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분데스리가 선두를 달리는 보루시아 도르트문트가 ‘천적’ 손흥민의 한 방에 또 울었다. 손흥민은 2018~2019시즌 공식 경기에서 총 15골을 기록하고 있었다. 프리미어리그 14골에 리그컵 3골, FA컵 한 골을 보탰다. 그러나 ‘별들의 전쟁’으로 불리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득점포는 아직 없다. 챔피언스리그는 지난해 9월19일부터 12월12일까지 조별리그 1~6차전이 벌어졌다. 손흥민은 이 경기들에 전부 출전했으나 당시엔 컨디션이 좋은 상태가 아니었다. 11월 중순까지는 프리미어리그 득점도 없었다. 부진한 것이 당연했다.
절정의 골감각을 이어가고 있는 도르트문트전은 달랐다.
손흥민은 14일 영국 런던 웸블리에서 열린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 토트넘-보루시아 도르트문트 홈 경기에서 후반 2분 0-0 균형을 깨트리는 선제골을 터트렸다. 전반 내내 상대의 마크에 고전했던 손흥민은 단 한 번의 기회를 장쾌한 골로 완성했다. 시즌 16호골이자 이번 시즌 유럽무대 첫 골이다.
3-4-1-2 포메이션의 투톱으로 나선 그는 전방 압박을 통해 이뤄진 얀 페르통언의 크로스가 도르트문트 수비수 키를 넘어 자신에게 향하자 침착한 오른발 발리골로 완성했다. 세르주 오리어와 핸드셰이크를 하며 기쁨을 만끽했다.
2010년 독일 분데스리가 함부르크에서 프로 데뷔한 손흥민은 만 20세를 갓 넘긴 2012년 9월 도르트문트전에서 멀티골을 터트려 3-2 승리를 이끈 뒤부터 독일 정상급 클럽을 상대로 펄펄 날았다. 5개월 뒤 리턴매치에서도 두 골을 뽑아냈다. 2013년 레버쿠젠을 거쳐 2015년 토트넘에 가서도 강세를 이어갔다. 레버쿠젠 시절 도르트문트전 한 골을 넣었고, 토트넘으로 간 뒤엔 유럽클럽대항전에서 도르트문트전 3골을 기록하더니 14일 또 한 골을 터트렸다.
도르트문트는 독일에서 ‘꿀벌 군단’으로 불리는데 이 때문에 손흥민에겐 ‘양봉업자’란 별명이 붙었다. 그 명성 그대로였다. 손흥민이 꿀벌을 또 잡았다. 3-0 완승의 출발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