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스쿠니 신사는 그냥 사설 종교법인이다. 이 신사는 일본이라는 국가와는 법률적으로는 아무 관계도 없다. 그러므로 현재 야스쿠니 신사의 지위는 야스쿠니 교단이라고 할 수 있다. 여기에서 추도하는 것도 딱히 일본에 그런 법이나 조례가 있어서 하는 게 아니며, 일본 정부에서도 제어할 권한이 달리 없다. 그냥 자발적으로 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것이 눈가리고 아웅 수준인 것도 사실이다. 정치인들이 사적으로 참배하는 것은 물론이요, 일본 후생노동성에서는 자위대 대원 같은 사람들의 명부를 넘겨주는 일을 하면서 대놓고 야스쿠니 신사의 업무를 지원하고 있으며, 일본의 신토신사를 관리하는 신사본청도 야스쿠니 신사와 업무를 제휴하고 있다. 방위대학교 사관생도들도 참배를 하는데, 방대 측에서는 개인 참배라고 하면서도 이동시에 편의를 봐주고 있다.
그러므로 엄밀히 따지자면, 야스쿠니 신사는 현충원이나 알링턴 묘지와 같은 국가의 공공 추모 시설과 같은 위치에 설 수 없다. 따라서 '현재의 법률상으로는' 일본에는 제대로 된 추모 시설이 없는 것이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현충원은 국립묘지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로서 운영되고 있어서 국가의 공식적인 시설이며, 알링턴 묘지는 종교에 대해서 중립적이고 그리스도교만이 아니라 다른 종교의 예식에 따른 장례도 허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국가신토의 사설 종교집단'인 야스쿠니 신사와는 커다란 차이가 있다. 물론 현충원 역시 종교에 대해 중립적이다.
하지만 "일본은 국가에 몸바친 사람을 위한 추도 시설이 없으니 (야스쿠니 신사를 대체할) 시설을 건설하자."는 주장은, 우익 측에서는 "야스쿠니 신사가 있다."는 이유로 반대하고 있다. 정상적인 국립묘지가 생긴다면 야스쿠니 신사가 얼마나 비정상적인 시설인지 여지없이 드러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