으로 북한에 지어질 주택은 북한에 계속 남아있는 사람에 한해서 주어진다고 하면 더 볼거 없이 문제 해결입니다.
한국에서도 어디 재개발될거 같다 싶으면 기를 쓰고 이사가서 돈 있는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판자집에 사는 일들이 일어나죠.
북한도 이미 장마당 20 년입니다. 북한에도 부동산 중계인들이 있다면 믿으시겠습니까 ? 한국이나 별 다를바 없습니다.
북한에는 입사증이란 것이 있습니다. 정부로부터 주택 사용권 증서를 받는거죠. 주택 매매는 금지되어 있지만, 입사증을 서로 맞바꾸는 것은 그 옛날 김일성 시대에도 허용되었죠. 다만 당시는 주택이 재산으로서 의미가 거의 없기 때문에 그냥 이사 비용이나 충당할 정도 헐값(?) 을 주고 받고 입사증 교환이 이뤄진 정도.
그러다 대아사 시기에는 당장 먹을 식량이 없으니 집을 파는 사람이 생겨납니다. (이들은 집을 잃고 꽃제비가 되서 떠돌든가. 창고 하나 빌려살든가 움막 지어서 살게 됨) 자기 것도 아닌 정부 재산을 사고 파는 황당한 일이 벌어짐. 위에 말했듯이 주택 보급률이 형편없었기에 가능한겁니다.
좀 여유있는 사람들은 입사증을 사들여서 더 넓은 집 또는 한 가족이 하나의 주택을 점유하길 원했으니까요.
당연히 원래 북한 제도로는 이런 상행위는 금지입니다. 관리들에게 뇌물 주고 정상적인 입사증 교환인 것으로 서류 꾸미는거죠. 관리들도 월급이 1 달라도 안 되는 수준이니 이런거로 먹고 삼.
물론 북한 정부로서도 인구 증가 (1970 년에 비해 1.7 배 인구) 에 맞춰 꾸준히 주택 건설을 해왔지만, 더 이상 할 능력이 없으니 민간 자본 ( 장마당 통해 돈 번 계층 - 돈주 ) 의 힘을 빌립니다.
돈주가 아파트를 지을 재료/자본을 대고, 정부는 토지와 건설 인력 (군대가 비대한 이유이기도 함) 을 동원해서 아파트를 지은 후 예를 들어 절반의 입사증을 돈주에게 주는겁니다. 돈주는 그 입사증을 팔아서 투자한 돈을 회수하는 것이고요.
어찌 보면 중국의 제도와도 유사한 면이 있습니다.
북한 인민들도 이미 주택을 재산이라는 개념으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주체사상에 찌들었던 김일성 시대가 아니죠.
북한에 계속 남아있어야만 주택이 제공된다는 발표 하나면 그게 무슨 의미인지 북한 인민들도 다 압니다.
한국 넘어가봐야 옛날 (현재) 처럼 집 주는거 아니란 발표 하나면 그게 무슨 의미인지 알고요.
예를 들어 6 개월에 한번씩 관공서에 와서 신분확인한다는 제도 하나면 그냥 모든게 끝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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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썼던 글에 말했듯이 북한에 계속 남아있으면, 생활보장된다는 것도 매우 큰 작용을 할 것이고요.
위와 같은 것은 통일시 어떤 정부이든 당연히 할 수밖에 없는 것이고, 걱정할 이유가 하나도 없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