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98년 05월 군번이니 딱 IMF군번이네요.
군입대 시.
지원자들이 밀려밀려서 기본 1년 이상 대기였음.
제가 97년 가을에 군대가려고(IMF 직전) 병무청 가니까,
대학생은 지원보다 휴학하면 영장이 더 빨리 나온다고 휴학했더니 영장이 안나옴 ㅡㅡ;;
휴학한 상태로 1년이 지나면 다시 복학해야 해서,
빠른 길 찾다 보니 병무청에서 해병대 지원하면 빨리 나온다고 해서 고등학교 성적표니 뭐니 서류 준비함.
마지막으로 지원 당일 ARS확인하니 아직 영장 안나옴.
병무청가서 서류 제출하니 담당자가 영장나왔는데 해병대 지원할꺼냐고 물어봄.
그래서 바로 한달 뒤에 육군 입대.
군생활.
그 전에는 2달에 한번씩 보너스가 100% 나왔다는데 그게 50%로 줄어듬.
고참들 말로는 부식 같은 거 거의 절반 이상 줄었다고 함.
나름 연대 정예병(?)이라는 수색중대라서 다른 곳 보다 보급이 잘나오는데도 저랬음.
라면은 일주일에 2-3개 정도 나왔었음.
이게..원래는 더 적은데 우리는 수색이라 일부 보직에 따라서 생명수당이 나왔음.
근데 중대에서 생명수당을 개인에게 안주고 다 모아서 라면이나 기타 부식 나서 전중대원에게 나눠줌.
그래서 다른 중대 보다 먹는 보급은 상대적으로 잘 나왔음에도 저 정도 였음.
군대에서 처음 눈물 흘린 것이 밥 먹을 때 였음.
그 날 점심 메뉴는 짜장면.
밥 먹으러 식당에 갔더니 남은게 면 밖에 없었음.
짜장이나 단무지무침 같은 것은 워낙 조금 보급이 나와서 앞서 받은 사람들도 조금 밖에 없었음.
면만 받아다가 이미 흔적만 남은 고추장통에 넣고 조금 묻혀서 먹었음.
원래 짬밥이 안되서 조미료통 손도 못 댔지만 그 날은 고참들이 허용해 줌.
조금 먹다 보니 고추장통도 설겆이 한 것 처럼 깨끗해짐.
간장 조금 남은거 뿌려 먹고 마지막에는 소금만 뿌려서 먹음.
먹다가 갑자기 눈물이 핑 돔.
내가 이런 대접 받으러 군대 왔나 생각이 듬.
오이소백이가 가장 좋아하는 반찬 중에 하나 였는데 종종 오이소백이가 보급이 나옴.
근데 한번 나오면 다 삭아서 흔적 조차 없어질 때 까지 나옴.
나중에는 반찬은 오이소백이인데 오이가 다 삭아서 약간의 점성을 가진 국물이 반찬으로 나옴.
뭐...김치 같은 다른 반찬들도 예외는 없었음.
일단 보급이 나오면 다 먹을 때 까지 주구장창 쉬던지 말던지 나왔음.
우유는 일주일에 두 번 나왔던 것으로 기억.
군대리아 나오는 날과 다른 날 하루.
겨울이 문제였음.
뜨거운물이 저녁에 30분간만 나오는데 이게 소대당 15분에 분대당 5분 사용.
짬밥이 안되니 순서 기다리는데 허구헌날 비누칠만 하다가 뜨거운물 끊겨서 찬물에 샤워함.
불알이 떨어지는 느낌은 그 때 처음 느껴봄.
난방도 내 기억으로는 밤에 3시간인가 4시간만 난방했던 것으로 기억함.
당시 96군번들이 말년에 이게 뭔 개고생이냐면서 우리를 엄청나게 불쌍하게 생각했음.
하도 오래 전이라 기억이 몇 개 안나는데..
다른 건 몰라도 먹는 것 때문에 고생은 많이 했던 기억이 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