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버스를 타고 출근길에 일어난 일입니다.
반대편 좌석에 앉아 계시던 여성분이 어어억!! 하고 소리를 지르시고는 갑자기 쓰러지시더군요.
장애가 조금 있으신 분 같으셨는데, 갑작스런 발작이 일어나신 것 같았습니다.
버스 바닥에 쓰려지셔서 경련을 일으키시는데.. 굉장히 놀랐습니다.
깜짝 놀란것도 있었지만 그 상황에서 구해야겠다라고 한걸음 일어서자마자 여러생각이 들더군요.
심폐소생술을 해야한다면 성추행? 아니면 소생술 하는중에 갈비뼈라도 잘못 나간다면?
최근 메갈의 쓰레기짓이 머릿속에 있던 것과 여러 인터넷에서 돌던 심폐소생술시 성추행성폭행.
심폐소생술을 했을때 갈비뼈가 나가서 오히려 욕먹고 고소당한 사람 이야기.
대표적으로 이런것들이 있지만 정말 온갖생각이 다들더군요.
결국 아무것도 못하고 의식확인과 육안으로 숨을 제대로 쉬시는지만 확인했습니다.
그러는 도중에도 메갈이 말하던 시선강.간어쩌고가 계속 떠올랐습니다.
숨쉬는걸 확인하려면 귀를 코쪽에 대고 가슴쪽을 봐야하는게 정석이니까.. 더욱 그러더군요,
다행이 스스로 숨을 잘 쉬셔서 심폐소생술 까진 안해도 될 상황이었지만,
정말 만약에 그런 상황이 왔다면 그분의 생명이 정말 위험할 상황이었다면...
주위 사람들도 다들 상황을 회피하더군요.
그분 뒷좌석에 앉아서 통화하시던 여성분은 무서워 어떻게를 연발하시고..
제 뒷좌석에 군인도 가만히 앉아있다가 버스가 다음 정류장에 멈추자마자 내리시고..
결국 저도 아무런 행동도 못했습니다. 그저 육안으로 호흡을 정상적으로 하시는지 확인만 하고..
어느정도 의식을 찾으신것 같을때 괜찮으신지만 여쭤본게 다였죠.
괜찮냐고 물어볼때 그분 앞좌석에 앉은 남자분이 괜찮다고 놔두면 된다고 하시더군요.
괜찮다 놔두면된다 하시고는 앞에 여성분이랑 모르는 사람이보면 진짜 놀란다며 대화하시기에
아 가족분이시구나 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아니더군요, 몇정거장 지나니까 그 두분이서만 그냥 내리시더군요.
그거보고 좀 어이가 없었습니다.
나중에는 다행이 그분이 의식을 찾으셨지만....
심지어 저는 사촌동생이 장애가 있었고 발작으로 얼마전에 죽은 일이 있었는데도..
그 상황에 아무런 행동을 못했어요. 해야된다라는건 아는데 머릿속에 이런저런 생각이 그걸 막더군요.
굉장히 자괴감을 일으키는 아침출근길이었습니다.
놀란 마음에 좀 두서없이 글을 쓴것 같네요. 그래도 쓰다보니 그 마음이 조금 진정되는것도 같습니다만..
내가 어쩌다가 이렇게 마음이 각박해졌는지... 정말 자괴감과 슬픈감정이 많이 드는 아침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