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복문서에 서명만하고 한국이나 중국, 동남아, 그리고 저 멀리 네덜란드 등의 피해국가들은 둘째치고 가장 중요한 "승전국" 미국에게 독일이 루즈벨트와 처칠, 스탈린에게 했던 것처럼 사죄나 전쟁 배상금을 지불하지 않은 일본을 미국이 좋게 생각할까요?
자신에게 원폭 두방을 날리고 패배의 굴욕을 씌운 것도 모자라서 자기 땅에 들어와 마음대로 이래라저래라하는 미국을 일본이 좋아할까요?
감정만 따진다면 이 둘은 철천지 원수지간입니다.
공산진영을 막기에 급급한 미국이 임시방편으로 돈을 마구 퍼다주어 일본을 키워주면서 세월이 지나면서 감정들이 묻혀있었던거죠.
하지만 고인 물은 썩는 법이죠.
냉전시절부터 지금 시대까지도 미국은 돈이나 군사력같은 물리적인 것으로 일본인들의 마음을 살 수 있을거라 생각했을지 모르지만 그러지 못했던겁니다.
일본은 전쟁 배상이나 역사문제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면서 한국과 중국에 대한 비난만 늘어놓았고 미국은 이 문제에서 자신은 전혀 상관없다는 듯이 행동했던 것은 다들 아실겁니다만.
미국이 "일본의 이러한 행동이 일본인들의 내면에있는 미국에 대한 앙금을 다른 식으로 표현한 것"이라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면 그게 이상한거겠죠. 태평양 전쟁 당시 일본에 맞서 싸웠던 국가가 다름아닌 미국 본인이거든요.
미국도 그들 나름대로 사정이 있죠. 다들 아시다시피 중국견제 말입니다. 미국은 일본에게서 중국견제라는 이익을 얻는 대신에, 역사문제를 눈감아주고 있다는 것은 길게 말해봤자 입만 아프겠죠. 중국견제가 최우선 과제인 미국이 일본 우경화의 심각성을 안다고 해도 선뜻 나서줄리는 전무하고 말이죠...
하지만 제가 앞에서 뭐라고 했습니까? 미국에 대한 앙금을 80년이 다되가도록 간직해온 일본입니다. 그런 일본이 미국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으리란 법은 없는거죠.
일본이 자신의 전쟁 패배를 미국이 책임지라는 식으로 요구한다면?
예를 들어, 원폭피해 배상이라던지 태평양 전쟁당시 미국이 일본인들을 가둔 수용소 문제라던지.
미국과 일본 사이의 갈등의 불씨는 분명히 존재합니다.
저는 일본의 극우들이 미쳐 날뛴 나머지 이 갈등의 불씨들을 건드려 주기만을 손꼽아 기다리는 중입니다.
그럼에도 미국이 역사문제를 눈감아주면 자국의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을 것은 분명해지는 것은 물론 2차세계대전 승전국으로써의 자존심까지 한낮 보호국이자 전범국인 일본에 의해 짓밟히게 되겠죠. 위에서도 말했지만 미국도 태평양전쟁의 당사자니까요.
과연, 미국이 자신이 승전했던 과거의 명예를 포기하고 자국의 태평양전쟁 참전용사들을 욕보이게 할 만큼 비굴한 국가인지
아니면 역사앞에서 당당한 진정한 선진국의 자세를 보여줄지
오직, 미국이 선택할 문제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