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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9-01-08 04:04
'천년의 깊은 잠'에서 가야가 깨어난다
 글쓴이 : 러키가이
조회 : 846  


'천년의 깊은 잠'에서 가야가 깨어난다



2019년 문화재 동향과 전망

함안에서 가야산성 단면 첫 발굴
"삼국시대 산성 구조와 전혀 달라"

별자리판에 이어 아라가야 토성까지
가야 문명사 조사·연구 붐 지속
중앙박물관, 연말 '대가야전'도

남북공동 DMZ 유적조사 가능성
북, '왕건상' 남쪽에 대여할지 관심

가야권 최초의 산성유적일 가능성이 제기되는 함안 안곡산성의 일부분. 단면을 잘라 내부를 드러낸 모습이다. 깬돌과 진흙이 섞여 성곽 내부를 가득 채운 독특한 축조 방식을 볼 수 있는데, 이런 방식은 국내 다른 고대 성곽에서는 확인된 바 없다.

“희한하네요. 깬돌과 진흙을 뭉쳐서 성곽 안을 채우다니…이런 공법은 신라, 백제는 물론이고 가야 유적에서도 나온 적이 없어요.”

유적을 본 고고학자들은 놀라워했다. 지난달 28일 낮 낙동강이 내려다뵈는 경남 함안군 칠서면 안국산 꼭대기 근처에선 2018년 국내 발굴조사의 끝자락을 장식하는 광경이 펼쳐졌다. 조선시대 유적으로 알려진 안국산 정상 봉수대터와 둘레 안곡산성터를 조사해온 동아세아문화재연구원은 뜻밖의 성과를 공개했다. 성곽 한줄기를 잘라 돌과 진흙을 함께 섞는 방식으로 쌓은 내부 단면 현장을 확인했는데, 사상 처음 드러난 가야산성의 자취라는 추정을 붙여 전문가들에게 내보인 것이다.

조사단은 둘레가 1km를 넘고 높이 6m에 이르는 산성터 동쪽 내성벽 부분을 갈라 살펴봤다. 단면에는 깬돌과 점토로 뼈대격인 석심을 올려쌓고 주위를 흙으로 덮은 모습들이 드러났다. 백제 신라 고구려 산성처럼 성벽에 석축돌을 아귀를 맞춰 정연하게 쌓아올리지 않고 들이붓듯 돌과 점토를 채우고 벽체를 올렸다. 이런 구조는 국내 고대산성에서 나온 적이 없다. 공교롭게도 지난달 16일 무덤방 내부에서 별자리판 추정 석판이 나온 현장이 공개된 인근 말이산의 아라가야 13호분도 봉분을 쌓은 방식이 산성터 축조방식과 판박은 듯해서 가야산성인지를 놓고 열띤 토론이 벌어졌다. 비슷한 표본 사례가 없어 새해 추가발굴로 드러난 양상을 보고 신중하게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의견을 모았다. 연구원의 심종훈 부장은 “삼국시대 산성과는 전혀 다른 양상의 성곽 추정 구조가 나온만큼 여전히 모르는 가야 성벽의 실체를 밝히는 데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는 데는 별 이견이 없었다”고 말했다.

함안에서는 앞서 지난달 16일 가야리의 아라가야 추정왕성터에서도 중요한 성과가 공개됐다. 나무줄기를 태운 목탄층과 흙을 섞은 성토층을 번갈아쌓은 가야 토성 특유의 내부 축조 단면들이 확인됐고, 성 내부의 무기창고터, 무사집단이 거주터로 추정되는 부뚜막 대형 건물터 등이 줄줄이 나왔다.

이런 아라가야 발굴 성과는 2017년 문재인 대통령이 국정과제로 고대 가야사 복원을 언급한 이래 정부와 지자체가 조사 정비 사업에 예산을 집중투입하면서 나타난 결실이다. 문화재동네에서는 새해에도 가야문명사를 드러내는 조사 연구사업들이 가장 도드라진 이슈가 될 것으로 관측하는 분위기다. 함안 외에도 김해와 고령, 남원 등 영호남 지역 각지에서 금관가야, 대가야 등 가야문명사의 윤곽을 드러내는 조사성과들이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세계유산 등재를 추진중인 김해 봉황동 유적, 고령 지산동 고분군, 창녕 교동 고분군, 남원 일대 산악에 흩어진 백제-대가야 접경 지대 고분 등에서 활발한 조사가 이뤄질 예정이다. 그러나 명백한 가야 대표유적이면서도 고층아파트 단지 건립이 추진돼 세계유산 추진대상에서 빠진 부산 복천동 고분군은 경관 보존문제를 놓고 학계와 지자체, 주민, 학계 사이에 갈등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체계적인 학술 연구지원보다 지원 예산 배분을 둘러싼 지역 정치 맥락으로 가야사 복원 사업이 흘러간다는 우려도 나온다. 학계에서는 가야사의 다른 핵심고리인 일본과 호남 일대 마한 백제 세력 교류관계에 대한 심층적 연구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전시로는 올해 12월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리는 ‘대가야’ 전이 단연 주목된다. 국내 최초로 가야문명사 전반을 유물과 문헌 등으로 조망하는 초대형 기획전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국립중앙박물관은 1992년 6~11월 갑옷, 투구, 말갖춤 등 가야권의 철기 관련 유물들을 처음 집대성한 국외 특별전시 ‘가야문화’전을 일본에서 순회전으로 열어 큰 반향을 일으킨 바 있다. 당시 도쿄국립박물관, 교토국립박물관, 후쿠오카현립미술관을 순회했던 전시는 12만명 넘는 현지 관객들이 찾아오는 기록을 세웠고, 아키히토 일왕이 참관하기도 했다. 이번 ‘대가야’ 전은 27년전 일본을 순회한 ‘가야문화’ 전의 의미와 맥락을 확대시켜 그뒤 1990년대와 2000년대 가야권의 고고학적인 근착 발굴성과와 해양사적 관점을 반영한 틀거지로 짜여진다. 일본 국립박물관 순회전 또한 예정돼 고대 한일교류사와 관련해 새로운 시각과 전망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된다.

남북 문화재 교류도 새해 기대를 모은다. 개성 만월대 고려궁터 공동발굴조사가 중단 3년만인 지난해 10월 재개된 상황이고, 올해 남-북-미 협상이 잘 풀리면 비무장지대 등 다른 유적에 대한 추가조사 논의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국립중앙박물관이 지난 연말 고려왕조 창업 1100주년 ‘대고려’전에 대여를 요청하면서 자리를 비워둔 북한 소장 왕건상이 전시 끝물에 합류할 지도 관심사다.

또다른 관심거리는 백제권 유물, 유적들의 환수, 조사성과들이다. 90년만에 일본에서 소재가 확인된 백제 관음보살입상의 환수 작업은 지난해 10월 환수평가액을 둘러싼 문화재청과 일본 소장자의 이견으로 협상이 결렬된 가운데 소장자가 올 상반기 국제경매에 출품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쳐 어떤 결과가 나올지 주목된다. 전북 익산 쌍릉의 경우 지난해 발굴로 무왕 무덤설이 유력해진 대왕릉에 이어 소왕릉이 올해 추가로 조사된다. 지난해 시작한 충남 부여 왕도의 관북리 유적 발굴조사도 올해 일부분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20년가까이 복원 공사를 벌여온 국내 최고 최대의 석탑인 미륵사터 동탑도 3월 닫집을 걷고 낙성식을 열어 전모를 온전하게 드러낼 참이다. 글·사진 노형석 기자 nuge@hani.co.kr, 사진 동아세아문화재연구원 제공

함안군 가야리 아라가야 왕성 추정터를 둘러싼 대형 토성의 단면. 지난달 16일 현장설명회에서 공개된 모습이다. 나무줄기를 태운 목탄층과 서로 다른 흙을 섞은 성토층이 번갈아 나타나는 가야 토성 특유의 쌓음구조가 처음 확인됐다.
지난달 16일 공개된 함안 아라가야 왕성추정터의 부뚜막 건물터 조사현장에서 조사원이 관계자들에게 설명하고 있다. 이 유적은 가야권에서 처음 드러난 대형 부뚜막 건물터다. 판석을 세워 긴 네모꼴 터를 닦고, 길이 약 5m의 부뚜막과 연기를 빼는 굴뚝자리까지 놓았다.

출처 : 해외 네티즌 반응 - 가생이닷컴https://www.gasen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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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키가이 19-01-08 04: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