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이 박성하라고 고2때 같은 반이었던 친굽니다
성격이 뭐랄까 자존심이 쎄고 남에게 잘 굽히지 않을려는 스타일이었는데
어릴땐 그런 성격이 쫌 멋있어 보여서 한동안은 거의 붙어다니다시피했고, 그놈 집에도 자주 놀러갔었죠.
그러다 그놈의 외골수 성격땜에 서로 말다툼이 좀 잦아졌고, 3학년이 되어 반이 달라진 이후론
가끔 복도에서 만나면 간단한 잡담 정도나 나누는 사이 정도였지, 예전처럼 같이 붙어다니진 않았던거 같습니다.
그이후로 서로 대학을 간뒤엔 연락을 안하다 대학 1학년때 아마 요맘때쯤이었을겁니다.
방학해서 집에서 만화책이나 줄창보고 있는데 삐삐로 낯익은 번호가 뜨길래 전화 걸어보니
성하더군요. 고3때부턴 거의 연락도 안했는데 갑작스러웠기에 웬일이냐라고 물으니
덤덤한 목소리로 자기 아버지가 돌아가셨는데 와줄수 있냐고 묻더군요. 친인척이 없어서
장례식장이 너무 썰렁하다면서요. 그래서 급히 형 양복 빌려입고 가서 본게 마지막이었는데
그게 벌써 20년도 훨씬 전일이군요.
어쨌든 그 성하가 죽었답니다. 뭐..사인은 흔해빠진 교통사고고 결혼해서 애도 한명 있다는데
자세한건 모르겠네요. 그저 좀전에 고딩때 저 , 성하 그리고 같이 어울렸던 진호란 놈이 있는데
저랑은 다르게 둘은 자주 연락하고 있었나봅니다.
진호도 제 번호를 어떻게 알았는지 아주 오랜만에 전화해서는 그저 부고만 전해주네요.
오늘 새벽에 숨을 거뒀다고 하는데 거참..기분이 쫌 그렇습니다
이젠 얼굴도 기억 안나고 제 기억에서 거의 사라지다 시피 한 놈인데 말이죠
뭐..착하게 살았으면 좋은곳 갔겠죠. 굳이 식장에 찾아갈만큼 한가하지도 않고
창원에서 의정부까지 어떻게 찾아갈까 싶어서 그냥 말로만 안타깝다는 식으로 얘기해줬는데
그렇습니다.
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