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뮤니티
스포츠
토론장


새 잡담게시판으로 가기
(구)잡담게시판 [1] [2] [3] [4] [5] [6]
HOME > 커뮤니티 > 잡담 게시판
 
작성일 : 17-07-09 20:31
치매를 가까이 겪어보신 분 있으신가요?
 글쓴이 : Mahou
조회 : 581  

 저에겐 위대한 할아버지가 있습니다.
위대하다고 표현하는 것은 극히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적어도 저에겐 그렇습니다.
내 마음 한켠에는 언제나 할아버지와 아버지란 지지대가 있었고,
내가 이쪽으로 빗나가든, 혹은 저쪽으로 뻘짓하든, 결국엔 나를 돌아오게 하는 원동력이였죠.
 
 조금 자랑하자면, 조부께선 소위 지방의 유지셨습니다.
대단할정도는 아니겠지만, 그래도 지역CF나 신문에는 왕왕 나오실 수준은 되시죠.
고로, 검색하면 바로 뜨셔서, 자세히는 설명을 못드리겠네요.
 다만, 당신께선 전재산의 90%이상을 사회에 환원하셨습니다.
그리고, 본인께선 작은 아파트에서 사시게 되었고요. (그전까진 넓은 주택)
대상은 청소년들이였으며, 젊은이들이 이 나라를 반듯하게 세우시길 원했습니다.
 이것이 제가 학창시절의 일이였는데요. 저에겐 부자 할아버지란 각인이 되어 있던 상황이죠.
조부의 집은 항상 넓었고, 손님이 많았고, 당신이 받은 몇개의 훈장은 나의 자랑이였죠.
 근데, 재산의 태반을 환원? 내가 당신의 성을 이은 이 집안의 장손인데?
아까웠습니다. 하다못해 나에게 1~2억만이라도 줬으면 했습니다.
 그러나, 당신의 직계인 자녀들은 아까워하지 않았습니다.
그런 당신을 응원하고, 자랑스러워 하셨죠. 손자인 나는 이 모양인데 말이죠.
제가 쓰레기라고 현재도 스스로를 칭하지만, 그럼에도 기부행위를 꾸준히 하고,
어느정도 측은지심을 갖고 사는 것은, 아마도 조부의 그 행위가 컸었기때문입니다.
 
 몇해 전인가? 치매가 오시기 시작하셨죠.
조부께서도 인지를 하셨는지, 얼마남지 않은 재산마저 가족들에게 모두 나눠주셨습니다.
저에게도 주셨네요. 액수를 떠나서, 눈물날만큼 가슴아픈 돈이였습니다.
 그렇게 치매는 점점 심해지고, 어제 제가 지방에 내려가서 뵜을 때에는, 저조차 몰라봤습니다.
조모께서 말씀하시더군요.
너의 조부께선 정말 멋진 분이셨다. 정말로 멋진 분이셨는데, 이런 모습이 너무 가슴아프다..
차라리 죽는 것이 낫지 않은가?....하셨습니다.
 저는 위대한 조부의 기저귀를 갈아드리고, 위대한 조부의 목욕을 도왔으며,
나를 알아보지 못하여, 나에게 새로운 질문을 하는 조부를 맞이하고 왔습니다.
치매란 사람이 아니라, 집안을 무너트리는 병이였더군요. 그것을 실감했습니다.
 
 
출처 : 해외 네티즌 반응 - 가생이닷컴https://www.gasengi.com
바른생활맨~




가생이닷컴 운영원칙
알림:공격적인 댓글이나 욕설, 인종차별적인 글, 무분별한 특정국가 비난글등 절대 삼가 바랍니다.
뭐지이건또 17-07-09 20:33
   
네 지금 할머니가 치매걸리셨는데

정말 간병하는 사람도 같이 미치게 만드는 병이죠...
     
Mahou 17-07-09 20:38
   
하아...저도 뜬구름마냥 인지하고 실감하지 못했던 사실인데,
이것이 막상 피부와 와닿아버리니, 두려움이 앞서더군요.
후롱 17-07-09 20:35
   
치매 엄청 무섭습니다..
뉴스에도 간혹 보이는 치매 가족 돌보다가 죽이고 본인도 죽어 버리는 뉴스도 보인적이 있지요.
제 부친께서는 간혼수 라고 치매와 비슷한 증상이 있으셨는데.
정말 힘들더군요..
     
Mahou 17-07-09 20:43
   
저는 서울에 산다는 핑계로, 혹은 손자라는 핑계로 마음만큼 해드리질 못합니다.
부디 부친을 간호하는 모친께 더 잘해주시길 바라겠습니다.
저도 내용은 조부 위주로 적었으나, 조모가 정말 힘겨워하시고 있었거든요.
저도 자주 내려가 볼 생각입니다.
매미는맴맴 17-07-09 21:06
   
저희 고모 시아버지가 치매셨는데. 고모가 스트레스가 심하셨는지 머리가 다 빠지셨더군요.
인사드리러 갔을때 그 똥,오줌 냄새 미세하게 나고 뭐랄까 안좋은 기운이 팍 느껴지고 여튼
그래요. 사촌들도 집에는 그냥 잠만 자러 오고 되도록이면 밖에서 버티다가 겨우겨우 집에 들어갑디다.
만약 제가 치매가 올 기미가 보인다면 저는 주변사람들 피해 안주게 xx하려고 합니다. 진지하게요.
     
Mahou 17-07-09 21:51
   
치매가 쉽게 말하면 뇌가 수축되어, 뇌세포들이 파괴되는 현상입니다.
현재 치료방법은 전무하고요. 단지 진행을 좀 느리게 하는 약정도가 개발되어 있죠.
진심으로 치매 치료약을 개발한다면, 이것은 인류의 혁신이며,
저 개인으로서도 엎드러 절이라도 해주고 싶은 심정입니다.
저도 노후엔 유서는 미리미리 작성해두고 싶기도 하네요.
archwave 17-07-09 21:35
   
타인이 치매인 경우는 돌봐드리는게 아주 힘들진 않은데, 가족인 경우는 그게 정말 힘들죠. 감정 소모가 극심해서..

결국 자손들이 십시일반 비용을 모아서 간병인을 고용하던가 요양원을 보내드리고 최대한 자주 인사드리는 것이 최선일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이런데 들어가는 비용도 의료보험에서 커버해주는 방향으로 나가야겠죠. 사회가 공동으로 책임을 지는 것이 마땅할 듯. 지금도 어느 정도 보험에서 해주는 것으로 얼핏 본거 같은데..
     
Mahou 17-07-09 21:57
   
제가 위대한이라고 표현을 썼을만큼, 조부는 저에게 여전히 큰 존재입니다.
그분이 초라해지는 모습을 제가 보고 싶지가 않아요.
그런 그분을 가족이 돌봐야지, 누군가에게 맡기고 싶지가 않았어요.
막말로 돈이 문제도 아닙니다. 문제는 조모와 가족들입니다.
제가 기저귀 좀 갈아드리고, 목욕 한번 시켜드린 것만으로 힘들더군요.
이것을 조모께서 매일같이 몇번이고 하신다는 것이, 도무지 말이 안돼요;;
아직까진 조모께서도 어떻게 요양원에 보내시냐며 말씀하시나, 조모를 위해서라도..

제가 정치성향이 좀 있는 놈입니다만, 치매관련 정책을 현명히 내거는 정당이 있다면,
그쪽으로 기울 것 같습니다. 이건 사고와 사상의 문제가 아닌,
인간(가정) 그 자체의 문제더라고. 내가 실감해버린 이상, 도저히 넘길 수가 없슴.
도마리 17-07-09 21:38
   
돌아가신 할머니께서 치매였습니다. 큰아버지와 큰어머니께서 엄청 고생하셨지요 중증치매라 우스게소리로 하는 벽에 똥칠(실홥니다)한다가 현실이었으니까요. 당연히 사람도 못알아보시고.....tv드라마에서나 나올법한 일이 그대로 현실이 되는 느낌 아십니까? 주변 사람도 같이 미칩니다. 심지어는 차라리 돌아가셨으면 하는 말도 안 되는 생각까지 들더군요. 그렇게 12년을 살다가셨는데 유산상속때 큰아버지가 모두 100억이 넘는 돈을 모두 상속하고 아버지를 포함한 형제분들은 현금100만원만 받았습니다. 아무도 반대하는 사람이 없었어요 그 만큼 고통 스럽습니다.
제가 나이가 들어 만약 조금이라도 제정신일때 의사가 치매라고 한다면 그냥 xx할 것 같습니다.
그 모습에 인간의 존엄이란 없습니다.
     
Mahou 17-07-09 22:04
   
12년이란 세월이 겨우 하루 뵙고 온 저의 입장에서 감히 상상조차 안가는군요.
몇달 전만 하더라도, 이렇게 심각하진 않았는데, 이번에 정말 많이 놀랐습니다.
다행히 조부께선 원체 점잖은 분이셨던지라, 특이행동은 아직 안하시고요.
또, 제 고모들과 사촌동생이 가까이서 케어를 많이 해주시는데요.
저희 부친이 정말 감사해하고, 미안해 하시며, 돈은 꼭 챙겨서 드리곤 합니다.
사실 부친이 장자이고, 내가 장손이라, 우리가 모셔야 하는 것인데 말이죠.
돈이 문제가 아닌데, 돈이 문제가 정말 아니더군요. 그 고생에 비하면 정말...
달과루비 17-07-09 22:16
   
가족중에 치매이신분이 있으면 많이 힘듭니다.
초기에는 그냥 넘어갈 정도로 소소해서 인식을 잘 못하지만 조금씩 심해지는게 보통입니다.
처음 인지했을때 약물치료를 빨리 하는게 좋죠(약은 좀 비싼편임). 낫게하는건 아니고 최대한 치매의 진행을 늦추는것 뿐입니다.

제경우는 초기에 알게되에 최대한 진행을 늦추고 편하게 해드릴려고 치매간병센터에 넣어드렸는데 오히려 독이 됐습니다. 심하지않은 초기에 거기는 오히려 않좋더군요.  아직 체계적이지 않은지 근육이완제나 사람이 좀 몽롱하게 하는 약을 주나봅니다. 환자나 저나 그런 기관의 거부감만 생겼네요.

치매에 걸리신 분들은 대부분 어린이처럼 인지능력이 떨어지고 대부분 노인인지라 근력이나 신체능력이 나빠서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상황이 않좋아 집니다.
치매가 오셨다고 반드시 일찍 돌아가시는건 아니니 건강을 유지하실 수 있게 주위에서 잘 돌봐드리는게 젤 좋은 방법같습니다.

잘 모르는 치매 초기엔 운전하시다 사고도 2번이나 내셨었죠. 큰사고는 아니여서...그후 차를 없앴습니다.
좀 심해지면 밤중에 집을 나가 헤메이기도하고 (경찰 몇번 불러봄, 숨을 안쉬시는것 같다고 연락이와서 119도 불러봄)근력이나 중심잡기가 안되 땅바닥에 꼬꾸라지시기도 합니다. 주위에 어린아이들이 있으면 많은 관심(^^:)을 갖으시기도 합니다. 한자리에서 제게 같은 질문을 10번 넘게 하시기도 합니다.

이 모든 고통은 바로 옆을 지켜주시는분이 가장 많이 받으실것이고,  다른 분들은 주위에서 도와주고 거들어주시는게 최선입니다. 아무조록 할아버님의 남은 노후가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Mahou 17-07-09 22:31
   
마지막 말씀 참으로 고맙고, 새겨듣도록 하겠습니다.
내가 할 수 있는 범위가 무엇인가? 혹은 내가 그 범위를 멋대로 규정짓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항상 되새기며, 조부께 은혜를 갚도록 하겠습니다.
설령 기억하지 못하시더라도, 분명히 내가 기억하지 못하던 내 유년시절에 조부께선 날 사랑해주셨을테니까요.
너는 이 집안의 장손이다...별말 아닌 이말이, 때로는 부담이고, 고리타분했던 이 말을 다시 내게 해주시길 기원합니다.
주인별 17-07-10 00:57
   
많이 힘드실겁니다.
하지만 돌아가시고 나면 정말.. 후회만이 남습니다.
부디 잘 해 주십시요..
이렴 17-07-10 01:53
   
17살부터 20살까지 치매 친할머니와 같이 둘이 살았었어요
할머니가 모두 다 거부했는데 저만 좋아하셔서..
(병원 같은 곳에도 모셔봤다는데 정말 말라서 나오셨어요 그래서 가족들이
따로 집을 얻어줬어요 저랑 둘이 살게)
돌아가시기 전에도 아무도 못 알아보는데 저만 알아보셨죠 ㅋㅋ..
하필 또 우리 할머니는 자꾸 나가려고 하고 길 잃어버리는 쪽이셔서 정말 울면서 많이도
찾아다녔네요.. 담주가 제 생일인데 제 생일 하루 전날에 돌아가셔서 기억에 남으시려고 그러시는지 ㅎㅎ
가끔 꿈에도 나오시네요 저도 후회만 남았어요 ,,
그땐 너무 어려서 철딱서니가 없어서 가끔 힘들다고 짜증내고 했던것들이..
또 눈물이 울컥 ㅠ ㅠ
라이더 17-07-11 01:07
   
노인요양건강보험 등급은 받아 두셨죠?

거동 못하신다면 1등급 나올겁니다. 가족들이 잘 있어서 요양시설 무료 이용은 힘들것이고

그래도 요양병원에 입원시키십시요.  거기가 훨씬 잘 돌봐 준답니다.

간병하다가 간병 하시는 분의 마음과 몸이 다칠 수 있습니다.  자주 찾아뵙고, 환자는 집보다는 병원에서 모십시요.

치매는 집에서 간병 하는건 너무 힘들고 위험합니다.

할아버님은 이제 못돌아 올곳으로 가셨다고 생각하시고, 남은 가족들의 건강을 선택 하시길...


비용은 백만원 미만입니다. 상태에 따라서인데, 기저귀를 착용하신다니 70만원 정도라고 보시면 되겠네요.

집근처에 참 많은 요양병원이 있습니다. 깨끗하고 좋은곳에 모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