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도전이 논란이라기에 간만에 무한도전을 찾아봤더니 확실히 남자가 봐도 약간 이질감이 느껴지긴 하더군요. 그래서 무도 홈페이지 가봤더니 역시나 경험적으로 언제나 인터넷 여론은 내가 생각한 것보다 더 과격하다는 편견(?)을 그대로 보여주네요.
다만 이런 이질감은 무한도전 멤버들이 옆집 아저씨나 동네친구가 아니라 사실은 탑급 연예인이라는 것을 잊고 있었기 때문이겠지요. 너무 오래 옆에 있어서 평균이하로 친근하게 생각하던 사람들이 사실은 우리처럼 외모도 보고 눈도 높고 또 그만큼 최상(?)의 여자들을 원하며 실제 그렇게 간택할 수 있는 위치에 있었다는 사실에 대한 괴리감.
다만 웃긴 것은 오래전부터 무한도전도 마찬가지고 대부분의 tv 프로그램이 지나치게 여성향이었는데다 특히나 무도같은 경우도 마찬가지로 멤버들 외모나 성격. 수입등을 가지고 평가하면서 수치화하거나 줄 세우는 식의 에피소드도 여러번 방송했었고 심지어 더 노골적으로 홈쇼핑포맷을 쓴 적도 있죠. 개인적으로 지금의 이질감보다 그 당시의 이질감이 더 심했었는데 말이죠. 그 당시 나왔던 여성코미디언은 좀 천박한 것 아닌가까지 생각했었는데 별 논란은 없었죠. 즉 시청자들 중 여성비중이 높아지면서 자연스럽게 그들의 시선이 반영되고 그들의 편견이나 취향은 과거와 대비되는 한국사회의 리버럴을 보여주는 세련됨으로 포장되고 일종의 계급적 차이를 내포한 단어들인 엘리트, 능력, 키, 미남 등이 훈남이라는 큰 틀로 포용되며 순화되었을 뿐 크게 달라진 것은 없죠.
그런데 노홍철이 외모 좀 본다고 외모지상주의를 부추긴다느니 떠드는 것은 좀 우습죠. 최소한 최근 십여년간 남성도 그 외모지상주의의 피해자인데 말이죠. 그것도 문화라느니 남성지배사회라느니 이런 거창한 이유 때문이 아니라 단순히 tv 리모컨 주도권을 여성들도 잡기 시작했기 때문이었는데. 그나마도 노홍철은 미남과 추남 특집에서 주인공이었구요 ㅋㅋ 그러니 이번 논란은 자신이 선택하는 곳에 있다가 순식간에 선택당하는 곳으로 자신들의 위치가 역전되었을 때의 그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 추상적이고 그래서 흔하디 흔한 외모지상주의, 남성지배사회 같은 거창한 이유로 공격을 하는거죠. 과거의 미스코리아 논쟁도 마찬가지죠. 미스코리아는 지상파에서 사라졌지만 시청자들이 훔쳐보는 위치 즉 우월한 위치에 있따는 착각을 하는 이상 그리고 자신들이 기준을 선택할 수 있다고 착각하는 상황에서는 tv에서 미스코리아는 사라진 게 아니죠. 오히려 이번 무한도전은 tv라는 매체는 그 일방향적 특성상 언제든지 선택하는 위치에 있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좋은 예라고 보여집니다. 아무튼 사람들은 참 졸라게 비겁한 측면이 있습니다. 다만 이런 논쟁에는 반드시 자칭 세계시민들이자 깨어난 시민들인 일베충들이 껴들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