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들의 신체능력이 뛰어난 걸로 알려져 있는데 왜 수영선수는 드물까?"
이에 대한 그럴듯한 답변이 있다.
"흑인은 선천적으로 다른 인종에 비해 근육량이 많은데다 근육의 밀도까지 높아 상대적으로
몸이 물속에 많이 가라앉고, 따라서 저항을 많이 받아서 앞으로 나아가기 힘들기 때문이다"
언론매체에서도 종종 소개 되었던 이말이 사실일까? 영국 BBC는 이 가설이 잘못된 과학지식
이라고 단언한 바 있다. 이와 관련된 신뢰할만한 어떤 연구나 논문도 실존하지 않는다.
하지만 실제로 흑인 수영선수가 적은 건 맞다. 왜 그럴까? 이는 흑인의 신체가 수영에 부적합
해서가 아니라, 사회적 역사적 이유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수영강국인 미국의 예를 들어보자.
미국이 노예제도가 있던 시절에는 탈출할 위험이 있다는 이유에서 흑인들의 수영을 철저하게
금지했다. 노예제도가 폐지된 이후에도 흑인들은 쉽게 수영을 배울 기회가 없었다.
인종차별적인 사업가와 정치가들에 의해 미국의 많은 해변가들은 흑인이 출입할수 없는 백인
들만의 소유지로 바뀌어 버린 것이다. 1950년대 수영이 스포츠로 큰 인기를 얻었지만 당시는
인종차별과 분리정책이 극성이던 무렵이라 흑인들은 체계적으로 수영을 배울 기회가 적었다.
수영을 하지 못하는 부모밑의 자녀들은 상대적으로 수영을 배우지 않는 경향이 강하다. 후대
에 이르러 그 영향이 아직까지도 남아있는 것이다. 그러니까 미국의 흑인들은 거의 2백년의
역사에 걸쳐 수영이란 스포츠에서 배제당해 왔던 셈이다.
-Andrew W. Kahrl [The Land Was Ours]
http://www.hankookilbo.com/v/16a8f24039c64ffa97bcce049c46ee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