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30대 중반을 열심히 지나가고 있는 사람인데요, 금요일부터 시간이 좀 남고 여유가 생겨서 뭘로 주말을 보내 볼까 생각을 하다가 어릴 때 봤던 만화영화가 생각이 나서 그냥 한 번 찾아 봤습니다.
그랬더니 전편이 유튜브에 올라와 있더군요.
39화까지 있길래 엊저녘부터 숨도 안 쉬고 오늘 다 봤습니다.
확실히 90년대는 일본 애니의 시대였던 것 같네요.
내용도 내용이고 작화도 오히려 지금 것보다 더 낫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원작자가 '애반게리온'으로 유명한 작가의 작품인데 19세기 공상과학 소설 '해저 2 만리'를 모티프로 만든 만화였네요.
지금보면 그 만화의 스케일에 비해 남녀간의 애정이 많이 다뤄진다는 점이 아쉽지만 어찌됐든 만화는 아무래도 그 타겟이 어린 아이들일테니 풋풋한 인종을 초월한 청소년의 사랑이 거부감만 들지는 않았습니다.
글쎄, 21세기에 들면서 20세기 말에 나타났던 진지함은 다 사라지고 다시 오락과 재미의 시대로 지금은 변한 것 같습니다.
20세기 후반에 태어난 저로서는 20세기 후반, 1990년대에 10대를 보내며 이른바 '세기 말'이라는 진지함 속에 매우 차가운 이성이 요구되던 시대를 살았던 것 같습니다.
미국 영화도 그 때는 오락 영화라 할지라도 좀 진지하고 뭔가 개연성이 넘쳤는데 최근의 '할리우드 영화'는 '코믹'을 원작으로 하는 환상성의 소재들이 대부분이네요.
6~70년대는 우주가 화두였던 시대였고,
80년대는 냉전의 끝자락,
90년대는 대두되는 일본과 제 3 세계로인한 미국의 위협이 그려졌고,
2000년대 초반은 전쟁 영화가,
2010년대에는 환상적 소재와 만화 원작이 주류를 이루네요.
말이 길어 지고 방향이 좀 샜지만 원하면 별 노력 안 들여도 추억을 접할 수 있는 지금은 참으로 대단한 시대입니다.
발전의 끝은 어디까지일까요? 새삼 놀라며 하루를 마무리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