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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6-05-30 16:51
나와 외국어.
 글쓴이 : 해충감별신
조회 : 427  

중학교에 들어 갔을 때 놀란 것이 나만 제외하고 영어 소문자를 알고 있는 것 이었죠.

뭐 대문자만 알면 되지 않나 싶었지만 그게 아니었던 거죠.

중학교 입학하고 학원에 가서 남들 성문 기초영어니 뭐니 배우고 있는데,

혼자 알파벳 소문자를 배웠습니다.

중학교 수준의 영어야 어려운 것이 아니니 그냥 대충대충 따라가고.


고등학교에 갔더니 영어가 어려워 지기 시작하는 겁니다.

이거 뭐 아무리 봐도 문법은 머리에 들어오지 않고..

그래서 고2 초 부터 아예 문법은 버리고 영어 단어나 외운다고 버케블러리 사서 그거 공부했었죠.

그리고는 독해만 했던 것 같습니다.


대학에 들어가서는 영어회화 수업은 거의 쨌고,

수업 시간에 원서 볼 때나 잠깐 잠깐 영어 쓰고 쓸 일이 없었죠.

다행인지 불행인지 당시 동대문 새벽시장에서 알바를 했었는데

나름 거기서 가방끈이 가장 길다고 - 아주 오래 전도 아니지만 

그 때만 해도 대학생이 생각보다 많이 없었음. - 외국인이 오면 다들 저에게만 데리고 오는 바람에...

나름 조금씩 영어 쓸 일이 생기더군요.

그 때, 알게된 사실이 하나 있습니다.

사실 당시 외국인이라고 해봐야 원어민은 거의 없고 다들 러시아, 동남아, 일본, 대만 이런 쪽 사람이어서

걔들이나 저나 어차피 원어민이 아니니까 아무 생각없이 영어를 했고,

또 그게 말이 통하더라구요.

그리고 다시금 느낀 것이 대충 의사소통 하는 데에는 문법이나 

완전한 문장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라는 거 였죠.



그 뒤 군대를 다녀오고..

조금 있으니 갑지기 토익이 뜨기 시작하대요.

그런데 이미 영어를 손 놓은 지 10년 가까이 되는 시점.

그렇다고 토익 공부를 열심히 한 것도 아니고 ㅋ

토익 점수 때문에 졸업장도 못 받고 취업도 꼬였죠 ㅋㅋ

뭐...졸업장은 몇 년 뒤에 주긴 줍디다.


그 뒤 직장생활하면서 일년에 한번씩은 꼬박 해외 출장을 나갔는데,

생활회화이기는 하더라도 의사소통하는데 지장이 없더라구요.

진짜 학창시절에 졸지만 않았으면 한국사람들 대부분 외국인이랑 충분히 영어로 대화 가능합니다.

다만, 다들 머리 속으로 완벽한 문장을 만들려고 한다거나 틀리면 어쩌지 하기 때문에 어버버하는 거지요.


지금은 베트남에 있는데 3개국어로 일을 합니다.

뭐..3개국어가 다 가능하다는 것이 아니라 그냥 단어들이 섞여서 쓰이는 거죠.

예를 들면, " 흐엉 어이, 홈 나이 캐쉬플랜 쯔어? 좀 냉냉 "

요게 무슨 뜻 이냐면 흐엉, 오늘 자금계획 아직 이야? 좀 빨리해 대충 이런 뜻 이죠.

처음 왔을 때는 지금 보다 영어를 더 잘했는데 베트남 사람들하고 일하다 보니 

오히려 영어가 줄어들더라구요.

처음 왔을 때는 인도나 스리랑카 혹은 필리핀 혹은 원어민출신 직원들이 

영어를 아주 이해하기 쉽게 잘한다는 소리를 들었었는데,

지금은...저도 말이 아무생각 없이 막 헛나와요.

예를 들면, 베트남 직원에게 신 짜오라고 인사해야 하는데 굿 모닝하고,

다른 외국 직원들에게 굿 모닝 해야 하는데 신 짜오하고.

필리핀 직원들 부를 때는 꾸야나 아떼라고 불러 주면 좋아하는데 아무 생각없이

엠(베트남어로 자기 보다 나이 어린 사람을 부르는 인칭대명사)이라고 부르고 베트남 단어 쓰다가

헉! 이러고 ㅋㅋ

가끔은 한국 단어가 기억이 안날 때도 있어요.

이게 아주 오래 현지에 산 것도 아니고 불과 2년 밖에 안되었는데도 이러네요.


암튼....영어 거 별 거 아니더라구요.

물론 단어 하나 늬앙스 하나가 중요한 비지니스 영어에서는 문법이나 단어용례가 무척 중요한데,

저희 같은 경리쟁이들은 만국공통어인 숫자가 있기 때문에 뭐 그다지 상관이 없더라구요.

요는 영어는 그저 쫄지만 않으면 정규과정을 정상적으로 끝낸 한국사람들은 누구나

어디가서 말이 안통해서 굶어 죽지는 않는다 이 말씀.
출처 : 해외 네티즌 반응 - 가생이닷컴https://www.gasen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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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기름 16-05-30 17:02
   
맞아요 어휘를 많이 아는 게 제일 중요하죠.
문장구조 한방에 파악 가능하면 뭘해요. 내용을 모르는데 ㅎㅎ
북창 16-05-30 17:12
   
ㅋㅋㅋ재밌네요.
Zerosum 16-05-30 17:52
   
좋은 말씀이십니다.