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 아닌 '김일성 가면' 소동, 보도한 기자 "판단 실수" 인정
북측응원단이 참석해 '가면'을 이용해 응원을 펼치고 있다. 가면에는 앞을 볼 수 있도록 눈동자 부분에 구멍이 뚫려 있으며,
뒷면에 손잡이가 붙어 있다.
'오보' 인용 보도 쏟아지자, 통일부 "응원용 가면" 반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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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통일부가 전한 북한 측의 설명은 달랐다. 가면은 김일성 전 주석의 얼굴이 아닌, 응원곡 <휘파람>의 남성 대목을 소화하기 위한 '미남 가면'이라는 것이다. 통일부는 11일 반박 보도자료에서 "북측 관계자 확인 결과, 보도에서 추정한 그런 의미는 전혀 없으며, 북측 스스로가 그런 식으로 절대 표현할 수 없다고 확인했다"고 밝혔다.
'김일성 가면'을 처음 보도한 CBS노컷뉴스 기자도 자신의 잘못을 인정했다. 이 기자는 11일 오전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가면을) 잘 못 봤다"면서 "(내) 판단 미스였다"고 말했다. 해당 기사는 현재 삭제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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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정부 당시 대통령실 위기정보상황팀장(현재 국가위기관리센터)를 지낸 차두현 아산정책연구원 객원연구위원도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김일성 가면'은 북한 체제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일축했다. 차두현 위원은 20여 년간 국방연구원에서 북한 권력구조 등을 연구한 북한 전문가다.
차 위원은 "북한에서 김일성은 신적 존재다"라면서 "과거 김일성 배지를 분실할 경우 정치범 수용소까지 각오해야 하는 북한에서 사실 '영원한 주석'의 얼굴, 그것도 젊은 시절의 얼굴을 가면으로 만들어 응원하는 경우는 상상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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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이날 응원단이 준비한 가면은 두 눈이 뚫려 있거나 일부 가면의 경우 바닥에 떨어져 있기도 했다. 신격화 대상인 김일성 전 주석의 가면을 이렇게 다룰 리가 없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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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도 들썩였다. 하태경 바른정당 의원은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한국 대통령이 얼마나 우스웠으면 김일성 가면을 감히 쓸까"라면서 "김여정에게 즉각적인 사과를 요구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김빈 더불어민주당 디지털대변인은 자신의 트위터에서 "하 의원님, 이 정도면 의원직 걸고 하시라"면서 "평창과 남북관계 망했으면 하는 바람이 오발탄을 쐈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