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독한 가뭄에 여름 불청객 모기도 씨가 마르고 있다. 메마른 더위가 이어지면서 서식 환경이 급변한 탓이다.
11일 충북보건환경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5월1~31일 청주시 오송읍 공동리 모기 채집소인 축사에서 채집한 모기 개체 수는 633마리다.
지난해 같은 기간 채집한 모기 개체 수 4941마리와 비교하면 1/8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연구원은 예년과 달리 비가 턱 없이 적게 내리고 이른 더위까지 더해지면서 서식 환경이 변해 모기 개체 수가 크게 줄어든 것으로 분석했다.
모기는 웅덩이나 도랑과 같은 적당한 장소를 찾아 알을 낳는다. 그런데 가뭄과 더위가 겹치면서 서식지가 사라진 것이다.
올 5월 충북 강수량은 11.9㎜로 공식 기상관측이 시작된 1973년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30년 평균 88.3㎜에도 턱 없이 모자란 수준이다.
모기가 본격적으로 활동하는 6월 강수량도 마찬가지다. 이달 1~9일까지 강수량은 9.1㎜로 평년 20.7㎜의 절반도 되지 못한다.
5월의 상대습도 또한 48%로 1973년 이후 최저를 기록한데다 평균 기온은 20.0도로 평년보다 1.9도나 높아 모기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
척박해진 환경에 적당한 알자리를 찾지 못한 모기는 도심 정화조 등 인공적으로 물이 고인 곳으로 몰려들어 아파트 단지 등은 되레 모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김종숙 충북보건환경연구원 질병조사과장은 “가뭄에 따른 서식 환경의 변화가 모기 개체 수 감소를 가져온 것 같다”며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되면 모기의 활동은 더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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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news.donga.com/3/08/20170611/84806209/1#csidxe571ac4668b4eb7b6d4bb52ec0f293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