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고로 전 남자고, 도서관에 거의 붙박이로 다닙니다. 늘 같은 자리에 앉고요, 한 달전부터 이상한 남자얘가 눈에 띄는데,
아침 일찍 그 넓은 도서관에 맞은편에 앉아서 공부(?)를 하더라구요.
눈치로 보아하니 독서대에 영어책을 펴놓고 글자 한번 끄적이지 않고 책 상단만 쳐다보고 앉아 있길래, 참 한심한 인간이구나 라고 생각하고 최근까진 별 생각이 없었습니다. 생긴건 좀 얼빵하게 생겼긴데다 괜히 엮이고 싶지 않아 무시하고 모른척 하고 지냈습니다.
한동안 안보이다가 보름전에 제 앞에 앉았는데, 그날은 캔 음료를 하나 가지고 왔더군요. 맞은편에 음산한 분위기가 느껴지길래 살짝 보았더니 그녀석이...가방만 의자에 놓고 나갔다 오더니 어디선가 또 다른 캔음료를 가지고와서 보란듯이 따서 마시는 시전을....ㅋㅋㅋ
참 어이도 없고..전에도 그러긴 했지만 의식을 안하던 것인데 이 녀석이 수시로 독서대를 앞뒤로 움직이면서 지랄을 하더라구요. 그래서 나도 모르게 '아이 씨" 하며 연필 집어 던지면서 가방을 챙겨서 집에 그냥 갔습니다.
가면서 생각하니 정상은 아닌듯..캔음료 두개씩이나 놓고 마시는 인간은 좀...게다가 공부하러 온 인간은 아니고..
쓰다보니 길어지네요.. 그 이후로 근처에 안오고 주변에서 가끔 눈에만 띄길래 평상시대로 생활하는데,
이번주 월요일에 또 앞에 안길래 지켜보다 BS짓하길래 혼자말로 'BSㅅㄲ'라고 하니 그짓이 갑자기 더 심해짐..(입술만 실룩거린거라 쳐다보고 있지 않는 이상은...ㅋㅋ) 나도 순간 열받아서 보란듯이 앞에서 몸풀어 주고 잠깐 담배 피고 들어오니 못 쳐다보고 제 눈치를 살필길래 오늘은 공부를 해야겠다 싶어 구석자리로 옮겼습니다. 30분 지나고 보니 사라지고 안보임..
그 담날이었습니다. 기분도 영 아니어서 11시쯤에 나가 평상시 앉던 자리가 아니라 구석 자리로 가서 공부시작하고 한 3분 지났나, 그 인간이 캔음료를 하나 가지고 와서 가방만 놓고 나가 다른 캔 음료를 가지고 와서 따서 마시는...
첨 몰랐는데, 설마하고 그 소리에 고개들어 쳐다보니 나를 무표정한 표정으로 쳐다보는, 하도 어이없어 헛웃음이 저절로 나더라고요.
이번에 아예 들릴정도로 '미친 새끼'라고 바로 나가 도서관 관리실에 얘기했습니다.
암튼 조심해야겠죠...무표정하게 나를 쳐다본게 계속 맘에 걸리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