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대는 강화도였고 말년 병장때였는데 갑자기 비상이 걸리고 출전 준비하라 하더군요.
전쟁 났다고...(실제로 우리 부대에서는 전쟁이 났다고 했어요)
놀랄새도 없이 본능적으로 완전 군장에 실탄과 수류탄 받고 대기하던 기억이 납니다.
솔직히 그때까지만 해도 과업 안하고 내무실에서 멍때리면 되니까 조금 좋았어요.ㅋㅋㅋ
얼마 후 중대장이 집에 편지쓰고 머리카락이나 손톱같은거 넣으라고 합니다.
반신반의 하고 있었는데 그제서야 공포감이 밀려오더군요.
워 게임 결과를 보면 우리같은 방어 부대는 항상 전멸이었거든요.
위장크림에 군장메고 누워서 농담 주고받고 즐겁던 내무실도 점점 말이 없어지고
출전 준비 상황 체크하느라 중대장과 선임하사들은 계속 뛰어다니고 통제실 전화벨 소리는 계속 나고
뉴스는 못 보게 TV 자물쇠 채워놓고...
다행히 하루정도 뒤에 비상은 해제가 됐지만 그 당시 느꼈던 심정이나 공포는 잘 잊혀지지가 않네요.
개인적으로 전쟁이 불가피하다면 해야겠지만 피할 수 있는 방법이 1%라도 존재한다면 절대 피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