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남 대작 사건. 재미있는 사건이 터졌네.
검찰에서 '사기죄'로 수색에 들어갔다는데, 오버액션이다. 다소 이상하게 들릴지 몰라도 개념미술과 팝아트 이후 작가는 콘셉트만 제공하고 물리적 실행은 다른 이에게 맡기는 게 꽤 일반화한 관행이다.
앤디 워홀은 나는 그림 같은 거 직접 그리는 사람이 아니라고 자랑하고 다녔다. 그림이 완성되면 한 번 보기는 했다고 한다. 미니멀리스트나 개념미술가들도 실행은 철공소나 작업장에 맡겼다. 이미 1930년대에 전화 회화를 선보였다. 전화로 간판집에 그림을 주문하는 겁니다. 미리 서로 좌표와 색상표를 공유한 채.
핵심은 콘셉트다. 작품의 콘셉트를 누가 제공했느냐다. 그것을 제공한 사람이 조영남이라면 별 문제 없는 것이고, 그 콘셉트마저 다른 이가 제공한 것이라면 대작이다. 하지만 미술에 대한 대중의 관념은 고루하기에 여론재판으로 매장하기 딱 좋은 상황이다.
조영남이 훌륭한 작가는 아니다. 그림 값은 그의 작품의 미적 가치보다는 다른 데에서 유래하는 것으로 봐야한다. 그림값이 그렇게 높은 편도 아니다. 웬만한 작가들 다 그 정도는 받는다. 다만 이 분 작품은 그리는 족족 팔리나 보다.
일단 원칙적으로는 큰 문제는 없는데 세세하게 따지고 들어가면 애매하게 경계선 양쪽에 걸리는 거시기한 부분이 없지는 않다. 그건 좀 복잡한 논의가 필요하다. 일단 사기죄라는 죄목을 제쳐두고 조영남씨의 관행에 대해 두 가지 정도를 지적할 수 있겠다.
영남이 그림이 훌륭해서 구입다기보다 재테크의 수단으로 많이 구입했을듯..
수백에서 수천짜리도 있었다는데...이사건 때문에 안타깝게도 똥값으로 전락 .
앞으로도 영남이 그림은 팔리지 않을것이고...
조수가 작품에 관여하는 미술계의 관행이 있다 하더라도...그림이란건 창작예술인데 밑그림 사서 덧칠후 사인한거와 색칠정도만 조수가 한거와는 틀리죠...
진중권씨 말이 잘못된게
일단 많은 인력이 필요한 외부 설치미술이나 스케일이 큰 작품의 경우에는 작가가 모든걸 할수 없기때문에 조수나 타인력이 한다고 하지만 조영남씨 그림은 스케일이 작은 유화작품이라는 겁니다.
불과 20호 크기 정도는 웬만하면 작가가 그리는게 관례입니다.
그런데 조영남 같은 경우는 10만원 주고 대작까지 해서 자기가 소장하고 있다면 모르지만
몇십배로 팔어 먹었다는것은 작가의 양심을 떠나 인간성이 쓰레기라는 겁니다..
일본 중고서점에서 우연히 제목이 자극적이라 시선이 갔던 책이 있습니다.
맞아 죽을 각오를 하고 적는 한국인! 뭐 이런 식의 제목인 소위 깨시민 코스프레 협한서적이였죠.
누가 적은 것인가~하고 펴보았더니 조영남씨더군요.
이후로 겁나게 싫어합니다. 적어도 딴따라로서 얼굴 내밀고 한국서 돈벌면 안됀다고 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