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때였습니다.
학교 정문앞에서 귤을 싸게 팔길래 한 봉지 사서
자전거 손잡이에 걸고 기숙사까지 씽씽 달렸습니다.
기숙사를 가려면 학교안을 가로질러서 가야 했는데
그날 따라 사람들이 자꾸 저를 쳐다 보는 것 같더군요.
한두 사람이 아니고 지나가는 사람마다 흘낏흘낏 보더라고요.
좀 이상하다 싶었지만 별 신경 안쓰고 기숙사까지 무사히 도착했습니다.
그리고 자전거에서 내려서 손잡이에 걸어둔 까만 봉지를 봤더니
귤이 하나도 없더군요.
봉지에 구멍이 나서 자전거 타고 오는 내내 귤이 하나씩 떨어졌던 모양입니다.
그래서 사람들이 쳐다봤겠죠.
달리는 자전거에서 귤이 하나씩 떨어져서 통통거리며 길위에 널부러지는데
사람들의 시선을 한몸에 받으며 아무것도 모르고 자전거만 신나게 달린 제 모습을 상상하고 있자니...
창피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