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대부분의 미드를 낮게 평가하고 있습니다.(미국 영화는 높게 평가하지만요.)
미드 작가는 뛰어난 글솜씨, 테크닉을 갖고 있지만, 자본주의에 너무 심하게 물들어 작가로서의 양심도 없고 자존심도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미드작가들은 작가라면 써서는 안 되는 글을 거리낌없이 쓰고 있죠.
미드 작가들은 다스 베이더 같습니다. 강하고 천재적이지만 타락해있습니다.
오히려 한국드라마가 낫다고 생각합니다. 한국드라마 작가들 역시 자본주의에 물들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미드 작가들에 비해서는 아직 훨씬 순수한 편입니다. 작가라면 써서는 안 되는 글을 쓰는 경우도 훨씬 적고 작가로서 자존심이 느껴지는 작품도 많습니다.
그런데, 롬 시즌1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롬 시즌1은 버릴 대사가 하나도 없고 구성 완벽하며 주제는 심오합니다. 무엇보다도 각각의 캐릭터 훌륭하고, 각각의 캐릭터의 성격에 의해 스토리가 진행되어 플롯의 교과서 같은 작품이더군요.
미드에도 명작이 있었구나. 하고 깜짝 놀랐습니다.
롬 시즌1은 인터넷에서 검색해 보면 야한 성인 미드로 많이 소개되어 있는데 오히려 작품의 퀄리티를 인정받아야 하는 작품이 아닌가 싶습니다.
어째서 미드답지 않게 이렇게 훌륭한 작품이 나왔지?
생각해 보니,
롬 이라는 작품이 픽션이 아니고 팩션이라는 것이 큰 이유인 것 같습니다.
역사적 사실에 기초한 스토리라서 작가가 시청자를 자극하기 위해 함부로 스토리를 만들 수가 없었던 거죠.
역사적 사실이기 때문에 스토리 자체가 개연성을 가질 수 밖에 없고 그 개연성 있는 스토리 진행 속에서 최대한 극적으로 만들려고 애쓰다 보니 이런 명작이 나온 것 같습니다.
미드의 단점(가서는 안되는 방향으로 진행되는 스토리, 휘발성 자극)은 없고
미드의 장점(글 쓰는 테크닉)은 극대화된 작품 같습니다.
그런데 기대하면서 보았던 롬 시즌2는 퀄리티가 확 내려갔더군요.
롬 시즌1과 롬 시즌2가 왜 이렇게 퀄리티가 차이 나나 봤더니
작가가 바뀐 것 같습니다.
롬 시즌1을 썼던 부루노 헬러 라는 작가가
롬 시즌2에서는 책임 프로듀서가 되고 롬 시즌2는 메레 스미스라는 작가가 썼더군요.
정말 아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