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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6-08-25 10:13
아침부터 굉장히 자괴감을 느낍니다.
 글쓴이 : 큐리플
조회 : 1,023  


아침에 버스를 타고 출근길에 일어난 일입니다.


반대편 좌석에 앉아 계시던 여성분이 어어억!! 하고 소리를 지르시고는 갑자기 쓰러지시더군요.

장애가 조금 있으신 분 같으셨는데, 갑작스런 발작이 일어나신 것 같았습니다.

버스 바닥에 쓰려지셔서 경련을 일으키시는데.. 굉장히 놀랐습니다.


깜짝 놀란것도 있었지만 그 상황에서 구해야겠다라고 한걸음 일어서자마자 여러생각이 들더군요.

심폐소생술을 해야한다면 성추행? 아니면 소생술 하는중에 갈비뼈라도 잘못 나간다면?

최근 메갈의 쓰레기짓이 머릿속에 있던 것과 여러 인터넷에서 돌던 심폐소생술시 성추행성폭행.

심폐소생술을 했을때 갈비뼈가 나가서 오히려 욕먹고 고소당한 사람 이야기.

대표적으로 이런것들이 있지만 정말 온갖생각이 다들더군요.


결국 아무것도 못하고 의식확인과 육안으로 숨을 제대로 쉬시는지만 확인했습니다.

그러는 도중에도 메갈이 말하던 시선강.간어쩌고가 계속 떠올랐습니다.

숨쉬는걸 확인하려면 귀를 코쪽에 대고 가슴쪽을 봐야하는게 정석이니까.. 더욱 그러더군요,


다행이 스스로 숨을 잘 쉬셔서 심폐소생술 까진 안해도 될 상황이었지만,

정말 만약에 그런 상황이 왔다면 그분의 생명이 정말 위험할 상황이었다면...


주위 사람들도 다들 상황을 회피하더군요.

그분 뒷좌석에 앉아서 통화하시던 여성분은 무서워 어떻게를 연발하시고..

제 뒷좌석에 군인도 가만히 앉아있다가 버스가 다음 정류장에 멈추자마자 내리시고..


결국 저도 아무런 행동도 못했습니다. 그저 육안으로 호흡을 정상적으로 하시는지 확인만 하고..

어느정도 의식을 찾으신것 같을때 괜찮으신지만 여쭤본게 다였죠.

괜찮냐고 물어볼때 그분 앞좌석에 앉은 남자분이 괜찮다고 놔두면 된다고 하시더군요.

괜찮다 놔두면된다 하시고는 앞에 여성분이랑 모르는 사람이보면 진짜 놀란다며 대화하시기에


아 가족분이시구나 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아니더군요, 몇정거장 지나니까 그 두분이서만 그냥 내리시더군요.

그거보고 좀 어이가 없었습니다.



나중에는 다행이 그분이 의식을 찾으셨지만....

심지어 저는 사촌동생이 장애가 있었고 발작으로 얼마전에 죽은 일이 있었는데도.. 

그 상황에 아무런 행동을 못했어요. 해야된다라는건 아는데 머릿속에 이런저런 생각이 그걸 막더군요.


 굉장히 자괴감을 일으키는 아침출근길이었습니다.


놀란 마음에 좀 두서없이 글을 쓴것 같네요. 그래도  쓰다보니 그 마음이 조금 진정되는것도 같습니다만..

내가 어쩌다가 이렇게 마음이 각박해졌는지... 정말 자괴감과 슬픈감정이 많이 드는 아침이네요

출처 : 해외 네티즌 반응 - 가생이닷컴https://www.gasen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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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순이 16-08-25 10:21
   
그 정도만이라도 관심을 가져줘도 좋죠..
세상이 하도 이상하게 돌아가니 그런 생각이 나겠지만
저라면 심폐소생술 관련 지식이 있고 그럴 상황이라면 바로 하죠.
사람하나 살리고 고소당하든 성추행으로 몰리든 상관 없지라고
생각은 듭니다만 당해보면 후회할수도 있겠죠.
     
큐리플 16-08-25 10:27
   
저도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었습니다만...
막상 상황이 닥쳐오니 저렇게 된겁니다. 그래서 더 자괴감을 느끼고 있는거구요..

오늘 저는 실제 상황이 닥쳐와 직접 경험해보지 않는이상 그전에 품었던 생각은 아무런 소용이 없다는걸 느꼈습니다.
화니정 16-08-25 10:26
   
증상을 보니 뇌전증 같습니다.
이 경우 아저씨 말대로 경련 후 바로 정상으로 돌아오기 때문에 혹시 혀를 깨물지는 않는지 확인하며
그냥 지켜보는 것이 최선입니다.
     
큐리플 16-08-25 10:28
   
그런 지식이 없는 사람은 당황할 수 밖에 없죠.
알고 있던 그 아저씨분도 말도 행동도 하지 않으니 더 그런거구요.
          
화니정 16-08-25 10:38
   
당연히 놀라셨겠죠.
사실 제 아들이 뇌전증입니다.초2때 시작해서 지금 중1인데 완치가 안되네요.
다행히 중증은 아니라 약만 빠짐없이 복용하면 증상이 없는 경우죠.
빼먹으면 하루 이틀 후에 증상이 나타납니다.
처음 발병했을 때 저도 생전 처음 경험하는 일이라 놀랐던 기억은 영원히 지워지지 않을거 같습니다.
지금은 증상이 나타나면 담담하게 지켜줄 수 있지만요.
               
큐리플 16-08-25 10:42
   
정말 많이 놀라셨겠네요. 저는 모르는 타인인데도 그렇게 놀랐는데
아드님께서 그러셨다면 부모마음이 얼마나 아프셨을지... 짐작도 안되네요..
wjs76 16-08-25 10:32
   
좋은 의도로 좋은일을 한 의인들이 쓰레기 같은 것들 도와주고 너무 많이 고통을 받았어요.
그리고 그런 사람들을 도와주기는 커녕 처벌을 하는 쓰레기 같은 판결자와 법이 만든 개판이죠.
어쩔수 없습니다..

도움을 주고 안주고를 떠나 자괴감을 가지는 마음을 가지고 있다는것 만으로도 자랑스러워 하셔도 됩니다.
그런 마음조차 안가진 사람도 있을것이고, 키득거리며 이상황을 sns에 뭐라고 올려야 좋아요 더받을까 고민하는 쓰레기도 있을테니까요.

차후에 뭐라도 하시려면 증언해줄 주변 사람들의 연락처를 받아두거나 녹취나 녹화는 꼭 하시기 바랍니다. 세상이 너무 더러워서..
     
큐리플 16-08-25 10:36
   
저는 지금 이 마음에 답답함을 하소연하고 싶어서... 정말 어쩌다가 이렇게 되버린걸까요..
아무리 그래도 생명이 달린건데 행동해야지 라고 늘 생각을 하고 있었건만.
직접 닥쳐와 아무것도 못하니 지금까지 제 모든게 거짓된것 같고 답답하고 그러네요.

아무튼 답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답답한 마음이 그래도 조금 풀리는것 같아요
뿡뿡이 16-08-25 10:35
   
그런걸로 자괴감 느끼실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머리속으로 이런 저런 생각을 했다는 자체에 신경이 쓰였던 것 같습니다만, 사람이라면 그럴 수 있어요.

옆에서 지켜봐 주신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봅니다.  다른 사람들은 그것조차 하지 않았으니깐요.
     
큐리플 16-08-25 10:40
   
그렇게 말씀해 주시니 감사합니다 마음이 좀 풀리는것 같아요.
Habat69 16-08-25 10:40
   
저도 본의 아니게 갑자기 쓰러지거나 다치거나 어려운 장애인을 도와준적이 있죠
그런 경험으로 인해 어떤 보상을 받은적이 없지만 돌아봐보면 그때 그런행동을 할 수 있었던 스스로를 뿌듯이 생각할수있고 스스로를 믿는 믿음이 있다는것에 자부심이 생기더이다.
그러니 자부심을 가지세요. 스스로를 믿는 믿음은 돈보다 귀중합니다
     
큐리플 16-08-25 10:47
   
단순히 쓰러지거나 다치신 거라면 저도 도움을 드리면서 뿌듯해하고 종종 봉사활동도 다녔지만..
이런상황은 정말 처음인지라.. 이런상황에서 어떻게 해야한다 머릿속으로는 알고있지만..
당연히 행동해야된다고 생각도 하고 있었지만..
막상 정말 일어나니 처음에는 머릿속이 하얘지고 온갖생각이 들더군요.

지금에서는 저분이 남성이었다면 달라졌을지, 아니면 그 머릿속에 떠올랐던 사건들을 인터넷으로 보지못했다면 달라졌을지... 정말 여러생각이 들게되네요.
          
Habat69 16-08-25 10:57
   
님음 그곳 버스안에 어떤분보다 귀중한 선한 사마리아인 이십니다.
전 참고로 무신론자입니다만 천국이 있다면 예수님 말씀데로 선한 사라리아인이 먼저 갈겁니다
들기름 16-08-25 10:48
   
기사가 차를 세우고 뭔가 조치를 했어야 되는데 상황이 좀 이상하군요.
너무 자책하지 마세요. 혹시 간질발작을 처음 보셨는지요?
저는 중학교 때 학교친구가 발작한 걸 처음 봤는데 그때 딱 님같았어요. 애들 비명 지르고 울고 난리인데
평소 개랑 친했던 것도 아니었고 뭘 어떻게 해줘야 될지 몰라서 엉거주춤 보고만 있었는데 자신이 정말 바보같았어요.
     
큐리플 16-08-25 10:53
   
기사분은 아시는지 모르시는지.. 그냥 운행을 하시더라구요.
저는 이런상황이 오면 기사분이 바로 병원이나 이런곳으로 갈 줄 알았는데..
주위에서 그분의 상태를 기사분에게 제대로 알리지 않아서인지 그렇지는 않더라구요..

그러다가 그분이 어느정도 의식을 차리고 그자리에 앉아서 멍하게 계시니까 운행을 멈추시고는 확인 하셨습니다.
그리고 다시 운행하시면서 정신 차리셨으면 위험하니까 자리에 앉아주세요라고 말씀하시기도 했구요.
총명단 16-08-25 11:12
   
적어도 전에는 도움의 손길을 주는 사람에게 성추행이니 뭐니 아따구 헛소리는 하지 않았는데
사회 분위기를 자꾸 안 좋은 쪽으로 바꾸려는 쓰레기들이 있는 것 같아요
뭐 님으로서는 걱정 자체만으로도 할 건 다 한 셈이죠
자괴감 느끼실 필요 없어요
그런 쪽으로 전문적인 지식이 있으셨던 것도 아니고..
자칫 잘못하면 일이 더 커질 수 있었으니까요
비노 16-08-25 11:50
   
심폐소생술 제대로 하면 갈비뼈 나갈수도 있다고 하더군요.
유수8 16-08-25 12:48
   
메갈들 스스로 자초하는거죠.... 언젠가 자신들이 위험에 닥쳐도 아무도 도우려 하지 않도록 자충수를 두는것을 지들의 뇌에는 우동사리로 채워져 모르죠.

같은 사건이 남성에게 있었다면 당연히 아무 꺼리김없이... 고민없이 달려드는 사람들 많을겁니다.

여자들의 과잉피해의식이 결국 스스로의 목줄을 조르게 되니...

저런 사건은 일반 여성보다 메갈들이 당해야 싼데..
Sulpen 16-08-25 14:41
   
아청법 시행되고 나서는 의사들이 청진기 대는것도 무서워한다는 기사가 났을 정도였으니 작성자님이 자괴감이 들건 아닌거 같습니다.
법이 그렇게 만들어진걸 시민들이 어쩔 수는 없는거지요... 다만 조금 더 법에 관심을 가지고 국회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생각을 계속 다짐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