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이 안되는건 아님. 초원의길이든 비단길이든 이미 무역루트가 없었던 것은 아니기 때문에 실제 로마군인 본인들이 오지 않더라도 노예화되어 여기저기 팔려나간 병사들의 후예가 올수도 있는 것이고. 특히나 과거 페르시아나 파르티아의 강역이 넓었기 때문에. 다만 아무리 생긴모습이 서양인처럼 보인다고 해도 실제 역사서에 기록된대로의 그 사람들의 후손인지는 또 다른 문제이기도 하고.
로마인 후손 보단 7세기까지 중앙아시아에 널리퍼져 살았던 아리아계 유목민(이를테면 소그드 인)의 후손일 확률이 더 큽니다. 누란 같은 이란계 소국들이 저지역 근방에 있었고, 6세기까진 에프탈 같은 이란계 유목제국들의 세력권 안에도 있었으니. 이후 투르크 제민족들과 광범위하게 혼혈이 이루어져서 백인종 특색이 많이 옅어졌지만요. 저 마을은 그나마 고대 원주민 혈통 보존이 잘된 편이겠지요. 인기리에 방영되었던 다큐멘터리 누들로드에 의하자면 우리가 먹는 면요리도 이들 지역에서 먹던 수제비 비슷했던 요리가 기원이라고 하지요.
다른 유형의 이란계 유목민 후손일 가능성은 있지만 적어도 소그드인 계통은 아닐거라 보네요. 안사의 난 이후 소그드인들은 중국쪽에서 철저히 탄압을 받아서 거의 자취를 감추었습니다. 또한 소그인들은 상업민족이라 저런 구석탱이에 자리잡았을 가능성은 낮죠. 게다가 제가 위에 언급한 기사에서도 나오지만 저 마을의 유래 자체가 중요사서에서 직접적으로 언급되고 있습니다. 또한 그당시 중국은 월지라는 코카서스 계열의 민족들과 이미 접촉하고 있었습니다. 흉노족에게 밀려나긴 했지만 현재 중국 감숙성지역에 살고 있었고 그들의 외형에 대해서 모를리가 없었을 것인데 마치 신기한듯이 기록되어 있다는 것은 전형적인 이란계와는 다른 유형의 민족일 가능성도 충분히 생각해봐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