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재판을 해보면 판례도 없고, 교과서에도 안나오고, 논문도 없는 사건들이 심심치 않게 나옴.....심지어 적용할 법률이 딱 떨어지는 것이 없는 경우도 있음.
이럴 때는 법논리를 알아야 실제 사건에 적용시켜 해답을 찾을 수 있고,
재판에서도 논리적으로 자기 주장을 펼치고, 그 주장이 논리적으로 정밀하고 하자가 없으면 설득력을 갖게 되고, 설득력을 갖게 되면 증거가 부족하거나 심지어 결정적인 증거가 없더라도 재판에서 이기게 되는 것임...
그리고 학문하는 사람들은 법학을 가장 논리적인 학문중의 하나라고 하지 암기가 중요한 학문이라고 하는 사람은 없음....실무가들도 마찬가지고...
물론 실무를 접하지 않고 단순히 대학교에서 중간고사, 기말고사 시험공부만 하거나 신림동에서 고시공부만 할 때는 뭐 시험에 나오는 것이야 범위가 뻔하니 암기만 뛰어나게 잘해도 시험 잘 볼 수 있음.. 심지어 사법시험 사례문제도 예상문제 뽑아서 그냥 달달 외워서 잘 볼 수도 있음....하지만 간혹가다 그런 사람이 외워서 시험잘봤다고 해서 그 사람이 공부한 학문이 외우기만 해도 되는 학문은 아님...
사법시험까지 합격한 애들 중에서 집안 부자고 잘나가는 넘은 별로 없는 듯....다들 시골에서 어렵게 공부하거나 진짜 찢어지게 가난한 애들이 대부분이었지..
진짜 돈많고 잘나가는 집안 애들이 왜 사법시험공부함?
재벌아들이 사법시험 합격했다는 소리 들어봤음? ㅋ
돈 좀 있거나 권력이 조금이라도 있으면 2년 군대도 안갈라고 온갖 돈과 빽을 동원하는데,
집안 잘산다고 합격하는 보장도 없는데, 평균 30살에 합격하고도 사법연수원 2년을 더 공부해서 12년을 공부하는 사법시험을 어떤 잘나가는 넘들이 보겠음?...대다수는 못나가는 애들이나 엉덩이 짓물러지도록 죽자고 공부하는거지...
합격자 구성은 우리나라 소득별 세대수하고도 비슷하지 않겠음?...서민이 가장 많으니 서민집안 출신 합격자가 제일 많고, 그 다음이 중산층이니 중산층 가정 출신 합격자가 그 다음이고, 진짜 잘나가는 집안은 극소수고...그런거지 뭐 거기는 대한민국 아니라딥까?
원래 못난 넘들이 잘난 넘들 보면 저넘은 부모가 잘나서 머리가 좋을거야
저넘은 고액과외 받아서 공부를 잘할거야, 저넘은 집안이 공부하기 좋은 환경이라 공부를 잘하는걸거야..
저넘은 공부만 잘했지 운동은 별로일거야 ...저넘은 세상은 젖도 모르면서 육법전서만 달달 외워서 합격했을거야 이리 생각하는 법임..
오히려 님 말대로면 님처럼 세상을 잘 알면 어디서 한자리 하고 있어야 하는 거 아님? 세상을 잘 아니 법도 잘알아서 명쾌하게 결론낼 수 있고, 경제도 잘알아서 나라경제 살릴 해법도 알고 있을테고 돈도 왕창 벌어두었을테고...다 잘알텐데?
어떤 과목이든 분야든 공부를 하다보면 일종의 보편적, 공통적 흐름이나 원리같은걸 깨닫게되죠
그러나 (모든 학문이 마찬가지지만) 더 깊고 자세하게 공부하다 보면 이런 만물원리?같은게 적용안되거나 깨어지는 사례들이 여기저기서 튀어나옵니다. 허나 이런 사례들 조차 큰 그림으로 봤을때는 또 어떠한 흐름이나 원리로 이어지게 되죠
파고들어갈수록 이런 변수와 또 다른 새로운 흐름들이 계속 발견되고 이어지고, 이런게 많아지고 복잡할수록 공부하기 힘들고 어렵다고 느껴지는 것이겠죠
의학같은경우는 그 정도가 극악이라 할 수 있을 만큼 심하다고 봅니다. 인체 자체가 파고들수록 수 많은 이론과 현상들이 얽히고 섥혀있고, 그것이 상호작용되는 경우의 수가 너무나 복잡하죠. 게다가 그 결과와 영향이 주는 파급효과는 사람의 생명과 건강, 행복이라는 면에서 더욱 심각하구요
게다가 대부분경우 이런 이론과 지식을 직접 손끝으로, 사람 목숨과 건강을 손끝에 걸고 직접 행동으로 옮겨야합니다. 이 말은 즉슨, 위에 언급한 수 많은 복잡한 내용들 중 하나라도 쉬이 간과할 수 있는 여지가 그만큼 적다는 것이죠.
대부분 공부는 어떤 패턴이나 흐름, 원리를 익히다면 그에 입각해서 나머지 내용들을 쉬이 이해하고 적용할 수 있지만, 의학의 경우는 그 나머지 내용과 케이스 개개별을 각각 심각하게 학습하고 이해해야 실제 진단과 시술에서 실수를 할 확률이 줄어들게 되죠 (한마디로 밑줄쫙 긋는 내용 외에 재잘한것도 그냥 대충 넘어갈 수 없음)
학문, 과목마다의 우열을 가리는건 웃긴짓이죠. 허나 위에 말한 내용으로 과중함?이란는 차원에서 의학공부는 그것이 상당하다고 봅니다. 의대생들이 줄줄히 암기하며 머리싸매는 장면을 보고 의학을 암기내용이 엄청나서 힘들다~라고 단순히 생각하는건 힘들다봅니다.
궁극적으로 말해서요. 공학,물리,화학은 원하는 반응이나 작용을 하면 되는거 아닙니까
그게 답인거죠.
세상의 물리법칙이 인간이 멸종할 정도의 천재지변을 겪지 않는한 갑자기 바뀌지는 않잖아요.
사실 근본적인 답은 정해져있죠.
정확히 몰라서 유사한 답을 써제낀것 뿐이지. 궁극적으로 따지자면 사실 불변은 아니겠지만
그게 몇억년 몇십억년 몇백억년에 달하는 시간동안 바뀌겠죠.
법에서의 답은 아예 한 사람의 인생에서도 같은 문제에 대해서 여러번 바뀝니다.
일반적인 인식과 사회적인 공감대가 궁극적인 답이라고 할수 있는데
사람 마음은 수시로 변하니까요.
간통이 합헌이다가 위헌이 된것도 고작 님 인생이라는 짧은 기간동안에 벌어진 일입니다.
다만 그 암기가 단순히 어휘, 단어, 문장을 달달 외는 것인가,
아니면 어떠한 논리체계의 흐름을 자연스럽게 암기해야 되는것인가의 문제는 있습니다.
법학은 기본적으로 남의 논리를 외워야 한다는 점에서 다른 사회과학에 비해 고리타분한 점은 많지만,
단순하게 외우기만 해서 되는건 아닙니다. 뭐 궁극적으론 외워야 되긴 하는데요.
어차피 객관식을 제외한 대부분의 시험에서 '법전'은 주어집니다. 그 법전 보고 알아서 해석하고,
알아서 사례에 적용하고, 기억나는 판례 잘 가다듬어서 쓰고 해야 됩니다.
단순암기랑은 차원이 다르죠.
특히 궁극적인 법리를 이해하지 못하면 사안에서 암기된 것들을 아예 적용조차 하지 못합니다.
법전을 분명히 보면서 시험 보는데 0점 받을 수도 있습니다.
문제가 가령 어떤 식으로 나오냐 하면...
A가 B와 갑의 집에 들어가 물건을 훔치기로 하였다. B는 밖에서 망을 보고, A는 오후 17시 쯤 들어가 숨어있다가, 21시쯤 방 안쪽을 물색하여 마약 10kg을 발견하여 바구니에 담고 나오려는 찰나, 경비원 C가 A를 발견하자, A는 바구니를 그대로 둔채 도주하다가 C를 폭행하여 C가 전치 3주의 부상을 입었다.
A와 B의 죄책은?
뭐 학부 고학년이나, 사시 에서 쉬운 문제들이 이런식으로 나옵니다.
그냥 법전에 형법 보고 쓰면 되는거 아니냐 싶지만,
대충 생각나는 것만 적어도,
1) 직접 절도행위에 참여하지 않은 B가 절도의 정범인지, 공범인지.
2) 금제품인 마약이 절도의 객체가 되는지 여부 (적극설-판례, 소극설, 절충설-다수설)
3) 주간에 들어가 야간에 범행에 착수한 경우 야간주거침입의 성립여부 (특수절도라 필수는 아님)
4) 절도의 체포면탈 목적으로 C폭행 -> 준강도 -> 부상입었으므로 강도치상?
5) B의 죄책이 절도인지, 강도치상인지. 예견가능성 등...
6) 준강도의 기수시점은 언제인지,
7) 절도의 착수는 인정되나, 기수인지 미수인지...(바구니에 담기만 한 상태임)
등등... 이정도가 기본적으로 썰을 풀어줘야 되겠네요. 논점이 더 있을 수도 있습니다.
사시답안지 한쪽 반에서 두쪽정도는 써줘야 되는 분량입니다.
외운다고 되는게 아니죠. 어차피 법전을 보면서 시험보기때문에 무지막지하게 외우지도 않습니다
다 이해해야 논점도 찾을 수 있고 쓸 수 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