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어이없는 일이 있었습니다. 개인 주차장이 있는데요. 분가한 동생한테 차를 넘겨 주면서
장시간 이곳이 비어있게 됐습니다. 그래서 입구에 쇠사슬을 연결해서 자물쇠로 채워놨죠.
아침 9시쯤이었는데 그때 마침 일어나서 커피 마시면서 주차장 있는 창밖을 보고 있었어요.
그런데 이삿짐차가 오더니 근처 주차할 곳이 없으니까 골목을 왔다갔다 하다, 직원 한명이
공구함을 들고 내리더라구요.
우리 집 주차장 입구 쪽에 오더니 공구함을 내려놓고 커다란 쇠 자르는 펜치를 꺼내들길래
처음엔 설마설마~ 했습니다.
어~~ 하다보니 정말로 우리집 주차장 자물쇠를 끊으려고 하더라구요. 바로 뛰쳐나갔죠.
"지금 뭐하는 겁니까? 남의 집 사유지에 멋대로 침입해서 이렇게 기물 파손해도 됩니까?"
당연히 목소리가 좀 컸는데 그게 기분나빴는지 공구를 손에들고 저를 빤히 노려보더라구요.
마침 이삿짐차에서 다른 직원도 내려서 지들끼리 뭐라뭐라 하는데 한국말이 아니더군요.
딱 들어보면 아실거에요. 한국인처럼 생긴 사람들이 러시아어 같은 말을 하면 몽골인이죠.
우락부락하게 생긴 두 사내넘이 눈초리 살벌하게 뜨고 노려보니까 솔직히 좀 쫄리더군요.
더구나 말이 통하지도 않는 상대라 저의 화려한 말빨이 먹힐리도 없고;;;
다행히 다른차에 있던 한국인 이삿짐 직원이 어슬렁 거리면서 오길래 그 사람한테 따졌죠.
일 시작한지 얼마 안된 외국인이라 여기 물정을 잘 몰라서 그러니까 좀 이해해달라 하면서
죄송하다길래 그냥 넘어가긴 했는데.. 집에 들어와서 생각해 보니까 참 어이가 없더라구요.
아니.. 아무리 잘 모르는 외국인이라고 해도 그렇지.. 상식적으로 주차할 곳이 없다고 해서
이렇게 남의 집 자물쇠를 대놓고 뽀갤려고 한다는게 법치국가에서 말이 되는 행동입니까?
몇일 지났는데도 커다란 펜치들고 쨰려보던 눈초리가 지금도 생생해서 간담이 서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