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의 힘>에서 보면 대만의 경제구조상 대기업이 발전할 수 없는 이유가 사회적인 환경에 따른 것을 알수 있더군요
1. 첫번째 이유: 쑨원의 유산+20년대 중국에 만연한 러시아식 사회주의+독일의 사회자본주의
우선 쑨원의 경우 민간시장경제를 불신했고 국가 주도의 발전을 모색했었다고 합니다. 당시 중국의 주권이 위태로운 상황이었기 때문에 그로 인한 반작용이었죠. 거기에다가 20년대 러시아의 사회주의가 들어오면서 중국의 공산당은 물론이고 국민당마저 그러한 영향을 강하게 받게 됩니다. 그리고 이후 국민당 산하 국가개발 위원회가 설립되는데, 거기서 위원회는 1873~1930년대 독일의 수출 카르텔에 대해서 연구하게 됩니다. 그러나 중국의 현실상 카르텔 구조를 이룬 기업집단에게 수출 규율과 보조금을 적용하기엔 불신이 심했기 때문에(특히 대규모 자본에 대한 농민들의 반발로 인해 농민들이 공산당을 선호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국민당입장에서는 대규모자본에 보조금을 지급하기 어려웠겠죠.. 이러한 경향은 대만으로 쫒겨간 이후에도 강하게 나타납니다.)
2. 독일/일본의 카르텔 구조를 국영기업에 맡기다
대규모 자본에게 수출 규율을 부여할 수 없었던 상황에서 대만 정부는 이들 재벌에게 부여할 수출독점권과 보조금을 대신 국영기업에게 지급합니다. 국영기업들은 공기업이었기에 모험적인 중공업에 대규모 투자를 하는 것보다는 잃더라도 손실이 적은 중소기업들에게 보조금을 지급하기 시작합니다. 이러한 국영기업들의 정책은, 자연스럽게 대만의 경제를 고부가가치 제조업을 담당하는 대기업 위주가 아니라 하청업체로서 소비자 가전에 사용되는 부품을 만드는 중소기업 위주로 재편이 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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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경우 박정희는 관동군 재직 당시 일본 만주국 개발청(당시 개발국 총책임자:기시 노부스케)이 수출 대기업에 대한 카르텔에 대한 보조 및 지원으로 산업정책을 이끌던것을 지켜보면서 한국을 수출대기업위주로 재편할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이러한 차이가, 대만이 토지개혁이 한국보다 높은 소출을 달성했음에도 불구하고 장기적으로 한국에게 지속적으로 뒤지게 된 원인이 되었습니다
1. 대기업에 대한 수출 규율이 혼잡스럽고 약해 경쟁력이 떨어졌음
2. 저부가가치 위주의 산업을 키우다 보디 마진이 크지 않아 새로운 투자로 이어질 수 없음. 따라서 규모의 경제의 달성에 실패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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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이 책은 이외에 일본과 중국/대만/한국/동남아시아의 각종 경제정책의 이유를 파고들어가고 있는데 기존의 이론과 많이 다른 접근법이라서 저에겐 매우 신선하고 재밌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