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에 제주도 부동산 관련 글이 올라왔길래 생각이나서
제주도에서 한달동안 살다온 경험담을 적어봅니다.
구성인원
저희는 30대 중반 부부와 미취학 아들로 구성된 수도권 거주 가정입니다.
저는 자동차설계 프리랜서 (자영업), 아내는 전업주부.
계기
때마침 2년간 진행하던 프로젝트가 종료되고 신규 프로젝트가 진행되면서
한달이라는 자유시간(무급 -_-; )이 생겨서 눈 딱! 감고 벼르고 벼르던 한달살기를 지난해 6월 한달동안
감행했습니다.
지역/교통
지역은 제주도 동쪽 구좌읍 하도리 (현재 제2신공항 건설예정지 조금 위에),
정확히 14년 6월1일 장흥 노력항을 통해 성산항으로 입도하여 6월30일 출도하였습니다.
교통은 중형suv에 한달동안 살 짐을 바라바리 챙겨서 장흥으로 내려가서 배타고 들어가서
톨비 유류비 차량/인원승선료가 들었습니다.
짐도 많고 비행기로 가서 한달간 렌트하는 것보다 좋은 것 같아요.
정착위한 예비답사와 휴식과 휴양 등등의 목적이었으나 결론적으로는 휴식과 휴양에 취중되었습니다.
집
지낸 집은 제주도 현지의 부동산 카페를 통해 전형적인 돌집농가 (잔디마당 방두개 거실 주방 욕실)를
40만원대에 한달 임대하여 지냈습니다. (현재는 60만원대로 상승)
화려하거나 또는 편리한 집은 결코 아니었지만 세식구 사는데 문제 없으면 장땡인 듯 합니다.
토끼섬이 보이는 해안(차로는3분 도보로는 10분)과 구좌읍사무소 소재지인 세화리와
성산읍(각종편의시설)까지는 차로 5~10분거리이며 중산간 지역까지 접근도 용이했습니다.
텃밭에서 채소 따다가 샐러드 만들어 먹고 마당에서 종이박스바베큐도 해먹고 튜브풀장 만들어서
아들이랑 물놀이 하고, 낮에는 햇빛 피해 중산간에서 산책하고 4시쯤 되서 해안가로 이동해서
스노클링도 하고 조개도 잡고 낚시도 하고..
햇빛 잔뜩 받고, 숲 속에서 신나게 뛰어다니고 퉁퉁 불도록 물놀이고 하고 그렇게 놀다보니
아들이 밥도 잘먹고 잠도 잘자고 한달사이 키도 몰라보게 쑥쑥 커 있더군요.
아~ 쭉 이렇게 살면 좋겠다! 싶다가도 보름쯤 지나니 익숙해지고, 슬슬 심심해지기 시작하고,
떠날 날이 다가오니 다시 가기 싫어지더군요. 네네 사람 마음이 원래 왔다리 갔따리 하는 것 같습니다.
향수
수도권으로 돌아온 후 두어달동안 문득문득 향수에 빠져 일상이 힘들기도 했습니다.
비가 멈친 촉촉한 날에는 왠지 모르게 중산간 숲길이 생각나고
꽉 막힌 도로에 있을 때면 시원하게 뻗은 해안도로가 생각나고.. 와이프도 그랬다고 하더군요.
요즘은 아들이 징징거리면 동네놀이터나 베이비카페 같은 곳에 가는데 .. '아 이건 아닌데..' 싶더군요
주말에는 여행객들이 몰려서 길에 차도 많고 해서 밖에 나가지 않고, 밀린 빨래해서 마당에 널고
그랬는데 햇빛에 바짝 마른 빨래가 그렇게 기분 좋을 수가 없더군요. 역시 마당 있는 집이 갑!!
인생 80년 산다고 치면 그중에 1달 정도는 하고 싶은대로 산다고 큰 탈이 나지는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tip
회 먹고 싶으면 동네 바당에서 낚시를 하는데 양어장에서 바다로 하수 내보는 곳에서 낚시하면
버려지는 먹이를 먹으러 온 바닷고기나 하수도 통해 나온 양어장물고기들을 낚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