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현 일본번역 보면서 또 한 번 느낀건데
일본인은 해외에서 성과를 내거나 인정받는 한국인에게 붙이는 특별한 코멘트가 있더군요.
평소에는 옴진리교의 광신도 처럼 반한을 외치며 매도하기 바쁘던데
한국 선수의 능력에는 자신들도 감탄할 수 밖에 없나 봅니다.
그런데 이게 사실 이율배반적이에요.
한국인의 우수함을 인정해버리면 자신들이 그동안 쌓아온 반한의 정체성이 무너지니까요.
그래서 어떤 특별한 장치로 면죄부를 줘, 합당성을 강구해야 하는데
그 재료가 바로 다름아닌.......
"나는 비록 한국인을 싫어하지만 이 선수 만큼은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나는 비록 혐한이지만 감탄할 수 밖에 없다"
"나는 비록 넷우익이지만 예의바른 그를 존경한다"
"나는 비록 반한이지만 그는 친일이기 때문에 친밀감을 느낀다"
"나는 비록 한국을 인정하지 않지만 그는 다른 한국인과는 다르기 때문에 평가한다"
위와 같은 것들이란 말이죠.
싫음과 좋음이 미묘하게 교차하는 감정 상태를 읽을 수 있어요.
세계에서 인정받는 한국인을 무턱대고 매도해버리면 일본인의 편합한 본성이 여지없이 드러나기 때문에
빈축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한 마지막 궤변의 흔적이랄까,
어쩔수 없이 무릎꿇고 인정해야만 하는 내면의 혼란과 정서적 불안감이 느껴집니다.
그래서 [분하지만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와 같은 문장이 유행된 것인지도..
아마도 일본인이 제일 숨기고 싶어하는 감정중 하나가 아닐지?
참 재밌지 않습니까?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