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륜이죠.
어릴 때는 혈기왕성한 체력과 빠른 반사신경, 그리고 스폰지 처럼 빨아들이는 강력한 흡수력으로 어떤 상황에서도 추진력과 적응력, 그리고 물불 안 가리는 도전정신을 자랑할 수 있습니다만, 점점 나이를 먹어갈수록 그 능력은 하락하게 되죠.
그토록 빨랐던 반사신경은 점점 느려져 빠르게 대처하지 못하게 되고, 순식간에 상황을 파악하고 계산해 낼 수 있었던 두뇌는 점점 돌대가리가 되어가죠.
체력은 갈수록 떨어져 회복시간은 길어지고, 무서울 것 없이 덤벼들었던 피 끓는 혈기와 기세는 이리저리 얻어맞고 치이며 깎여나가 점점 식고 다듬어져 둥글둥글해집니다.
하지만, 그렇게 나이를 먹어 하락한 능력을 대신 채워줄 수 있는 게 바로 그 동안 습득했던 많은 직,간접 경험들, 그리고 각종 상황에서의 대처방안과 문제 발생 시 해결방법 같이 실제 겪어보지 못하면 알기 어려운 삶에 꼭 필요한 지식과 거기서 얻어지는 직관력인 거고, 이 것이 바로 우리들이 흔히 말하는 '나이를 먹은 자들의 경륜' 이란 것이지요.
바로 이 경륜이란 것이 있기 때문에 어린 친구들보다 훨씬 떨어지는 능력으로도 적재적소에 효율적으로 사용하여 최대한 오차와 실패를 줄이고 좋은 결과를 창출해 내는 것이 가능한 것이니 어린 친구들에게 내세울 수 있는 어른들의 가장 큰 무기인 셈인데..
다만, 요즘은 워낙 인터넷이 발달해 있어서 이런 경륜의 가치도 많이 떨어지고 있는 실정이라 그게 조금 안타깝다고나 할까요.. 안 그래도 어르신들이 갈수록 찬밥취급 당하고 있는 추세인데, 이런 무기마저 유명무실해진다면 더 이상 어디가서 사람답게 대우 받으며 살 수 있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