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나 철없이 학창시절을 보내다가
늦게 정신차려서 폴리텍을 들어가서 운좋게 대기업 생산직에 입사했습니다
사실 최근까지만 해도 4년제가 부럽단 생각을 해본적이 없어요
교대를 하지 않아도 4천이 넘는 초봉에 옛날부터 동경해왔던 꿈의 회사였기에 왜 실속없게 사람들이 대학에 집착하는지 이해가안갔죠
그런데 정말 좋아하는 여자친구가 생기고
결혼을 전제로 교제하고자 여자 친구의 부모님을 뵈려했는데
여자 친구 부모님께서 특히 할아버지께서 너무 반대를 하시네요
여자 친구는 집이 좀 여유로운 편이고 7급 공무원을 목표로 공부중인데 딸을 대학도 안나온 생산직 남자에게 주고싶진 않으신가 봐요
방금 여자 친구의 아버지께 연락이 왔는데 화내시는게 아니라 점잖으시게 설득조와 부탁조로 말씀하시는데 그게 오히려 더 가슴이 아프네요 둘다 상처받고 불행해지고 끝날거라고
고등학교때 부터 피땀흘려서 공부한 친구들과 놈팽이짓 한 나의 차이가 여기서 나는구나
라는 자괴감과 철이들고 나중에라도 정말 열심히 했는데 그렇게 나란놈이 못마땅하신가 라는 억울한 감정도 생기구요
현실적으로 대학 학위를 취득하기도 어렵고 아무리 고개숙여도 여자친구의 가족들의 반대가 너무 심하십니다
할아버님은 울기까지 하셨답니다 대성통곡하시면서
일단은 최대한 인정받고싶기에 무작정 영어라도 하고있습니다
유창하게 영어라도 할 줄알면 날 좀 다르게 봐주실까 하는 유치한 생각으로요
여자친구는 신경쓰지말라는데 전 너무 초조하고 창피스럽네요
아버님말씀 대로 나중에 저때문에 여자친구가 창피를 당하진 안ㅇ을까 라는 생각에 위축도 되고요
하지만 절대로 제 회사를 그만둘 생각은 없거든요
제 직장에 큰 자부심과 애정이있고 요즘같은 시기에 취직도 어럽구요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고 누구에게 이 이야길 해야할지도 모르겠어서 이렇게 익명으로 글 써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