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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6-02-13 13:52
대만의 대기업이 발전하지 못한 이유
 글쓴이 : aghl
조회 : 3,112  

<아시아의 힘>에서 보면 대만의 경제구조상 대기업이 발전할 수 없는 이유가 사회적인 환경에 따른 것을 알수 있더군요

1. 첫번째 이유: 쑨원의 유산+20년대 중국에 만연한 러시아식 사회주의+독일의 사회자본주의
우선 쑨원의 경우 민간시장경제를 불신했고 국가 주도의 발전을 모색했었다고 합니다. 당시 중국의 주권이 위태로운 상황이었기 때문에 그로 인한 반작용이었죠. 거기에다가 20년대 러시아의 사회주의가 들어오면서 중국의 공산당은 물론이고 국민당마저 그러한 영향을 강하게 받게 됩니다. 그리고 이후 국민당 산하 국가개발 위원회가 설립되는데, 거기서 위원회는 1873~1930년대 독일의 수출 카르텔에 대해서 연구하게 됩니다. 그러나 중국의 현실상 카르텔 구조를 이룬 기업집단에게 수출 규율과 보조금을 적용하기엔 불신이 심했기 때문에(특히 대규모 자본에 대한 농민들의 반발로 인해 농민들이 공산당을 선호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국민당입장에서는 대규모자본에 보조금을 지급하기 어려웠겠죠.. 이러한 경향은 대만으로 쫒겨간 이후에도 강하게 나타납니다.)

2. 독일/일본의 카르텔 구조를 국영기업에 맡기다
대규모 자본에게 수출 규율을 부여할 수 없었던 상황에서 대만 정부는 이들 재벌에게 부여할 수출독점권과 보조금을 대신 국영기업에게 지급합니다. 국영기업들은 공기업이었기에 모험적인 중공업에 대규모 투자를 하는 것보다는 잃더라도 손실이 적은 중소기업들에게 보조금을 지급하기 시작합니다. 이러한 국영기업들의 정책은, 자연스럽게 대만의 경제를 고부가가치 제조업을 담당하는 대기업 위주가 아니라 하청업체로서 소비자 가전에 사용되는 부품을 만드는 중소기업 위주로 재편이 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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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경우 박정희는 관동군 재직 당시 일본 만주국 개발청(당시 개발국 총책임자:기시 노부스케)이 수출 대기업에 대한 카르텔에 대한 보조 및 지원으로 산업정책을 이끌던것을 지켜보면서 한국을 수출대기업위주로 재편할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이러한 차이가, 대만이 토지개혁이 한국보다 높은 소출을 달성했음에도 불구하고 장기적으로 한국에게 지속적으로 뒤지게 된 원인이 되었습니다

1. 대기업에 대한 수출 규율이 혼잡스럽고 약해 경쟁력이 떨어졌음
2. 저부가가치 위주의 산업을 키우다 보디 마진이 크지 않아 새로운 투자로 이어질 수 없음. 따라서 규모의 경제의 달성에 실패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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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이 책은 이외에 일본과 중국/대만/한국/동남아시아의 각종 경제정책의 이유를 파고들어가고 있는데 기존의 이론과 많이 다른 접근법이라서 저에겐 매우 신선하고 재밌더군요.
출처 : 해외 네티즌 반응 - 가생이닷컴https://www.gasen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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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NVB 16-02-13 14:09
   
저는 대만에서 대기업이 성장하지 않은 이유가 가족, 혈연밖에 믿지 않는 중국인 특유의 친족 중심의 배타주의에 있다고 들은적이 있습니다. 아버지가 사장, 어머니가 이사, 아들이 부장 이런식. 거기에 일본과의 관계가 우호적이어서 60년대부터 일본의 하청을 기반으로 산업이 성장하다보니, 중소기업 위주로 성장했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실제로 80년대까지는 중소기업으로도 충분히 산업이 잘 성장했으니, 굳이 대기업을 만들어야할 필요를 못느낀 것일테구요.
     
aghl 16-02-13 14:13
   
가족,혈연밖에 믿지 않는 것은 한국을 따라올 나라가 없습니다. 단순히 그런면에서만 가지고 대만을 분석하면 오류가 생기는 거지요. 어떤 민족적 기질이 국가경제성장에 영향을 미칠 확률은 생각보다 극히 희박합니다
          
KNVB 16-02-13 14:19
   
물론 큰 틀에서 유교 사상과 농촌 협동 경제로 한국도 가족, 혈연을 중시하는 건 맞습니다. 하지만, 중국인들을 직접 겪어보시면 아시겠지만, 그들의 가족관계라는 건 훨씬 더 배타적이고, 특별합니다. 우리와는 차원이 다릅니다.
               
aghl 16-02-13 14:24
   
일단, 재벌기업집단(남한)이나 국가를 자식에게(북한) 3대쨰 물려주는 가족구조가 어디가 더 강하게 나타나는지 보시면 답이 나옵니다. 이러한 분석은, 프랜시스 후쿠야마 교수를 비롯한 저명한 학자들이 주장하는 것이죠.

한국은 애초에 질식될 정도로 엄청난 집단주의,가족주의의 틀에서 사고를 바라보는 편이며(일본만큼은 아니지만) 국가를 확대된 가족으로 보기에 다른 국가에서 나올 수 없는 국가주의가 판을 치기도 합니다. 중국은 의외로 개인주의가 무척이나 강한나라로 한국과 비교 대상이 되긴 힘들겠죠
                    
KNVB 16-02-13 14:40
   
너무 이야기가 확장되는 거 같네요.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건, 대만의 중소기업 중 가족만으로 아버지가 사장, 어머니가 상무, 아들이 부장, 딸이 과장, 사위가 대리. 이런 식의 중소기업이 다수를 차지했다는 것입니다. 한국의 경우, 친구와 친해지면 사업적으로 함께 할 정도는 되지만, 대만의 경우, 그보다 가족중심으로 소규모회사를 꾸리고, 비혈연을 믿지않는 경향이 더 높았다는 것을 말하고 싶을 뿐입니다.
푼수지왕 16-02-13 14:17
   
상당히 흥미로운 책 같은데 님 덕분에 나도 한번 읽어보겠음.
     
aghl 16-02-13 14:18
   
네.. 분명히 흥미로운 책입니다. 그런데 약간 번역이 너무 직역위주라서 그런지 한번에 쭉쭉읽히지는 않더군요. 특히 앞부분 농업쪽 관련해서는 어느 정도 지식이 좀 있어야 이해가 되실 듯 합니다. 그런것만 차치하면 굉장히 흥미로운 책이죠
Nitro 16-02-13 14:18
   
주로 밀고 있는 산업의 특성이 아닐까 싶네요.
산업중에는 규모의 경제가 크게 일어나서 자연독점이 발생하는 산업이 있는가 하면 규모의 경제 영역이 작아서 다수의 기업이 난립하는 산업이 있죠.
낮은 수준의 제조업이나 하청업 같은 경우에는 규모의 경제가 크게 작용하지 않는 산업입니다.
이런 경우에는 시장지배적 지위를 가진 대기업이 발생하기가 쉽지 않죠.
한국도 원래는 그랬던걸로 압니다.
IMF이전엔 재벌이 수두룩했지만 그 재벌들 각각의 규모가 현재처럼 크지도 않았죠.
한국같은 경우엔 IMF를 거치면서 재벌들이 정리된 것도 있지만 브랜드 등이 중시되는 최종고부가가치소비재를 생산하는 방향으로 산업이 재편되면서 자연독점적 요인으로 초거대규모의 대기업이 발생한게 아닌가 생각되네요.
     
aghl 16-02-13 14:22
   
님의 생각이 일반적인 분석이라지만 이 책의 경우 낮은 수준의 제조업이나 농업에서 오히려 대규모의 경제가 발생할 확률이 높다고 역으로 생각하여 접근합니다.

1차 산업인 농업과 낮은 제조업에서 발생한 대규모 자본에 대한 적절한 통제가 바로 동북아시아와 동남아시아의 운명을 가른 것중 하나라고 분석하기도 합니다.
KNVB 16-02-13 14:33
   
대기업이 발전하지 못한 이유와는 조금 다른 이야기지만, 대기업이 중소기업 위주 산업보다 우세하게 된 이유는 90년대의 인터넷 발달이라고 봅니다. 인터넷의 발달로 전세계는 보다 거리가 가까워지고, 긴밀해졌으며, 글로벌 시장이라는 거대한 수요가 기업앞에 놓였을때, 대기업이 중소기업에 비해, 규모나 물량, 자원, 유통망, 광고 등에서 우위를 갖고 수요자의 다양한 욕구에 더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90년대 이후 한국과 대만의 경제적 위치가 역전되었습니다. 또한, 대만은 이모작을 할 수 있는 온난한 기후입니다. 기후가 온난해서 의,식,주 문제가 한국보다 쉽게 해결가능했다는 점도 한국보다 산업화의 절실함이 덜했다는 이유가 될 것입니다.
     
납땜질 16-02-13 14:40
   
세계화 이후에 대기업의 강점이 부각되었죠...
납땜질 16-02-13 14:39
   
국민당 자체의 안정적 성장전략도 영향이 있겠죠...
국민당이 국부천대하고 도망가는  근본 원인 중 하나가
하이퍼 인플레...송미령 송가일족이 미국 연준처럼
화폐발행권을 쥐고 돈을 걍 쏟이버림...
물가상승에 민감할 수밖에 없으니 경공업 소비재  중시를 할 수밖에
귀요미지훈 16-02-14 04:15
   
대만애들은 자기네는 일본처럼 될 수 없다고 아예 포기한거고,

한국은 아무것도 없었지만 (본인이 의식을 해건 못했건 의식내부에서) 일본처럼 혹은 일본보다 더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던거고..

민족의 역량에 대한 이런 자신감이 없었다면 중화학 공업 육성을 해야겠다는 판단과 실행을 못했을거라고 봅니다.
국뽕도싫다 16-02-14 16:46
   
현실은 대만이 우리보다 gdp에서 차지하는 대기업 비중이 더 큼

그리고 대만도 괜찮은 대기업 많아요

저거 90년대까지나 통용될 이야기였지 90년대 이후엔 다 대기업위주로 재편됨

tsmc 홍하이, 폭스콘 등등
끄으랏차 16-02-14 23:32
   
초기자본과 주요산업의 국영화가 컸죠.
대만은 세계대전 전후의 대규모 자본과 주요 내수산업을 국영화 해버렸고
우리나라는 그대로 놔두고 갔죠.
이 때문에 대만에서 새로 기업을 하는 사람은 대규모 자본이 없는 사람이자 내수시장 장사를 피해서 사업을 해야하니
당연하게도 수출위주의 중소기업형태를 띄게 되죠. 중소기업이 가장 쉽게 수출하는 방법이 OEM 같은 식이니 이 계열로 발전해가죠.
반면에 우리의 경우에는 일제강점기의 자본가가 철퇴를 맞지 않고 내수도 국영화하지 않았죠.
덕분에 일제가 수탈한 쌀 정미해서 일본 본토로 보내서 돈 모은 사람이 그 자본으로 그대로 내수를 잠식해들어가서 국내 최대 기업을 일구고요.
똑같이 부패한 권력자들이었지만
직접적으로 자신들이 손에 쥐고 빨아먹은 대만은 중소기업이 발전해가게 되고
정경유착을 통한 우리나라는 대기업이 발전해가는거죠.
이러한 스탠스의 차이가 경제정책을 결정하게 되어서 지금의 형태에 이르렀죠.
다만 대만은 중소기업들도 이제 충분히 자본을 모은덕에 그 중소기업들이 슬슬 대기업이 되어가고 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