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도멸괵(假途滅虢)이란 고사가 있다.
춘추시대 진나라 우나라 괵나라는 서로 국경을 접하고 있었는데 진나라가 우나라한테 괵나라를 칠테니 군대가 통과할 길을 빌려달라고 한다.
우나라의 신하는 순망치한(唇亡齒寒)이란 말을 들어 입술이 없으면 이가 시린 법이니 괵나라가 없으면 우리 우나라 역시 진나라에 망할 것이라는 논리로 반대하지만 우나라 임금은 재물에 눈이 멀어 길을 열어준다.
이에 진나라는 괵을 멸하고 내친김에 우나라마저 멸망시킨다는 고사다.
가도멸괵...말 그대로 괵을 멸하러 길을 빌린다는 말이다.
우리 역사에도 이와 비슷한 일이 있었다. 바로 임진왜란
풍신수길은 명을 칠테니 조선은 길을 빌려달라고 했고 조선은 이에 콧방귀를 꼈다.
그리고 임진왜란은 일어난다.
물론 조선의 반대는 당연한 것이며 임진왜란의 피해상황은 여부에 상관없이 다른 나라를 치려는 타국의 군대가 통과할 수 있도록 자국의 길을 열어준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 그런 짓을 하는 건 국가가 아니다.
지금 논란이 되는 사드배치가 바로 이 가도멸괵의 고사를 생각나게 한다.
일단 사드가 북한을 목표로 하는 것이 아니라 중국과 러시아를 목표로 한다는 것은 다들 알고 있다.
말만 안 할 뿐 누가 봐도 뻔한 것이다.
그리고 우리 땅에 배치해도 우리 군이 운용하는 것이 아니다. 미군이 운용한다.
말 그대로 미국이 미국본토의 안전을 위해 중국과 러시아 영공을 탐지하는 무기체계를 효율적으로 운용하려는 목적을 위해 우리나라가 돈과 땅을 제공하는 것이다.
이게 진실이다. 그리 어려운 진실이 아니라 누구나 다 아는 진실이다.
지금 우리나라는 가도멸괵이란 고사속의 우나라 역할을 맡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