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수능을 이틀남은 고3 학생입니다.
밤 늦게 너무 우울하고 답답해지는데 차마 하소연할곳이 없어서 조심스럽게 여기다가 하소연 해봅니다.
고등학교 1학년 입학하면서 나도 남들 가는 좋은대학에 가보자는 열의에 가득차있던 시절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노력이 부족했는지 머리가 부족했는지 아니면 둘다 부족했는지, 현실은 만만치 않았고
제 노력의 보상이 항상 성공으로 이어지는것만은 아니라는걸 차차 깨달아 갔습니다.
집안 형편도 안좋아서 학원을 가보거나, 인강을 들어보지도 못했고 급기야 나중에는 그런 어머니를 원망한적도 있습니다.
저보다 수년, 수십년을 더 살아온 다른분들이 보기에는 겨우 수능 하나 가지고 뭘 그렇게 고민하냐 하시는 분들도 있으시겠지만
인생에서 처음으로 맞이하는 큰 산 앞에, 나도 모르게 계속해서 제 스스로를 묶어버리는건 어쩔수 없나 봅니다.
지금쯤이면 제가 어느정도의 대학에 갈 수준인지 가늠하게되고, 대학 간판이 나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을때 오는 패배감이 너무 답답합니다.
부산에 살고있고 부산에서 딱 중간정도 대학 두곳이 제가 가게될 대학입니다.
한편으로는 열심히 노력했고 이정도 대학만 가도 잘했다고 스스로 위로하지만 그것도 잠시, 다른 한편으로는 이게 결국 제 한계처럼 느껴져요.
감히 이런표현을 쓰고싶지 않지만 인생에서 실패했다는 기분마저 듭니다.
정말 우울하고 죽고싶고 무기력합니다.
수능시험이 끝나면 항상 성적을 비관해서 xx하는 안타까운 친구들이 있죠.
옛날에는 그런 뉴스를 접할때면 제3자의 입장에서 그저 안타까움만 들었을 뿐인데
어느순간부터는 자꾸 그런 친구들에게 감정이입이 됩니다. 정말 그럴수도 있겠다는 우울함만 느껴져요.
글을 횡설수설하게 썼습니다. 혹, 이 글을 읽고 기분이 나빠지신 분이 있으시다면 조용히 지나가셔도 좋습니다.
그저 궁금합니다. 저보다 더 오래 살아왔을 여러분들이 느끼기에 대학간판의 무게가 어느정도나 되는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