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 fearfulsym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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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와 그 이전에 한자가 필요했던 것은
그 시대에 동아시아 학문의 중심지가 중국이었기 때문이죠.
당시 한국이 접촉가능했던 거대 문명이 사실상 중국문명뿐이었죠.
한국인들은 한자를 배움으로써 중국 문명이 쌓은 학문적 성과를 손쉽게 습득할 수 있었습니다.
20세기 근대에 들어와서는 다른 한자문화권 일본이 부흥했죠.
일본은 서양학문을 일찍 수용해서 번역해 사용하고 있었죠.
그래서 서양문물을 손쉽게 접할 수 있는 통로가 일본이었고
한자를 배우는 것이 20세기에도 학문적 실용적으로 도움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20세기 말, 21세기 초에 들어서면서 상황이 많이 변했죠.
정보기술이 발전하고 교통이 발전하면서 더 이상 중일에 의존할 필요가 사라진거죠.
현대 최고의 학술언어는 영어이고, 독일어 프랑스어가 약간 배울 것이 있는 수준이죠.
물론 일본, 중국에 아예 배울 것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들도 학문할때 영어에 의존하고 있으니까요.
결국 한국인들 입장에선 미국 영국에서 직접 배워오는게 최고인 시대가 된 것이죠.
책을 봐도 영어 책이 가장 수준이 높고, 대중용 교육 자료도 영어가 가장 수준이 높죠.
역사연구는 물론이고 최신 학문 개념까지 전부 영어로 나오는 시대엔 영어 원어를 그대로 쓰는게 편하죠.
한자에 집착하면 한자어로 번역하고 합의하는 과정이 필요하고
그렇게 만들어진 신조어가 의미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는 보장도 없죠. 오히려 방해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일본조차 예전처럼 한자어 번역에만 고집하지 않고 가타카나로 원음을 살려서 표기합니다.

영어만 할 줄 알아도 구글링만으로 얻을 수 있는 정보가 엄청나죠.
게다가 한국인들이 오랜 영어교육 열풍으로 영어수준이 향상되었구요.
영어를 사용하고 한국어안에 품는게 전문 학자에게든 일반 대중에게든 득이 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가장 보수적이던 법학도 요즘은 많이 변하고 있습니다.
일본에 의존하기보다는 독일이나 프랑스에서 많이 배워오죠. 일본 이론은 약간 무시하는 느낌입니다. 일본식 한자어도 없애는 추세고요.

한국의 정체성 측면에서도 이득이죠. 한자에 의존하는 것은 장기적으로 중국이나 일본문화에 종속될 위험을 높이니까요. 원교근공이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