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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5-09-10 08:30
미국의 슈퍼히어로물의 변천사. 성인 취향이 되었던 과정
 글쓴이 : 그럴리가
조회 : 3,648  



1. 영웅은 난세에 난다 - 골든 에이지

슈퍼히어로의 등장 이면에는 인간 능력의 한계를 뛰어넘고 싶은 다양한 욕망이 숨어있다. 미국은 다양한 슈퍼히어로 캐릭터들이 태어난 슈퍼히어로의 마더랜드 같은 대륙인데, 미국에서 코믹스가 태어난 시기는 전쟁이 횡행하던 시기였다. 영웅은 난세에 난다는 말이 있듯이, 당시 슈퍼히어로는 독일군이나 일본군을 물리치던 혁명가의 면모를 띠고 있었다. 인간의 존재 가치와 능력이 무의미해진 그 시기에 사람들은 코믹스에 열광했다고 한다. 1차 세계대전과 2차 세계대전의 경계에 있는 1930년대 부터 1940년대가 슈퍼히어로의 원조라 할 수 있는 슈퍼맨과 배트맨이 탄생한 시기이자, 코믹스가 가장 많이 팔린 이른바 <골든 에이지>이라는 점을 보면, 당시 슈퍼히어로 캐릭터 소비의 이념에 있는 심리를 엿볼 수 있다. 

           -DC코믹스의 슈퍼맨과 배트맨. 당시 DC코믹스는 이 영웅으로 코믹스의 골든 에이지를 이끌었다-


                                   - 배트맨의 처음 등장. <Detective Comics vol.27> -

 그러나 전쟁이 끝나자, 코믹스의 인기는 하락세를 맞게 된다. 초인간적인 능력과, 마냥 정의로운 성격의 히어로들은 더이상 인기를 끌지 못했다. 상황이 바뀌자, 그들은 더이상 시대상을 그대로 반영하고 사람들의 욕망을 실현시켜주지 못했다. 사람들은 더 가볍거나(로맨틱 코미디), 더 리얼하거나(서부극), 더 자극적이거나(포르.노, SF) 한 것들을 원하기 시작했고, 코믹스는 점점 이들 사이에서 뒤로 물러나기 시작했다. 판매량의 급감보다 더 큰 타격을 준 것은 사회내에서 발생하기 시작한 코믹스 캐릭터들에 대한 비판이었다.

 당시 심리학자였던 프레드릭 웨덤 박사는 <순수에의 유혹>이라는 저서를 통해 코믹스들이 폭력, 섹.스, 마약 등으로 점철되어 있어 아이들에게 해롭다고 하였다. 이 과정에서 큰 논란이 발생하였고, 결국 상원에서 청문회를 개최하기에 이르렀다고 한다. 그래서 만화 제작자들은 자체적으로 CCA라는 검열 기구를 만들어 유해 요소를 사전에 차단하기로 결정한다. 이 과정에서 정의의 사도인 슈퍼맨은, 아이들이 슈퍼맨 처럼 되고 싶게 만들며, 그래서 범법의식을 가지게 만드는 파시스트으로 변질 되었고, 로빈과 파트너쉽을 이루는 배트맨은 졸지에 게이가 되어 버리기도 했다.

2. 슈퍼스트레인저들의 등장 - 플래쉬와 함께 찾아온 실버 에이지

 골든 에이지때 <플래쉬>라는 캐릭터가 있었다. 이 캐릭터는 완전히 색다른 모습으로 탈바꿈하여 실버 에이지, 즉 슈퍼히어로 들의 새로운 전성기를 연다. 전 시대의 플래쉬 캐릭터의 이름은 '제이 게릭'이었다. 플래쉬 캐릭터를 소유하고 있던 DC코믹스는 새로운 히어로를 탄생하기 보다는, 전 세대 코믹스 팬들에게 익숙한 '플래쉬'캐릭터를 재정비하기로 결정한다. 이 배경에서 제 2대 플래쉬 베리 앨런이 등장하게 된다. 외모는 좀더 날렵해졌고, 설정은 좀 더 치밀해진 이전 시대의 인기 캐릭터는 폭발적인 반응을 얻으며 슈퍼히어로들의 제 2 전성기 <실버 에이지>를 연다. 이 와중에 DC코믹스는 자사의 다른 캐릭터(그린랜턴 등)을 리디자인해서 등장시켰으며, 덕분에 슈퍼히어로의 연합체인 '저스티스 리그'를 만들어내기에 이른다. 

-DC 코믹스 슈퍼히어로들의 연합체인 <Justice League of America>. 왼쪽 하단에 빨간 수트를 입은 캐릭터가 플래쉬이다. 슈퍼맨, 배트맨, 원더우먼의 모습도 보인다.-

*이 때 중요한 일이 발생한다. 제2플래쉬 배리 알렌이 전 시대의 배트맨, 슈퍼맨과 함께 저스티스 리그에서 활약하면서, 이제까지 DC코믹스가 만들어 왔던 세계관에 구멍이 생긴 것이다. 그래서 DC 코믹스는 제1플래쉬 제이 개릭과 제2플래쉬 배리 알렌이 사는 세계는 동일한 공간을 차지하지만, 진동주파수가 달라 정상적으로는 만날 수 없는 이른바 '평행우주'개념을 만들기에 이른다. 캐릭터들이 시 공간을 넘나들 수 있는 배경을 만들어 준 것이다. 

 당시 코믹스 계에는 DC 코믹스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골든 에이지에서 슈퍼맨과 배트맨에 살짝 밀리는 모습을 보였던 마블 코믹스도 있었다. 당시 마블 코믹스는 스탠 리라는 작가가 이끌고 있었다. 기존의 캐릭터를 발전시킨 DC와는 달리, 스탠 리는 전혀 새로운 실험을 하기로 한다. 결과는 '이상한 놈들의 탄생' 이었다. 

 과거 골든 에이지때의 히어로들은 그야말로 초인적인 슈퍼히어로 들이었다. 인간을 넘어서는 존재였던 것이다. 그러나 스탠리는 실버 에이지 시대의 캐릭터들을 약간 모자란 놈들로 설정한다. 골든에이지 히어로들이 무결점의 존재였다면, 실버에이지 시대의 히어로들은 눈에 띄는 결점을 하나씩 가지고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그리고 이들은 인간적인 번뇌를 안고 살아가는 모습을 보인다. 이 시대의 산물이 판타스틱 4, 스파이더맨, 아이언맨 등 현재 가장 활발하게 영화화 되고 있는 마블의 캐릭터들이다. 

-마블의 실버에이지 부흥 신호탄을 쏘아 올렸던 판타스틱 4. 우연한 계기로 우주에 갔다가 이상 물질에 노출되어 신비한 능력을 갖게 되는 인간 4명을 그린 이 만화는, 수퍼파워를 얻은 뒤에도 인간적인 약점을 가지는 캐릭터들을 리얼리티를 잘 살려서 그려내었다. 이 후 마블 캐릭터들의 특징 처럼 굳어진 컨셉을 형성하기도 했다.-

 마블과 DC는 당시 슈퍼히어로 캐릭터 공장의 양대 산맥 이었지만, 성격은 뚜렷하게 달랐다. 실버에이지 시대에 스탠리는 마블의 캐릭터로 다양한 실험을 했다. 정체를 감추는 것이 슈퍼히어로의 운명처럼 여겨졌다면, 마블의 캐릭터들은 종종 공개적으로 활동하고, 사회 속에서 냉대를 받기도 한다. (코믹스가 낮설다면 영화 <아이언맨>이나 <판타스틱 4>를 보면 이해에 도움이 될 것이다) 이 속에서 존재론적인 고민을 리얼하게 그려내었다 것이, 마블사의 특징이다. 이 특징은 양사의 슈퍼히어로 연합체를 비교해 보아도 알 수 있다. DC에 <저스티스 리그>가 있다면, 마블에는 <어벤져스>가 있다. 

-마블의 연합체 <어벤저스> 캡틴 아메리카, 블랙 위도우, 헐크, 아이언맨 등의 모습이 보인다. 이들은 제대로 융화되지 못하고 서로 다투며, 각각 심각한 결점들을 안고 있다.-


3. 프랭크 밀러, 프랭크 밀러. - 모던 에이지 - 대새는 BAD ASS!

 재능있는 작가의 등장은 실버 에이지의 종말과 함께 새로운 시대의 출연을 예고했다. 그 기수에는 프랭크 밀러가 있다. 

1979년 프랭크 밀러는 마블의 데어데블을 맡게 된다. 그는 리얼리티를 한층 강화시켜 더욱 폭력적이고 인간적인 매트머독을 탄생시켰다. 나쁜 남자의 시대를 연 것이다. 이렇게 데어데블은 코믹스에서 시대를 전환하는 캐릭터가 된다.

시대의 흐름에 맞춰 실버에이지 시대를 열었던 제2플래쉬 배리앨런이 죽으면서, 실버 에이지는 막을 내리고, 모던 에이지 시대가 도래하게 된다. 그리고, 그 시작과 중간과 끝에는 프랭크 밀러가 있었다. 

이 시대의 코믹스는 훨씬 더 성인 취향으로 성과 폭력을 밀도 높게 다루었으며, 선과 악의 경계를 모두 지워버리고 제대로 된 나쁜 놈들이 등장하기 시작한다. 혹자는 그래서 이 시기를 모던 에이지가 아닌 포스트모던 에이지, 즉 모든 경계를 해체시킨 시대로 명하기도 한다. 또한 이 시기에 최후의 전쟁, 최후의 심판 등 기독교의 메시아적 컨셉이 자주 등장한다. 아마 세기말이라는 시대상이 반영 된 결과일 것이다. 즉 간단히 정리하면 골든 에이지때는 2차 세계대전을, 실버 에이지 때는 새로운 시대에 대한 변화를 그렸다면 모던 에이지(브론즈 에이지라고도 함)때에는 세기말이 주 시대상으로 나타나게 된다. 

프랭크 밀러 이외에도 이 시대의 유명한 작가는 알란 무어가 있다. 알란 무어는 코믹스의 서사 수준을 한 단계 높였다는 평을 듣고 있다. 프랭크 밀러와 알란 무어는 캐릭터보다 작가가 더 중요한 시대를 열게 된다. 모던 에이지는 이 두 작가의 기념비적인 작품 두개로 대표된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프랭크 밀러의 <배트맨 : 다크 나이트 리턴즈>와 알란 무어의 <와치맨>이다. 

마블에서 DC로 옮겨간 프랭크 밀러는 <배트맨:다크나이트 리턴즈>를 통해 세련된 누와르적 터치, 파격적인 설정을 선보인다. 이전 로빈과 배트맨의 게이 논란 등에 휩싸여 이미지 쇄신에 공을 들였던 DC코믹스의 고생을 단순에 끝내주기도 한다. 이듬해 프랭크밀러는 프리퀄 형식으로 돌아가서 <BATMAN : ONE YEAR> <BATMAN BEGINS>를 차례로 발표한다. 

- 특별한 능력이 없는데도 스스로 영웅의 길을 선택해 잔혹하게 악을 응징하는 자들의 이야기. 파괴와 재창조의 기치를 내 건 모던 에이지의 이야기 답다 -

모던 에이지 시대에도 전 시대의 영웅은 계속 존재한다. 다만, 이 시대의 영웅들은 기존 시대와는 달리 엄청난 고뇌에 빠진 모습을 보여준다고 한다. 자기 분열을 극심하게 겪게 되는데, 여기는 서로 다른 성격을 지닌 자아가 복제기술을 통해 분열되면서 위기를 겪는 모습들이 나온다고 한다. 조금 더 진지해지고 철학적인 면모를 엿볼 수 있다. 

 즉 종합해 보면, 슈퍼히어로 캐릭터들은 중요한 역사 이벤트에 맞추어, 시대의 흐름에 맞추어, 시대의 욕망을 충실히 잘 구현해냈다고 볼 수 있다. 혹은 그 이상의 실험과 시도로 다양하고 철학적이기까지 하다. 무결점의 영웅에서, 인간적인 영웅, 그리고 악당에 이르는 이들의 변천사는 우리에게 또 우리가 사는 사회에 대해 어떤 함의를 제공할까. 여기에 소개하지 않은 캐릭터는 너무 많을 정도로 슈퍼히어로의 세계는 무궁무진하다. 차차 포스팅해보도록 하겠다.






출처 : 해외 네티즌 반응 - 가생이닷컴https://www.gasengi.com
그럴리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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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럴리가 15-09-10 08:31
   
해당 블로그 가면 히어로 관련 재미있는 글들을 더 볼수 있습니다.
주말엔야구 15-09-10 09:27
   
으음....엑박이네요;;
지미페이지 15-09-10 09:45
   
엑박입니다.
ellexk 15-09-10 10:44
   
와치맨은 진짜 내용이 급 암울..
이 작품은 히어로라 해봐야 오지맨 디아스 외엔 아무런 능력도 없습니다
단지 할로윈 복장을 한 자경단일뿐

오지맨 디아스도 움직임이 빠르긴 한데 결국 스피드업 이소룡 수준..

마블로 치면 티어1급이 퍼니셔나 닉퓨리정도


여기에 더해 진짜 암울한건 닥터 맨하탄이란 존재가 있기때문이죠
이건뭐...  힘만 쌘 슈퍼맨과는 급이 다릅니다
모든 사물을 분자구조에서 조종이 가능하고 죽지도 않고 데미지도
안입고 평소엔 대량의 방사선을 몸에서 방출하며
날아다니고 다른행성까지 순간이동하고 거대화되고.....  생명체 레벨이 아니죠
(거기에 더해 알몸상태입니다 안구테러 당해요 노모입니다 작가가 미쳤어요)

아마 슈퍼맨조차 손가락 하나로 분해해버릴지도 모릅니다

더 끔찍한건 이런넘이 성향은 또 카오스에 지딴엔 중립이라고 하는데
다크성향입니다 만약 일반인 레벌의 다른 히어로들에게 딴지걸면
다른애들은 어쩌란건가요

배트맨 vs 슈퍼맨은 슈퍼맨 안티수트에 크립토 나이트라도 있지...
이건 뭐 완전 벨런스 파괴 설정이죠


실제로 작중에서도 다른 히어로들에게 맨허튼은 공포의 존재에
죽음의 신같은 존재입니다


ㅋㅋㅋ 게다가 이작품은 빌런이 없습니다
(아 닥터 맨하탄이 빌런입니다 작가가 미쳤어요ㅋㅋ)

결국 최대의 적은 같은 히어로들이죠

저스티스 리그처럼 서로를 존중하는건 개나 줘버린..
거기다가 같은 히어로끼리 강간을 하지않나 살인을 하지않나
대단히 현실적이고 암울한 작품이고 고전적인 히어로 물만
경험한 분들은 멘붕에 빠지게 만드는 작품이에요
     
백척간두 15-09-10 11:40
   
그럼에도... 재밌습니다. 개인적으로 히어로 작품중에 최고인 것 같습니다.
          
ellexk 15-09-10 11:45
   
네 명작임엔 분명하죠

저도 왕팬이고

다만 그림체가 매우 올드하여 좀 호불호가 갈립니다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