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간 양국교역규모는 약 1200억 달러 규모입니다.
그런데 미국산 무기 수입액은 10년간 약 36조원. 달러로 환산하면 약 370억 달러. 연간 평균으로 환산하면 연평균 37억 달러 규모입니다. 지금 미국이 연간 37억 달러 팔아먹는 무기 때문에 통일을 반대한다는 소릴 진심으로 하시는 걸까요? 개가 꼬리를 흔드는게 아니라, 개꼬리가 개를 흔든다고 우기는 꼴 밖에 안 됩니다.
미국이 연간 우리에게 수출하는 규모가 연간 약 450억 달러 수준입니다. 그런데 연 37억 달러 때문에 통일을 반대한다는 헛소리를 들을때마다 헛기침이 나오는군요. 도대체 어떻게 교육받아야 그런 헛된 생각을 할 수 있을까요? 자료를 찾고 산수만 할 줄 알아도 말도 안되는 헛소리라는 걸 알텐데...
지금 미국이 한국과 교류를 하며 가장 큰 이익을 보는 분야는 지재권 분야입니다.
바로 기술특허와 각종 지적재산권에서 비롯되는 전문지식서비스 분야입니다.
지금도 우린 이 서비스 수지 분야에서 미국에 비하면 절대적인 약자입니다.
미국의 기술과 서비스를 수입해 상품을 제조해 수출하는 구조입니다. 따라서 미국은 한국의 상품제조경쟁력이 강화되면 강화될수록 이익을 얻는 구조입니다. 실제로 한국의 무역수지가 개선되면 개선될수록 미국의 서비스 무역수지도 늘어나고 있지요. 한국상품이 잘 팔리면 미국 지적재산권이나 서비스도 같이 잘 팔린다는 말입니다.
그 말을 바꿔 말하면 한국의 경제규모가 커지고 시장이 확대되면 미국은 푼돈 밖에 안되는 무기보다 훨씬 더 큰 이익을 본다는 말입니다. 이런 도식으로 보면 미국이 뭐하러 통일을 반대할까요? 한국의 경제규모와 시장이 커지면 미국도 동반이익을 얻습니다. 반대로 한국이 지금처럼 쪼개져 있을 경우 미국은 어떤 이익을 얻는다고 보십니까?
어느 분들의 착각과는 달리 중국과의 교역은 허당스럽습니다.
중간재 수출 비율을 생각하면 그냥 생산기지와 우회수출로 이상의 가치를 찾아보기 힘듭니다. 중국의 대미수출 통계에 들어갈 중국주재 우리기업들의 수출액까지 따져보면 미국 시장의 값어치는 절대적입니다.
뭐 좋게 봐서 무기 많이 팔아먹는다 칩시다.
그런데 당면한 적국이 북한일때와 중국 혹은 러시아일때와 비교해 어느 쪽이 더 높은 위협을 느끼고, 더 많은 무기를 수입할 것 같으십니까? 어느 쪽이 더 미국 바짓가랑이를 붙잡고 늘어질 것 같습니까?
착각하시는데...
한국은 수요 공급 체인망에 있어 미국과 미국이 만들어낸 서방권 체인망에 깊숙하게 연결된 국가입니다. 통일을 한다하여 갑자기 중국에 철썩 붙는 일따윈 벌어질 수 없습니다. 중국과 붙어먹는 순간 서방권 시장과 연관된 공급망 전체가 흔들리며 우리 경제가 붕괴할 가능성마저 높습니다. 그런데 미쳤다고 중국과 붙어먹겠습니까?
더구나 우리의 현주류 정치세력을 대표하던 고 김대중 전대통령의 말씀을 빌려볼까요?
"중국과 일본은 한반도에 대해 '영토적 야욕'을 가졌던 나라다. 비록 시대가 바뀌었다고는 하지만 저들이 영토적 욕심을 버렸다는 징후는 없다. 오히려 그 반대다. 그러나 미국은 적어도 우리에게 영토적 야욕을 가진 나라는 아니다. 미국과 거래해서 손해를 보고 안 보고는 우리 하기에 달렸다."
이러한 견해와 인식은 그의 정치적 후계임을 자처하는 후임 두 대통령에게도 그대로 계승되었다고 봐야 됩니다. 그런데 중국과 붙는다? 가능성이 희박합니다. 조금만 머리를 굴려도 당면한 영토분쟁이 없고, 국제수요공급 체인망으로 봐서도 윈윈하는 관계인 미국과 더더욱 거리를 좁혀 인접국들의 압력을 견뎌내려 하리라는 건 삼척동자도 생각할 수 있는 사안입니다.
그런데 뭐하러 미국이 통일을 반대합니까?
통일을 하며 발생한 막대한 재원이 어디서 납니까?
돈을 빌려야 할텐데, 그 막대한 자본을 공급해줄 나라가 전세계에 미국 밖에 더 있습니까?
우리가 발행할 막대한 국채를 누가 사주겠습니까? 어느 나라 증권시장, 채권시장에서 조달하겠습니까? 답이 빤히 나오는 문제 아닌가요?
통일한국은 지금보다도 더 미국편향적인 외교를 하려고 들 겁니다. 그 방법론이 비능동적인 것이냐, 능동적인 것이냐의 방법론이 틀릴 뿐이지. 전체적인 대전략은 그렇게 흘러 갈 겁니다. 우린 중국과 일본을 신뢰하지 않습니다. 그런 와중에서 이런 인접국들과의 끊임 없는 분쟁에서 우리의 몫을 지켜내기 위해 세력균형자로서 미국을 이 동북아에 끌어들이는 주요한 플레이어가 될 겁니다.
그리고 이때까지의 글을 읽어보신다면 눈치 채셨겠지만.
통일이 되면 가장 골이 아파지는 건 중국입니다.
자신들의 안방에서 미국을 누구보다 가장 몰아내고 싶어하는데. 엉덩이가 더욱 무거워진 국가가 일본과 함께 자꾸 미국을 계속해서 끌어들인다면 그게 이익일까요? 손해일까요?
그 국가의 존재가 중국에게 이익이 되겠습니까?
미국은 통일에 가장 협조적인 열강중 하나입니다. 그것도 가능하면 대한민국 주도의 흡수통일일 것을 원하는 거의 유일한 열강입니다.(그래야 흡수과정에서 힘이 빠질 통일한국을 여러가지 지렛대를 이용해 컨트롤 할 수 있을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