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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7-07-29 03:48
역사 작가 심용환이 '군함도'의 역사 왜곡 논란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밝혔다
 글쓴이 : 4x4rider
조회 : 1,156  

군함도가지고 왜 나한테 그러는지 모르겠으나 하두 물어봐서 편하고 좀 독하게(?) 답변남깁니다.

1. 봐야 하나? 본인 자유겠죠. 라이언일병구하기부터 어벤저스, 덩케르트까지 다양한 영화를 모두 편하게 보고 즐기지 않나요? 

라이언일병구하기의 경우에는 너무나 단순 치졸한 플롯에도 불구하고 전쟁의 참상이 잘 묘사되었고, 어벤저스는 정말 말그대로 재밌는 상상가운데 즐거움을 누리고하는데 왜 군함도는 못본다는거죠? 

사람들이 영화 남영동 보고 흥분하기 보다는 변호인 같이 적절하게 재밌지만 어느 정도 사실과 환상이 합쳐진 영화보면서 더 깊이 공명하고 그러지 않나요?


2. 역사왜곡? 글쎄요. 정확히 말씀드리죠. 영화 초반부에 나온 강제징용의 실상은 우리 영화 역사에서 처음, 그리고 비교적 잘 묘사가 되었어요. 아무것도 아닌듯 스쳐지나 가는 장면 하나하나에 고증적 요소가 들어있는데 이 부분을 캐치하는 영화 기사 하나 보기 힘들더군요. 

선대금 형식으로 징용자들에게 이동경비를 부담하게 하는 것부터 소지섭이 젖은 다다밋장 들면서 화내는 모습 같은 것들은 모두 정확한 역사적 사실이고 우리 영화에서 처음 나온 것들이죠.
허구 또한 있습니다. 광복군이 핵무기 사용을 알았다던지, 유력 독립운동가가 징용현장에서 노동을 했다던지, 광복군이 그를 구하러 침투하러 했다던지, 노동자들이 대탈출을 했다던지 하는 것들은 모두 영화적인 상상력이죠. 아무래도 제가 연구자니까 더 예민하지 않았을까요?^^


그런데 예를 들어 영화 '암살'은 어떻죠? 100% 허구에 불가능한 이야기에요. 김구와 김원봉이 사이가 좋았다? 말도 안되는 소리죠. 영화 '밀정'은 어떻죠? 황옥이 애국자였다? 이 또한 조금도 확신할 수 없고 영화의 후반부 전체가 상상이죠. 덕혜옹주 같이 정말 질낮은 영화까지 가지 않더라도 우리가 꽤 괜찮게 감동받은 장면들 좋다는 영화들은 대부분 허구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3. 이상한 애국주의! 전 분명히 있다고 생각해요. 툭까놓고 이야기하죠. 몇해전 몇백만이 보았던 '귀향'만큼 못만들고, 위안부 이야기를 왜곡한 영화도 드물죠. 강제동원의 현실은 차라리 군함도가 훨씬 정확합니다. 

군인이 마을에 와서 가족유착관계가 좋은 딸을 끌고 갔다? 그런 증언록을 읽어보신 적이 있나요? 전 여태까지 수년째 위안부 관련 자료를 보고 있지만 귀향에 나온 절반 이상은 사실 오히려 위안부 문제를 왜곡하는 것들 투성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부분에 대해 사람들이 비판을 하거나 지적을 했었나요? 제가 끝내 글을 안쓰려다가 쓰게 된 이유는 명확합니다. 이상한 애국주의에 빠져있고 어떤 문제에 대해서는 굉장히 경직화된 사고를 하려고 한다는 거에요. 

보기 싫으면 안보면 그만이죠. 재미없으면 재미없다고 말하면 그만이에요. 그런데 그게 아니라 매우 도덕적이고 고증적인 측면으로 비판을 하면서 뻣대는 희한한 분위기가 만들어지니까요.

냉정히 물어볼께요. 이 영화 나오기 전에 '징용'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었나요? 영화에서 구체적으로 무엇이 잘못되었고, 무엇이 문제인줄 정말로 지적할 수 있나요? 솔직히 말해 상영관 독점에 관한 비판을 제외하곤 정말 빈깡통 같은 비평들이 넘쳐나고 있는거 같아요.


4. 양비론? 아니! 저는 매우 어설프지만 감독이 중요한 지적을 했다고 생각해요. 위안부 중개 민간 업자의 대부분이 조선인이다? 역사적 사실이죠. 하시마섬 말고도 숱한 곳에서 기생형 친일파들이 같은 동족 등쳐먹은거? 역시 사실이죠. 


소지섭, 황정민 등을 사용해서 매우 어설프게 이 문제를 건드렸기 때문에 설득력이 떨어졌다라는 말에는 동의합니다. 하지만 언제까지 선과 악의 구도로 식민지배 시대를 바라볼 것인지, 그리고 그것이 매우 애국적이고 바른 역사관이라고 생각할 것인지 저는 우려를 금할 수 없습니다.

일본 잘못했죠. 누가 잘못하지 않았다고 했던가요. 하지만 너무나 많은 사람이 순응했고, 악용했고, 같은 조선인을 괴롭혔다는 사실 같은 것에 대해서 왜 이야기 못하죠? 

프랑스의 경우 1970년대 이 후 나치의 유태인 학살에 적극 협력한 프랑스인들의 죄에 대해 인정하고 사죄하고 최근에는 알제리 식민지배 문제 등에 관해서 고뇌하고 있는데요.

여튼! 바뻐 죽것는데 하두 쪼아대서 글 한 편 남깁니다. 모든 영화가 그렇듯 저 역시 이 영화를 보면서 이래저래 아쉬운 것이 많아요. 하지만 매우 도덕적인 견지에서 영화를 '심판'하는 듯한 태도에 대해서는 도무지 동의가 안되네요.

'이미 알고 있었고, 애도하고 있었다'식으로 생각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우리 모두 모르고 있었고, 국가건 국민이건 누구도 징용에 관해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았죠. 어떤 의미에서건 전 자기반성이 우선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왜 이리 쉽게 조리돌림을 하는지 어처구니가 없네요.



출처 : 해외 네티즌 반응 - 가생이닷컴https://www.gasengi.com
반갑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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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x4rider 17-07-29 03:49
   
methodmann 17-07-29 04:26
   
정론이네요. 우리 민족은 개별이던 단체던 무조건적인 피해자라는 인식과, 피해망상과 자기 연민으로 점철된 이상한 애국주의. 그러면서 동족이 가담해 조국과 동포를 팔아먹은 것에 대해선 경직화된 사고.
     
비앤비 17-07-29 07:24
   
난독증인가요?
          
methodmann 17-07-29 12:23
   
왜 이해를 못하시죠?
예닮 17-07-29 04:29
   
시원하네요
개독사기 17-07-29 08:07
   
일본 잘못했죠. 누가 잘못하지 않았다고 했던가요. 하지만 너무나 많은 사람이 순응했고, 악용했고, 같은 조선인을 괴롭혔다는 사실 같은 것에 대해서 왜 이야기 못하죠?

이게 본문의 내용인데..
같은 한국인들 괴롭히던 친일 매국노를 비난하지 않는 사람은 일부 일뽕이나 매국노 후손 빼고는 거의없죠.
애초에 전재부터 잘못된 소리를 하고 있네요.

영화를 보진 않았지만 평을 들어보면 일본인의 만행은 피상적이고 시스템적인 행위인데 반해 같은 한국인을 괴롭히는 행위는 직접적이고 적나라한 모습으로 그려지는것 같은데 이런 식이면 진짜 가해자인 일본인보다 한국인의 잘못이 더 부각되어 보일수도 있죠.

역사를 아는 우리 입장에서야 다른 시각으로 바라 봤다고 생각하면 되겠지만  아무 역사적 지식이 없는 외국인이 이 영화를 봤을때 전면에 등장하지 않는 일본 보다는 같은 민족을 괴롭히는 한국인이란 이미지가 더 크게 다가올수도 있다는것도 문제구요.

국뽕 영화로 그려지는걸 경계 한다고 중립적인 모양을 취했나 본데 가해자도 아니고 명백히 피해자의 입장인 우리가 왜 가해자에게 유리한 시각을 가져야 하는지 모르겠네요.
     
기성용닷컴 17-07-29 09:55
   
꼭 그렇진 않아요.. 영화 보시면 아시겠지만
일본인들 잘못한 모습도 많이 나옵니다.

사고나자 갱도 막거나 각종 조선인 차별, 방공호 장면,
기회주의적으로 사건 조작(이용)하는거, 숙소에 고의로 불지르는 장면 등등..

물론 중간 관리직(노무계) 이용해서 통제하거나
회계장부 조작해서 임금 빼돌린것도
포인트를 조선인들끼리 싸우는 장면에만 두면 그렇게 보일수도 있겠지만
근본적으로 그런 상황을 계획하고 조장하고 만든게 누구겠어요..

영화속에서 직접 등장인물로 나오지는 않지만
군함도 관리소장보다도 더 위에 있는 회사(본사)의 입장이나 지침이라던가..
이런 요소들도 여러번 묘사되었고요

(심지어 관리직 일본인들끼리도 자기 살려고
서로 배신?하는 장면도 있던데요)

마치 노사관계에서
어용노조 만들어서 내분 유도하고 분탕질하는 것처럼......

그런 상황이라면 어느쪽이 더 나쁘게 보일까요???

물론 저도 보면서 느낀게
애국이니 반일이니 하는 비판을 피해보려고
많이 노력했구나 싶은 장면들도 있었고
개중에는 좀 과하다 싶은 장면들도 있기는 했습니다.

그래도 이런저런 다양한 모습들이 다 있는데
그 중에서 특정 장면들만 모아놓고
전체를 다 그런 것처럼 규정하는건 좀..
더 조심스러워야 할 것 같습니다.

모쪼록 다음번 영화는
지금 나오는 이런 다양한 의견들까지도 골고루 수렴해서
더 좋은 작품으로 만들어줬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