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뮤니티
스포츠
토론장


새 잡담게시판으로 가기
(구)잡담게시판 [1] [2] [3] [4] [5] [6]
HOME > 커뮤니티 > 잡담 게시판
 
작성일 : 19-01-22 09:58
데자뷰 현상을 과학적으로 해석하면?
 글쓴이 : 러키가이
조회 : 927  


데자뷰 현상을 과학적으로 해석하면?


데자뷰 현상을 모티브로 삼아 시간여행을 다룬 영화 `데자뷰` /사진=브에나비스타코리아 제공
[박상준의 사이언스&퓨처-27] 폐쇄회로(CC)TV나 위성사진 등등 온갖 빅데이터를 이용해 과거 특정 시점을 재현한 다음, 그 과거로 사람이 직접 시간여행까지 한다. 2006년 제작된 미국 영화 '데자뷰(데자뷔)'의 설정이다. 사실 이 영화의 주된 내용은 제목과는 좀 결이 안 맞는다는 느낌이 들지만, 아무튼 데자뷔 혹은 기시감과 관련해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는 모티브로서는 충분하다.

기시감, 또는 프랑스말 데자뷔(deja-vu)로 알려진 현상을 경험해보지 않은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분명히 처음 가보는 곳인데도 낯이 익다거나, 누구와 특정 대화를 나누는 상황이 갑자기 처음이 아닌 것 같은 느낌이 들거나 등등. 이런 현상을 해명하기 위한 이론도 폭넓은 영역에 걸쳐 제시되어 있다. 신경생리학이나 정신의학 같은 의학적 접근에서부터 양자역학적 다원우주론이나 평행우주 등 SF적 해석에다 심지어는 전생의 기억이라는 유사과학적 가설까지.

먼저 기시감이 대부분 시각이미지와 관련돼 있다는 점에 주목하여, 시신경 및 그와 관련된 두뇌의 해석 프로세스 문제로 보는 이론이 있다. 인간의 두뇌는 시각정보를 받을 때 0.3초 이상만 시간 차가 나면 별개 사건으로 인식한다고 한다. 그래서 하나의 풍경을 양쪽 눈으로 보고 그 정보를 두뇌에 전달할 때 어떤 이유로 0.3초 이상 차이가 나면 앞서 도착한 정보와 나중의 정보를 별개로 인식해 결과적으로 기시감을 느끼게 된다는 것이다. 즉 먼저 도착한 한쪽 눈의 정보를 우선 해석한 뒤 기억 속에 저장하고, 그다음에 도착한 다른 쪽 눈의 시각정보는 방금 전에 도착한 정보와 대조하여 '낯익은 곳'이라는 느낌을 자아낸다는 설명이다.

그렇다면 왜 시간 차가 생길까. 이에 대해서는 인간 두뇌가 기본적으로 전류로 작동한다는 사실로부터 유추하여 0.3초라는 찰나의 순간 동안 어떤 생리적인 이유로 시신경회로가 잠시 방전과 재충전을 겪으면서 정보의 연속성이 단절되는 것 아닌가 하는 가설이 제시되기도 했다. 이상은 시카고대 물리학과 출신의 C. 존슨이란 사람이 제안했던 내용이다.

이 밖에 측두엽간질을 앓는 사람의 증상 중 하나로 기시감이 언급되기도 하고, 꿈에서 겪은 상황이 무의식에 남아 있다가 현실에서 비슷한 환경을 접하면 불현듯 떠오르는 것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이러한 모든 가설 각각이 어느 정도는 유의미성을 가질 수도 있겠으나, 그에 못지않게 기시감은 사실 '파레이돌리아(Pareidolia)'라는 심리적 현상의 변형된 형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파레이돌리아란 정보가 충분하지 않은 어떤 대상을 접할 경우 자신에게 익숙한 패턴으로 인식하려는 인간의 본능적 심리이다. 쉽게 말하자면 우리말 속담 중에 '뭐 눈에는 뭐만 보인다'는 속된 표현이 바로 여기에 해당한다. 예를 들어 산에 있는 '큰바위 얼굴'이라거나 사람처럼 보이는 인삼 등등. 인터넷에서 파레이돌리아로 검색해 보면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이미지를 쉽게 볼 수 있다. 사람 얼굴 모양으로 보이는 사물들, 천사나 강아지나 괴수 모양으로 보이는 구름들, 게다가 이런 현상을 이용한 화가들의 그림까지. 시각뿐만 아니라 청각도 해당된다. 외국어 노래 가사를 익숙한 모국어로 바꾸어 듣는 경우처럼.

파레이돌리아 현상의 가장 유명한 예 중 하나인 `화성의 얼굴` /사진=NASA/Wiki 제공

사실 파레이돌리아는 이성적·합리적인 사고를 하는 데 가장 큰 걸림돌 중 하나인 확증편향에 해당되는 것이다. 재미 삼아 알면서 보는 것은 상관없지만, 어떤 경우엔 마치 진실인 양 음모론을 주장하는 근거로 내세워지기도 한다. 가장 유명한 예 중 하나가 바로 '화성의 얼굴'이다. 1970년대에 화성탐사선이 촬영한 저해상도 사진에 사람의 얼굴처럼 보이는 모습이 나왔는데, 이것을 근거로 화성에 초고대문명이 존재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나왔던 것이다. 세월이 흘러 같은 지점의 고해상도 사진이 다시 공개되자 해당 지형이 사람의 얼굴 모양이라는 주장은 설득력을 잃게 됐다. 그러나 일부 사람들은 미국항공우주국이 사진을 조작했다며 여전히 음모론을 포기하지 않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데자뷔 현상은 파레이돌리아의 특수한 사례로 보아도 별 무리가 없다. 일반적으로 파레이돌리아는 인류 공통이거나 최소한 동일 문화권에 속하는 거대한 인구 집단이 공통적으로 경험하는 경우를 말하지만, 범위를 좁히면 개개인에게만 제한적으로 적용될 수도 있을 것이다. 각자가 가지고 있는 개인적 경험의 기억이 어느 순간 처음 접하는 환경에서 문득 비슷한 패턴으로 인식되는 것이다. 기시감의 실체를 이런 식으로 해석하는 것에 대해서 추가 연구가 진행된다면 흥미로운 결론이 나오지 않을까 기대된다.

그리고 파레이돌리아에 주목해야 할 또 다른 중요한 이유는, 사람뿐 아니라 인공지능도 이 현상에 취약하다는 것이다. 2015년 구글 포토가 흑인 여성 사진을 고릴라로 분류하는 사건이 일어나 큰 논란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이 밖에도 정보가 충분하지 않은 상태에서 인공지능이 사실과는 동떨어지거나 왜곡된 답을 내놓는 경우가 심심찮게 일어난다. 인간이 미지의 사물을 자신에게 익숙한 패턴으로 왜곡 해석하는 것처럼 인공지능도 데이터가 충분하지 않으면 자신이 지닌 데이터 범위 안에서 최대한 비슷한 패턴을 지닌 자료를 검색하여 해답이라고 내놓는 것이다. 이런 사회학적 함의 때문이라도 파레이돌리아나 기시감에 대한 다각적인 연구는 좀 더 심도 있게 진행될 필요가 있다.


출처 : 해외 네티즌 반응 - 가생이닷컴https://www.gasengi.com




가생이닷컴 운영원칙
알림:공격적인 댓글이나 욕설, 인종차별적인 글, 무분별한 특정국가 비난글등 절대 삼가 바랍니다.
러키가이 19-01-22 09:58
   
풀어헤치기 19-01-22 10:04
   
재미있는 다른 현상이 하나 있습니다.
"데자뷰"와 완전 반대되는 개념인데요....

"자메이뷰(jamais vu)" 현상이라고......
기존에 늘상 겪고 사용하던 것들이 생소해지는 현상이죠.

생활 속에서 찾자면...."치메"가 거의 비슷할거예요.
     
러키가이 19-01-22 10:11
   
호 그런개념도 있었군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