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궁극적으로 정체성이라는것 자체가 소멸할 것이라고 말을 했었습니다.
(http://www.gasengi.com/main/board.php?bo_table=EastAsia&wr_id=117240)
많은 사람들이 그럴듯하게 주장하는 민주주의, 그리고 쾌활하고 자유로운 시민. 뭐 좋은 말이기는 한데 만약 이런 쪽으로 사상의 방향을 돌리고 미래는 이래야 한다라고 한다면야 궁극적으로 국가/개인에 관한 모든 정체성을 스스로 폐기처분하든가, 세계정부-코스모폴리탄-세계시민으로서의 자각을 하는게 더 좋다고 했습니다. 제가 봤을때에는 민주주의를 강조하는 사람도 '어딘가 어설프게 보이는 타협주의자' 정도로 보는 식인데 (말하자면 진짜는 못되고 대충 어설프게 반쯤은 하는 그런 정도)
그래서 그런 분들을 위한 역사적 선택지가 있어요. 자본, 기업, 사상, 국가, 민족 그 모든 것들을 '착취'로 생각하면서 혹은 지배수단으로 생각하면서 이데올로기에 대한 공격을 하든가하는 방법외에는 없어요.
1. 마르크스처럼 역사적 변증법을 거쳐서 궁극적으로 프롤레타리아독재(현대식으로 표현하면 민중의 궁극적 승리)가 찾아올 것이다라는 노선 => 러시아 멘셰비키
2. 거의 자연법칙처럼 인식되는 마르크스의 변증법을 따르지 않고 폭력노선을 타든가 => 바쿠닌, 블랑키, 레닌
3. 존재하는 거의 모든 것들을 권력적 도구로 인식하면서 무정부주의로 가든가 => 크로포트킨
4. 낭만적 공동체를 구성해서 독립을 하든가 => 생시몽, 오웬, 푸리에
어쩄거나 기존체제를 힘으로 무너뜨려야 한다, 혹은 사상과 자연법칙화된 사회변동이 무너뜨릴 것이다, 아니면 걍 도피나 낭만적 건설 정도로 귀결되는 역사상 사례들이 이건데, 이건 그렇다치더라도
'이 나라는 썩었어' 라는 식의 존재규정을 하고 누군가에 대한 규탄, 민주주의를 강조하는 건 자기모순의 사례라고 봐요. 그 썩은 나라가 문제다라고 행동을 하든 생각을 하든 자기 스스로도 자기가 비판하는 곳과 똑같은 지평위에 서 있거든요. 민주주의에 대한 극단적인 강조는 자신이 비판하는 그 사람들과 똑같다고 보는 쪽입니다. 니체의 말이 생각이 납니다.
"괴물과 싸우는 사람은 그 싸움 속에서 스스로도 괴물이 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우리가 괴물의 심연을 오랫동안 들여다보면 그 심연 또한 우리를 들여다보게 될 것이다"
선악의 저편에 나오는 다들 아는 말이지만, 한번 곰곰히 생각해보세요. 자신은 괴물과 싸우고 있다고 생각하겠지만 이미 괴물이 되고 말았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