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오랜 세월에 걸쳐서 한자를 대량으로 들여왔는데 이를 한글로 표기하기에는 중국 성모 중에서 견모(見母[k]), 계모(溪母[k
ʰ]), 효모(曉母[x]), 갑모(匣母[ɣ])에 혼란이 많았다고 합니다. 실제로 동국정운에서도 4 성모에 대한 혼란을 기록한 바 있습니다.
或依漢音或從俚語,而字母七音淸濁四聲,皆有變焉。若以牙音言之,溪母之字,太半入於見母,此字母之變也;溪母之字,或入於曉母,此七音之變也。我國語音, 其淸濁之辨, 與 中國 無異,而於字音獨無濁聲, 豈有此理! 혹은 한음(漢音)을 따르거나 혹은 속음(俗音=俚語)을 따르거나 하여 자모 칠음과 청탁, 사성이 모두 변한 것이 있다. 아음(牙音)으로 말할 것 같으면 계모의 글자 태반이 견모에 들어갔으나 자모가 변한 것이고, 계모의 글자가 혹 효모에도 들어갔으니 이는 칠음이 변한 것이라. 우리나라의 말소리에 청탁의 분변이 중국과 다름 없는데 글자 소리에는 오직 탁성이 없으니 어찌 이러한 이치가 있을 것인가! |
한자를 수입할 당시 원래 원칙에 따르면 견모는 'ㄱ(g)'으로, 계모는 'ㅋ(k)'으로, 효모는 'ㅎ(h)'으로, 갑모는 'ㆅ(ㅡ 앞의 ㅎ. 무성 연구개 마찰음)'으로 들어오는 것이 원칙이나 표의문자의 한계상 음을 특정할 수 없었기에 한자의 음이 시대, 나라별로 달랐고 게다가 여러가지 속음이 있었기 때문에 어떻게 표기할 지에 혼란이 있었습니다.
그 중에서 가장 혼란이 심했던 것이 계모로, 한국어 자음인 ㅋ에 해당하는 초성이었으나 快를 제외한 대부분의 한자들이 평음화(ㄱ,ㄷ,ㅂ,ㅈ=예사소리)되어 견모(ㄱ)에 흡수되거나(溪:켸→계, 중국어 발음:시, 일본어 발음:케-), 일부는 효모에 흡수되었습니다(恢:쾨→회, 현대 중국어:회(중국어도 효모에 흡수)).
또한 견모에 속하는 한자들이 효모로 흡수된 경우도 있으며(革:객,격→혁, 중국어 발음:끄어, 일본어 발음:카쿠) , 각모의 경우 ㄱ과 ㅎ로 흩어졌습니다.
曷(갈)과 害(해)의 경우는 둘 다 같은 각모였으나 각각 견모와 효모로 쪼개졌고, 중국에서는 모두 효모(흐어, 하이)에 흡수되었습니다.
결론:당시 한자 음은 나라와 시대별로 달랐고 속음이 있어서 한글로 그 소리를 통일하기 어려웠기 때문에 임의대로(?) 한국어에 맞게 통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